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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금융권을 향해 금융소비자 보호, 정보기술(IT) 보안 강화, 생산적 금융확대, 지배구조 선진화 등을 주문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14층 중회의실에서 8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 당면 현안과 금융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지주사는 그룹의 통할 관리 책임자로서 자회사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조짐을 제때 감지·견제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의 신뢰 위기로 번질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 실패는 단순한 경영 리스크가 아니라 생존 리스크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잇따른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와 대형 금융사고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구조의 상품과 비대면 거래 확대로 금융소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불완전판매를 일부 현장의 일탈로만 치부하거나 사후 보상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금융 신뢰를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시 금융지주가 리스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감독당국이 ‘통할 관리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아울러 정보 보안을 “생존을 위한 투자”라며 경영진이 직접 챙겨야 할 과제로 규정했다. 이 원장은 “반복되는 침해사고는 금융의 핵심 가치인 신뢰를 훼손하고 막대한 경제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보안 취약점 분석·평가 등 사전예방적 보안 감독을 강화하고 IT 거버넌스와 보안 체계의 적정성을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이행’도 핵심 과제로 언급됐다. 그는 장애인·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용창출과 직무훈련, 디지털 접근성 제고, 소상공인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이 모두 사회적 가치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1.6%에 그쳐 민간기업 법정 의무비율 3.1%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하며 금융권이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실질적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생산적 금융도 강조했다. 자금이 부동산 담보 위주가 아닌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도록 금융의 역할을 확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도 바젤 등 국제 기준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금융권 자본 규제를 합리화해 생산적 금융 공급이 원활해지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지배구조 선진화도 촉구했다. CEO 승계 절차를 투명화하고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해 지배구조를 선진화 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상법 개정안이 적용되는 내년 7월부터 사외이사 명칭이 ‘독립이사’로 바뀌는 데 맞춰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FT)’를 이달 중 가동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 은행연합회장은 금융지주가 우리 경제와 금융의 핵심축이라며 “위상에 걸맞게 신뢰를 공고히 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각 금융지주 CEO들도 “보이스피싱, 개인정보 보안, 금융사고 예방 등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그룹 차원의 사전예방 보호 체계 구축과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오늘 논의된 산업과 안정, 혁신과 통제, 성장과 소비자 보호 이슈가 금융산업의 견고한 성장과 금융지주의 역할이라는 큰 방향 속에서 이어지길 바란다”며 “신뢰는 가장 오래 남고 가장 강한 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금감원도 금융산업의 파트너로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고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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