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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마지막 무허가 판자촌으로 불렸던 ‘구룡마을’이 3739가구 규모의 자연친화형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열린 제1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포(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장기간 표류했던 강남권 최대 비정형 취약지 정비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른 셈이다.
구룡마을(강남구 양재대로 478 일대)은 1970~1980년대 강남권 개발과 서울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철거민 등이 이주해 형성된 무허가 정착촌이다. 구룡산과 대모산 자락에 자리하며 반세기 넘게 화재·홍수 등 재해 위험에 노출돼 온 대표적 도시 취약지였다. 2016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며 정비가 공식화됐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돼 개발이 준비돼 왔다.
이번 개발계획 변경은 지난 4월 공동주택 설계 공모 당선작의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공동주택용지는 기존 9만705.0㎡에서 10만168.9㎡로 확대됐고, 내부 도로 체계가 재설계됐다. 용적률도 기존 230~240%에서 180~250%로, 최고층수는 20~25층에서 25~30층으로 상향됐으며, 상업시설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근린생활시설 용지가 일부 축소됐다. 이 같은 조정으로 전체 공급량은 기존 계획 3520가구에서 3739가구로 늘어났다.
세부 공급 구성은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Ⅱ(미리내집) 1691가구 △기존 거주민 재정착용 통합공공임대 1107가구 △분양주택 941가구(공공분양 219가구·민간분양 722가구)다. 서울시는 “주택 수요가 많은 강남권 특성상 공급 확대가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연 지형을 살린 ‘자연친화형 단지’ 조성도 핵심이다. 구룡산·대모산과 인접한 경사 지형을 보행 친화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입체보행로가 들어선다. 또 약 9만㎡ 규모의 근린공원을 조성해 주변 산림과 연계한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강남권 대표 단지”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서울시는 현재 기본 및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며, 2027년 상반기 착공,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조건부 가결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며 “재해 위험에 오랫동안 노출됐던 구룡마을을 신혼부부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지는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빠르게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도시계획위원회는 은평구 불광동 ‘범서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과 마포구 ‘공덕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변경안도 함께 가결하며 서북·서부권 재정비 사업도 속도를 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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