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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은행이 자사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멤버십 서비스의 일종인 ‘위비멤버스’ 어플리케이션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우리은행이 자사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멤버십 서비스의 일종인 ‘위비멤버스’ 어플리케이션 가입자 수를 늘리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익명소통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 등에서는 이에 관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우리은행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스마트폰 멤버십은 금융그룹 내 은행·카드·증권 계열사 등의 포인트를 통합·적립해 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용 고객들은 누적된 포인트를 일반 결제 혹은 현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언뜻 보기에 고객들을 위한 듯 보이지만 하나의 계열사 고객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 고객으로 유인하려는 일종의 미끼 전략이라는 시선을 받아 왔다.
우리은행이 실시 중인 스마트폰 멤버십 서비스 ‘위비멤버스’ 역시 우리은행 및 우리카드 통합 고객 우대제도다. 우리은행은 ‘위비멤버스’를 통해 기존의 금융서비스 외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위비멤버스의 통합 포인트 ‘위비꿀머니’를 △현금화 △수수료 납부 △대출이자 납입 △친구에게 선물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스마트폰 멤버십 서비스는 인터넷·모바일 뱅킹의 발달로 은행을 직접 찾는 고객들이 줄어든 배경에서 나왔다. 은행들도 소비자들의 이용형태 변화에 따라 대면 영업보다는 온라인 및 모바일 뱅킹을 활성화 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그룹을 시작으로 다른 시중은행들까지 스마트폰 멤버십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국내 은행들 간에 고객 유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시장 형성 초기라는 점 때문에 경쟁은 더욱 가속화 돼 과열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시장의 특성 상 시장 선점을 하지 못하면 이후에는 시장 진입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자사 직원들에 ‘어플레이션 영업 강요’ 의혹…“사비까지 털었다” 주장도
▲ 직장인들의 익명소통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 에는 사측으로부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영업을 강요받아 사비까지 털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위비멤버스와 관련된 우리은행 직원의 ‘블라인드’ 게시글 캡쳐 화면 ⓒ스카이데일리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이 자사 직원들에게 어플리케이션 영업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인터넷포털 사이트는 물론 직장인 소통 어플 ‘블라인드’ 등에도 잇따라 게재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위비멤버스’라는 검색어를 입력하기만 해도 관련 게시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네이버 커피 관련 카페에서 활동하는 아이디 ‘shop****’의 누리꾼은 “연초엔 위비톡으로 직원을 죽이더니 이제 위비멤버스로 직원을 죽인다”며 “자비 들여서 커피 하나씩 돌리면서 해야 하나 생각도 들고 참 우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비멤버스 설치 시 추천인란에 본인의 행번을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은행 직원 뿐 만 아니라 직원의 가족들까지 영업 활동에 동원됐다. 네이버 주부모임 관련 카페 아이디 ‘kooc****’의 누리꾼은 “언니가 은행 다니는데 실적을 해야 한다”며 “위비멤버스랑 위비톡 도움 줄 사람을 찾는다”고 호소했다.
직장인들의 익명소통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도 이와 관련된 불만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블라인드는 회사계정 이메일로 가입승인절차가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직원이 아니면 가입이 힘들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블라인드 내 우리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지난 14일 “추석인데도 마음이 불편하다”며 “다들 모인 자리에서 잡상인처럼 카드 신청서를 꺼낼 생각을 하니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우리은행 직원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이용자는 “정말 오랜만에 지인에게 전화·문자 등을 통해 한다는 소리가 위비멤버스 깔아달라는 이야기다”며 “나의 인권은 말도 안 되는 실적에 날아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은행의 직원 김모 씨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위비멤버스 등 실적 압박으로 일부 직원들은 사비까지 써서 커피 등을 제공하는 등 거의 떠밀리다시피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어플리케이션 유치수가 직원 평가용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된다는 이야기가 많아 직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의 불이익은 없을지 몰라도 만약 실제로 KPI에 반영된다면 그 결과는 인사고과로까지 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위비멤버스 영업강요 실적증대로 주가 부양…이광구 숙원 민영화 성패와 직결”
▲ 자료: 금융위원회 및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이런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서 우리은행이 직원들에게 위비멤버스 영업을 강요하는 배경에 민영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랜 기간 민영화를 시도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 횟수는 4번이나 됐다. 최근에는 5번째 민영화 시도가 진행 중이다. 과거와 달리 이번 5번째 민영화 시도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큰 상황이다. 지난 4차례의 실패 경험을 교훈삼아 매각 방식도 달리 했기 때문이다.
