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알뜰주유소가 당초 의도한 유가 안정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알뜰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용인시에 1호점을 개점했다. 이후 처음으로 서울1호점인 금천구 형제주유소가 지난달 10일 영업을 시작했다. 이어 2호점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 주유소 등이 영업을 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는 유가상승으로 치솟는 기름값을 잡고자 시작된 정부의 아이디어 정책이다. 아울러 정유소의 적절한 유가정책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알뜰주유소가 인근의 일반주유소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돼 정부의 이 같은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유가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리터당 휘발유 전국 평균가는 2040원이다.
 
반면 서울 금천구에 소재한 알뜰주유소(형제주유소)는 같은 날 기준 2057원으로 전국평균치보다 17원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인근의 주유소는 리터당 2008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는 등 금천구에서만 알뜰주유소보다 더 싸게 판매하는 곳이 10곳이나 됐다.
 
양재동의 알뜰주유소 역시 마찬가지다. 양재동 알뜰주유소는 리터당 2048원에 판매했으나 인근에서 이보다 싸게 판 주유소가 무려 11곳에 달했다.
 
정부는 애초 알뜰주유소 운영을 통해 다른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방침이었다.
 
정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알뜰주유소의 판매가격을 더 내리는 강경책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제도를 폐기하든지 선택해야 한다. 일반주유소의 어려워진 영업환경을 감안해 더 내릴 수 없다면 일반주유소 보다 더 비싼 ‘이상한 알뜰주유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