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속 기소에 삼성·LG 배수진 싸움 더 격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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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최길수 부장검사 일문일답

이창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7-18 13:01:23

지난 6월 한 해외업체가 삼성과 LG의 차세대TV OLED 핵심 기술을 빼돌리려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국가핵심기술인 OLED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해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이 동시에 수사에 나섰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는 공동의 피해자로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렇게 어깨동무를 했던 삼성과 LG가 검찰의 LG 임직원 및 전 삼성 연구원 기소 이후 더욱더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치 벼랑 끝에 매달려도 배수진을 치겠다는 양보 없는 싸움이다. 삼성 측은 검찰기소와 관련해 “전사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치밀하게 공모해 저지른 중대범죄다”고 LG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반면 LG 측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건의 의미, 규모, 심각성 등을 과장해 Business 측면에서 이용한 것일 뿐”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검찰의 기소로 양 측의 싸움은 향후 재판으로 가 계속되게 됐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록 불구속이지만 11명이나 무더기 기소한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수원지검 형사4부 최길수 부장검사를 긴급히 현장에서 만나보았다.

▲ 삼성과 LG 간에 기술유출과 관련해 첨예한 논란이 검찰의 불구속 기소 이후 더욱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위)과 LG의 올레드TV. <사진=뉴시스>

최근 LG디스플레이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을 유출했다는 이유로 기소당한 사건을 놓고 삼성과 LG가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삼성이 기술유출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자 LG는 이미 삼성과는 다른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삼성의 기술이 필요없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삼성이 LG의 주장을 재반박하면서 양사의 대립이 격렬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심지어 기소 내용에 대해서도 갑론을박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LG디스플레이 임직원을 기소한 수원지검 형사4부 최길수 부장검사는 유죄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기소를 두고 삼성과 LG가 주고받는 갑론을박 중 많은 부분에 대해 “공판을 보면 알 수 있다”는 원론적인 대응을 보였다.

최 검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두 곳이 연관된 사건이라는 의미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고려도 없이 사건 자체만 보고 기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소내용에 대한 갑론을박에 대해 검찰 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수원지검은 올레드TV 기술유출과 관련해 “기술유출은 있었지만 실제 활용여부는 수사에서 밝혀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술유출 사건들은 많은 경우 구속 기소를 하지만 이번에는 불구속 기소를 했다. 다른 사건들과 뭐가 다른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은 많은 경우 구속 기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법을 보면 기술의 해외유출과 국내유출은 형량 자체가 다르다. 수사 과정도 달라질 수 있다”

-기소 인원과 내용이 경찰 수사 때와 달라진 점도 눈에 띄는데.

“수사 과정에서 우리가 추가로 인지한 사실이 있어서 변동이 생긴 것이다”

-경찰 수사에서 기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특별한 이유라도.

“수사를 철저히 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다. 특히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 빠뜨림 없이 검토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해당 기술에 대한 양사의 생각은 완전히 엇갈리는데.

“LG가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해 삼성과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됐다. 두 기술은 서로 다른 공정이 있기도 하고 공통적인 공정도 있다. SMS(small mask scanning)라는 ‘증착’ 기술과 ‘박막 봉지’ 기술을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이 기술은 양사 공통 공정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LG에서는 경쟁사 동향을 수집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는데.

“경쟁사 동향 수준은 아니다. 영업비밀 수준의 기술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유출 과정에서 이메일 등을 이용한 사실에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범행방법에 허술한 면이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혹시 범죄라는 인식이 없었을 가능성은.

“기술정보를 요구한 쪽과 제공한 쪽 모두에서 이것이 범죄라는 인식은 있었다고 본다”

-기술유출이 있었다면 이것으로 LG는 어떤 이익을 보았는가.

“기술유출 시점에서 LG는 자체 설비가 완성단계에 있었다. 실제 기술의 활용 여부는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이창호 기자 lch9856@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