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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1년간 국내 첨단기술을 해외로 불법유출하거나 유출을 기도한 사건은 총 264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기업 간 기술유출사건도 1999년 39건에서 2009년에는 648.7% 증가한 292건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유출 사건 논란이 결국 국내 굴지의 대기업 간에 터지고 말았다. 차세대 TV의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OLED는 한국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전 세계에서 한국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인 기술유출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데 반해 OLED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유출 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OLED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글로벌 가전업계의 양대 기업 간에 터진 기술유출 사건으로 검찰이 관련자 11명을 불구속기소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의 OLED 기술을 LG가 유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LG는 오히려 반발이 거세다. 양사는 현재 감정까지 실어가며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양사가 주장하는 핵심 부분을 현장 취재를 통해 비교·분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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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OLED 기술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위)과 LG(아래) <사진=뉴시스>
검찰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기술을 LG로 유출시킨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임직원을 불구속기소한 가운데 양사가 기술유출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에 불구속기소된 인원은 모두 11명. LG디스플레이의 전무를 포함한 임원급 3명 등 4명, LG디스플레이의 협력회사 임원 1명,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6명 등이 기소됐다.
연구원들은 삼성의 OLED 기술을 LG로 유출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LG디스플레이로 이직하기도 했다. LG 임직원들은 전직 삼성 연구원들에게 기술 정보를 요구해 전달받았으며, 이들 중 일부를 부당하게 스카웃해 갔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 기술유출사건 경과 주요 일지 |
△2010년 10월 = LGD 임원 A씨,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B씨 접촉
△2011년 5월 = 연구원 B씨 수 차례에 걸쳐 LGD에 삼성 핵심기술 전달
△2012년 1월 = LGD 협력업체 사무실에서 입수한 정보를 설명하는 세미나 진행 △2012년 4월 =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 LGD 임원 및 삼성디스플레이 전현직 연구원 적발 △2012년 7월 = 수원지검, 관계자 11명 불구속기소, 2명 기소유예
<사건일지는 검찰 및 경찰수사 결과 기소사실에 포함된 내용> |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기술유출로 수십 조원의 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검찰의 기소와 관련해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할 LG디스플레이의 경영진이 오히려 건전한 경쟁을 저해하고 부정한 행위를 앞장서 조장했음이 검찰 수사에서 명백한 증거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 세계 1, 2위 디스플레이 업체간의 분쟁. 그러나 OLED로 한정하면 삼성이 압도적 우위
▲ ⓒ스카이데일리
이어 “LG디스플레이측이 지금이라도 잘못을 반성하고 즉시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는 “관련자 및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인사조치와 부당 스카우트한 인력에 대한 퇴사조치 등은 물론 최고 경영진의 성의 있는 사과 등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피력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및 일부 임직원을 기소 대상에 포함시킨 검찰의 이번 조사에 대해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회사 및 임직원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데 따라 적절한 시점에 삼성디스플레이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기술은 |
▲ 엘지(위)와 삼성의 OLED TV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삼성과 LG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OLED 시장으로 좁혀보면 한국의 점유율이 90%가 넘어 압도적이다. 한국 점유율 중 거의 대부분을 삼성이 차지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
LG디스플레이는 또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것보다 기소범위가 축소됐다”며 “이는 검찰수사 결과 이들의 범죄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죄혐의자 수도 ‘줄었다’, ‘늘었다’ 상반된 입장
LG 측은 애초 경찰조사보다 기소범위가 축소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애초 경찰의견 송치 인원보다 기소 인원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전원이 불구속기소된 것도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영업비밀 사건에서는 관계자들이 대거 구속기소되는데 이번에는 LG 임직원 중 단 한명도 구속기소된 사람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경찰 송치자 중 불기소 및 추가기소와 기소유예 건을 들어 인원이 줄어들었다는 LG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반박했다.
범죄혐의가 인정되나 기소에서는 빠진 기소유예 인원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LG와 해석이 다른 것이다. 구속기소를 하지 않은 것 역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라고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은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판단이다. 삼성은 핵심기술이 유출되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LG는 전혀 상관없는 기술이라는 입장이다. 기술 논쟁 역시 반박에 재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기술 수십조원 피해” vs “방식 달라 필요 없는 기술”
LG 임직원들이 전 삼성연구원들에게 전해 받은 기술은 ‘증착’기술과 ‘박막봉지’ 기술이다. 삼성 측은 핵심기술의 유출로 수십조원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LG 측은 이에 대해 “업계나 시장에 널리 알려진 수준 정도의 경쟁사의 동향을 영업비밀이라고 기소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의 기술이 시장에 널리 알려진 동향 수준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LG는 독자적인 OLED 기술을 채택하고 있어 삼성과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상이나 산업훈장을 받는 등 기술력도 공인받고 있지만 방식 자체가 다른 삼성의 기술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항변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서도 재반박했다. ‘증착’은 핵심기술이며 다양한 공정이 필요한데, 공정별로 수십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취득한 삼성의 노하우가 담긴 보고서가 유출되었다는 것이다.
‘박막봉지’ 기술은 증착 다음 단계로 이 역시 핵심적인 기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기술의 중요성을 가지고 주고받는 논쟁은 법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기술이라면 기술유출로, 업계동향이라면 합법적인 정보수집으로 결론날 것이다. 양측의 날선 공방은 배수진을 친 채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어 향후 법정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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