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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시내 면세점 특허권 경쟁에 참여한 현대백화점그룹이 탄천주차장 이용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을 발표하면서 주차장 공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해당 지자체 관리공단들은 사실상 ‘허위발표’라며 강력히 항의 중이라고 밝혀 재벌기업의 황당 거짓말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시내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특허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들 간에 유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권 신청 기업 중 한곳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유치 공약을 두고 진정성 논란이 불거져 나와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유통업계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오는 12월 중순 선정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얼마 전 사업권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유명한 지역에 위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운 만큼 이를 보완할 교통난 개선책을 제시했다.
지난 18일 현대백화점그룹 면세점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에 따르면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역센터점과 인근에 자체 주차장 59대, 탄천주차장에 400대의 대형버스를 주차할 공간을 확보했다. 이를 위해 서울 강남구도시관리공단, 송파구시설관리공단과 주차장 이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현대면세점은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외부 교통영향평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결과 면세점 입점 시 평일 122대·주말 146대 등의 대형버스가 들어올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코엑스 일대 테헤란로, 봉은사로, 탄천 주차장 일대 탄천동로가 혼잡해지고 승·하차로 주변에 교통체증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서울시내 면세점 주변에 대형버스 주차장이 부족하다보니 불법 주·정차로 인한 주변 교통체증이 사회 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다”며 “현대면세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한 교통영향평가를 사전에 진행했고, 이를 통해 총 459면의 대형버스 주차장을 확보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시민 주차장 제 것인양 여기는 것에 황당”…현대면세점 주차대책 ‘허위발표’ 논란
▲ 송파구시설관리공단과 강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두 기관 모두 현대면세점에 별도의 권리나 공간을 주는 등 따로 특혜를 준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두 기관은 “주차장은 선착순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현대면세점 차량도 빈 공간이 없다면 이용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탄천주차장 내 송파 지역 관리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시민단체와 경쟁기업들 사이에서 현대면세점의 교통난 개선 대책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이 내세운 주차장 확보 방안이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허위공약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송파구시설관리공단과 강남구도시관리공단 등 두 기관 모두 현대면세점에 주차장을 독점할 수 있는 특별한 권리나 구역을 내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파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보도내용과 관련해 현대면세점측에 강력하게 항의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절대로 현대면세점 차량이라고 우선순위를 주거나 따로 자리를 주는 등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빈 공간이 있으면 이용이 가능하다는 차원이다”며 “만일 주차장에 자리가 없다면 현대면세점 버스도 들어올 수 없을 것이다”고 못 박았다.
또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해서는 “면세점 인근에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면세점 측에서 주차 쿠폰을 발급하고, 우리 측에서 한 달 치를 모아 면세점에 (주차장 이용료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며 “이는 인근 주차난이나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한 의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운용 방식의 경우 사전 약속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지 현대면세점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며 “현대면세점 뿐만 아니라 다른 면세점 신청 기업 쪽에서 제안이 오더라도 같은 조건에서 운영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강남구도시관리공단측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강남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현대면세점과의 계약은 전용 주차장 이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양해각서다”며 “공영주차장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면세점 차량이든 타 차량이든 먼저 오는 차량 우선으로 공평하게 운용될 것이다”고 못 박았다.
▲ 주차장 확보 문제를 둘러싼 사실상 허위발표에 대해 논란이 일자 현대면세점 측은 기존 입장을 바꿔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현대면세점 홍보를 맡은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주차장으로도 충분하지만 차량이 몰릴 때의 특수한 경우에 대비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탄천주차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주차장 확보 공약을 내세웠던 현대면세점 측은 애써 상황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내비쳤다. 현대면세점의 홍보를 맡은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면세점 전용이거나 탄천 주차장 내에 따로 공간 확보한 것이 아니라 활용할 수 있다는 식의 취지였다”며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기존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어 “외부 교통영향평가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면세점 입점 시 평일에는 122대 주말에는 146대의 대형버스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 경우 면세점 차량은 회전되기 때문에 이미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주차장 59면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특수한 경우에 대비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관계자의 이 같은 해명은 당초 현대면세점이 밝힌 발표와는 논조부터가 전혀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현대면세점은 “외부 전문기관 의뢰 결과 대형버스가 몰려 일대 교통이 혼잡해 지고 승·하차로 주변에 교통체증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며 “이에 무역센터점 외부 주차장, 무역센터점, 인근 도심공항터미널에 주차장을 만들고 대형버스가 한꺼번에 몰릴 때를 대비해 탄천에도 추가로 주차공간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면세점의 ‘허위발표 논란’에 대해 시민들 역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에서 만난 회사원 홍준기(32)씨는 “공영주차장을 마치 고정적으로 확보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냐”며 “공영주차장은 국민을 위한 시설이지 대기업의 독점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번 현대백화점의 행보를 알게 된 시민들은 이구동성 “재벌기업이 국민을 상대로 황당한 거짓말을 했다”며 분개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현대면세점 후보지 인근 시민들 “주차장 확보 안 된 현대면세점 입점 시 교통난 우려”
▲ 현대면세점 사업 후보지인 삼성동 일대 주민들은 주차장 미확보 문제에 대해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가뜩이나 교통체증이 심각한 데 면세점 선정으로 대형버스까지 몰리게 되면 상황이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사진은 탄천주차장 일대 ⓒ스카이데일리
현대면세점의 주차장 확보 대책을 둘러싼 허위발표 논란이 불거져 나오면서 후보지 인근 시민들 사이에서는 교통체증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인근 직장인들과 거주자들은 현대면세점이 탄천 주차장을 자유자재로 이용 가능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코엑스 일대 교통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들이 많았다.
삼성동 인근 회사를 다닌다고 밝힌 신선호(30)씨는 “이 일대 지역은 교통량이 많아 평일에도 탄천주차장이 웬만하면 다 차는 수준이다”며 “특히 비오는 날에는 교통 체증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회사가 코엑스 인근에 있다는 백운용(32)씨는 “야구 시즌 등 행사가 있는 날이면 특히 정체가 심하다”며 “더욱이 비라도 오는 날엔 인근 도로가 점령될 수준으로 마비가 생긴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홍보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면세점 버스가 자체 주차장 내에서 수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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