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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된 지난달 24일 국제 금 시세는 전 거래일 대비 4.66% 상승해 트로이온스당 1300달러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인해 금 값이 상승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한반도 사드 배치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을 활용한 ‘금테크’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브렉시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진짜 ‘금값’된 금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트로이온스(31g)당 1060달러로 바닥을 찍었던 금 선물가격은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1분기 1234.20달러로 상승했다.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것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면서 금값 상승세는 가속화됐다.
지난 1분기 이후 1200달러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던 국제 금 시세는 영국의 EU탈퇴가 결정된 지난달 24일 온스당 1320달러로 전날보다 4.66% 상승했다. 최고점을 찍은 지난 6일에는 온스당 1364.90달러를 기록해 올해 초보다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금값이 12.40달러 하락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제 금 시세는 13일 기준 트로이온스당 1342.40달러로 여전히 1300달러 선을 유지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 부동산펀드 환매중단, 파운드화 가치 급락,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 불투명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 자료: 뉴욕상품거래소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제 변동성 확대는 악재로 작용한다”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10% 부가세 없이 거래 가능…은행별 金 투자 상품 ‘불티’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골드바 거래량은 48.54kg(약 24억6700만원)으로 거래량이 13.41kg(약 6억7100만원)에 불과했던 5월에 비해 4배 가량 늘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자 은행권의 금 거래 상품인 ‘골드뱅킹’의 인기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골드뱅킹’은 금 실물 거래 없이 통장을 이용해 자유롭게 금을 사고 팔 수 있다. 현금을 입금하면 금 시세에 따라 금을 예치해준다. 사실상 예·적금 통장에 현금 대신 금을 적립하는 셈이다.
현재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은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세 곳이다. 신한은행은 ‘골드리슈 골드테크’, 국민은행 ‘KB골드투자통장’, 우리은행 ‘우리골드투자’ 등을 판매 중이다.
먼저 신한은행 골드뱅킹 상품인 ‘골드리슈 골드테크’의 잔액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사흘 만에 317억원 증가한 4488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잔액도 지난 6월 말 기준 699억원으로 전달 대비 25억원 급증했다.
골드뱅킹 상품은 구입할 때 10%의 부가세를 내야하는 골드바와 달리 계좌 개설만을 통해 1% 대의 저렴한 수수료로 금을 거래할 수 있다. 거래 가능한 금의 최소 단위가 0.01g으로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한 수시입출금 상품뿐만 아니라 적금처럼 매주 혹은 매월 자동이체하는 적금식 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국내 은행이 판매하는 골드뱅킹은 금 기준가와 매매가격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발생해 금 시세가 2% 이상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투자 시 매매 차익의 15.4%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또 달러로 직접 금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클 경우 원금의 일부 또는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입·투자 쉽고 간편…골드뱅킹 신규 가입자 ‘증가세’
기자는 골드뱅킹 상품에 대한 상담과 가입을 위해 직접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을 방문했다. 골드뱅킹 계좌 개설시 투자자 정보 분석 설문, 가입 신청서, 투자 설명 확인서 등의 서류를 작성하고 비밀번호 설정 과정을 거치면 가입이 가능하다.
▲ 골드뱅킹 계좌는 신분증을 지참한 뒤 투자자 분석 설문, 가입 신청서 등을 작성하면 바로 개설이 가능하다. 금을 매입해야 계좌 개설이 완료된다는 특징이 있다. 골드뱅킹의 최소 거래 단위는 0.01g이다. 기자는 통장 개설을 위해 금 0.01g을 약 500원에 매입했다. ⓒ스카이데일리
신한은행을 방문해 골드뱅킹 가입 의사를 밝히자 창구 직원은 ‘골드리슈 골드테크’ 상품 설명 자료를 먼저 제공했다. 설명 자료에는 상품의 수익구조, 투자수익 예시, 부가 서비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창구 직원은 최근 골드뱅킹에 대한 고객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가입자들이 금값 상승에 따른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계좌 해지 문의를 많이 한다”며 “해지 고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규로 유입되는 고객이 더욱 크게 늘어 골드리슈 계좌수는 오히려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창구 직원은 “전문가들이 내년 국제 금 시세가 15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어 금 투자가 유망하다”며 “적금식이 아닌 일반 골드뱅킹 예금 상품으로도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통예금 등 기존 국민은행에서 거래한 내역이 없는 고객도 신분증을 지참하면 가입할 수 있다. 최소 거래 단위인 0.01g 이상 매입해야 통장개설이 완료된다.
금융업계 투자전문가는 “국제 경제에 브렉시트 충격을 비롯한 여러 위험 요소들이 잠재돼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골드뱅킹에 투자할 때 일반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법의 적용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금값 상승여력이 충분해 저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재테크의 기본 원칙인 분산투자와 유동성 등을 고려해 보유 자산의 10% 안팎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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