이번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은행은 성공을 위해 기존 일괄매각 방식과는 달리 지분을 쪼개 4~8%씩 나눠 파는 과점주주(여럿의 대주주)방식으로 바꿨다. 과거 대부분의 매수자들이 우리은행 인수자금에 부담을 느끼던 점에서 착안, 매수자를 여럿으로 나눠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 역시 덜어준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하나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매각 대금이다. 민영화에 성공하더라도 지금까지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주가가 뒷받침 돼야 한다. 정부는 지난 2001년 1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현재까지 8조원 가량을 회수한 상태다.
정부가 나머지 공적자금 4조원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주당 1만3000원을 받아야 한다. 5번째 민영화에 성공하더라도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됐던 우리은행은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더욱이 민영화의 성공과 투입된 공적자금의 온전한 회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성과와 그로 인한 연임 여부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 2014년 12월 취임 때부터 “우리 모두의 숙원인 민영화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낮은 주가가 민영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사재를 털어 자사주를 사들였을 정도로 민영화에 대해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
바로 이런 배경이 우리은행의 직원들에 대한 위비멤버스 영업 강요로 이어졌다는 것이 금융권 일각의 주장이다. 위비멤버스를 통한 고객 유치 확대는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위비멤버스 가입자 확대는 곧 민영화의 핵심인 우리은행의 주가와 직결돼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통해 모바일 고객수를 늘리는 것은 결국 주가상승을 노리는 행위다”며 “주가를 올려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려는 의도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 “위비멤버스 영업, 인사고과 반영 아냐…민영화 관련 주장은 사실무근”
▲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멤버스가 KPI에 일부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나 개인의 인사고과에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위비멤버스 영업이 민영화와 관련 있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터무니없는 소리다”며 부인했다. 사진은 위비멤버스 가입 시 나타나는 직원번호 입력 화면 ⓒ스카이데일리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멤버스 유치 실적이 인사고과에 반영된다’는 내부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위비멤버스 유치 실적이 KPI에 있는 정책지표에 일부 들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KPI라는 것은 영업지점 등 조직 단위의 영업 평가를 하는 것이지 개인단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론 지점장이 평가를 주기 때문에 직원들 중에 위비멤버스 영업을 잘하는 직원은 지점장이 좋은 평가를 줄 수는 있다”며 “그렇다고 안하거나 못한다고 감점을 주는 컨셉은 아니다”고 말했다.
영업량 할당 논란에 관해서는 “영업점 마다 대출·예금·펀드 등을 포함해 위비멤버스도 해당기간동안 목표량을 설정해 일부의 점수를 주기는 한다”며 “위에 있는 지점장이 아래 직원들에게 강제로 할당량을 부여하는 것은 해당 영업점의 자율성에 맡긴 마케팅 방식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논란이 벌어진 영업점이 어딘지는 모르겠만 요즘에는 그런 방식의 영업을 보통은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골고루 각자 맡은 부분을 어느 정도 해줘야 하는 것이 영업점의 기본적인 생리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도한 위비멤버스 영업 강요의 배경에 민영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는 소리다”며 “민영화랑 전혀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그는 “위비플랫폼의 컨셉은 향후 우리은행의 모습에 대한 작은 시작일 뿐이다”며 “위비멤버스는 금융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이고 은행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가 많은 제도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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