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반바지·샌들 근무 찬·반 논란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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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 vs “정서 아니다”

김종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5-24 00:02:11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는 가운데 서울시가 에너지절약 사업의 일환으로 여름철에 공무원의 간편복장 착용을 허용키로 했다. ‘쿨비즈(Coolbiz)’ 운동이다. 또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6~8월에는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지정, 민원부서 외에는 반바지와 샌들을 전격 허용하기로 했다. 게다가 시는 이 운동을 25개 자치구를 포함해 산하기관, 학교, 기업 등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시는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이 먼저 옷을 벗다’라는 주제로 ‘쿨비즈 패션쇼’도 열 예정이다. 더욱이 패션쇼에는 박원순 시장이 모델로 직접 참여한다고 한다. 이런 운동이 과연 공직 사회의 획기적인 발상일까. 역발상일까. 사실 정장이나 넥타이와 슈트를 벗음으로써 체감 온도가 1~2℃ 낮아지는 것은 일반화된 상식이다. 또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절감이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여름 쿨비즈가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은 예상되지만 시가 목적대로 한 이 같은 절전과 공무원들의 더위 퇴출에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궁금스럽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찬·반 입장 또한 논란이 뜨겁다. 스카이데일리가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쿨비즈 운동에 대한 진행상황과 시민 및 전문가들의 반응 등을 살펴보았다.

▲ 서울시는 정장 착용 대신 간편한 차림인 ‘쿨비즈(Coolbiz)’ 복장을 5월부터 9월까지 그리고 6∼8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해 반바지와 샌들 차림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반바지에 샌들 차림, 5월부터 9월까지

올여름 서울시 청사에서는 반바지에 샌들 차림을 한 공무원을 만날 수 있을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번달부터 9월까지 서울시청 공무원들의 간편복장 또는 반바지와 샌들 차림을 허용했다”면서 “특히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한 6~8월까지는 25개 구청과 산하 출연기관,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동참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최근 밝혔다.

정장을 착용하는 대신 간편한 차림인 이른바 ‘쿨비즈(Coolbiz)’ 복장을 서울시가 사실상 의무화한 것이다.

▲ 행정 혁신이나 에너지 절약을 반바지와 샌들에서 찾을 일이 아니라 민원인에게 봉사하는 자세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서울시 김영성 환경정책과장은 “지난해 원전 가동을 중단한 일본이 절전 차원에서 공무원들의 반바지 차림을 허용한 것을 참고했다”고 설명하면서 “박원순 시장도 직접 시범에 나설 방침이다. 다음 달 ‘환경의 날’ 행사에 반바지를 입고 나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결코 만만치 않다.

‘쿨비즈(Coolbiz)’ 캠페인, 시민들 찬반논란

쿨비즈(Coolbiz)는 ‘시원하다’, ‘멋있다’라는 의미의 ‘쿨(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약식 표현인 ‘비즈(Biz)를 합친 표현이다. 여름철 가벼운 옷차림으로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는 에너지절약 캠페인의 일종인 셈이다.

또 ‘슈퍼(Super) 쿨비즈’는 한발 더 나아가 긴 바지 대신 짧은 반바지와 샌들 등 바지와 신발까지도 편하게 하는 차림을 일컫는다.

일본이 지난해 극심한 전력난을 겪으면서 일부 민간업체들이 2005년부터 실시해 오던 쿨비즈를 한 단계 강화해서 추진한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일부 시 공무원들은 “가벼운 옷차림은 좋지만 반바지까지 입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직사회 정서상 샌들을 신기는 부담스럽다”며 아직까지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의류업계는 “쿨비즈 패션이야말로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의 한 공무원은 “에너지절약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 쿨비즈 운동의 실시는 더위도 피하면서 에너지도 절감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박했다.

반면 회사원 김모씨는 “복장은 근무 자세의 출발이다. 공무원이 반바지로 일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으며, 대학생 이모양은 “자유 복장으로 일하면 일의 능률도 오른다.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어 좋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의류업계 관계자는 “쿨비즈 패션은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던져 준다. 여름철 쿨비즈의 소재로 사용되는 리넨 소재의 재킷이나 셔츠는 자연스러운 구김이 멋진 매력이다”면서 “그러나 지나친 구김이나 주름진 옷은 비즈니스 미팅에서 소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주의해야 한다”며 조언했다.

김종우 기자 jw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