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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경제사를 논할 때 빼먹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삼성그룹이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르는 초석을 다졌고, 동시에 대한민국 경제발전에도 혁혁한 공로를 세운 인물로 평가된다. 그의 후손들 역시 과거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기업들을 각각 이끌면서 그 방계 그룹의 면모를 이어나가고 있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CJ그룹, 한솔그룹, 신세계그룹 등이 모두 범삼성가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들 가운데 고 이 명예회장의 장녀인 이인희 고문은 부친에게서 배운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한솔그룹의 경영을 이끌었다. 이 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그의 아들들이 차례로 기업 경영을 이끌었다. 몇 년 전부터는 오너3세들도 하나 둘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솔그룹 오너3세 가운데 조연주 부사장은 가장 먼저 그룹경영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인희 고문의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 부사장은 주력계열사인 한솔케미칼의 핵심 요직에서 차곡차곡 입지를 다져 나갔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한솔그룹이 이인희 고문에 이어 또 다시 여성 경영인의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한솔그룹 후계구도에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인희 고문의 삼남이자 현재 한솔그룹 경영을 이끄는 조동길 회장의 장남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면서 후계구도가 복잡해졌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3세 간 주식 매입 행보를 근거로 경영 분쟁, 나아가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가 엿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한솔그룹 후계구도 변화 움직임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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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범삼성가 그룹인 한솔그룹의 후계구도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남다르다.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지분 매입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솔그룹 본사가 들어선 파인에비뉴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한솔그룹 내부 권력 구도에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돼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룹 경영에 참여한 오너 3세가 주축이 된 지분 매입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한솔그룹의 향후 후계구도와 연관 지어 보는 시각이 분분해 주목된다.
7일 재계 등에 따르면 범삼성가 그룹인 한솔그룹의 오너3세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사장은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조 부사장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의 장녀다. 이 고문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이기도 하다.
그동안 삼성가 4세 중에서는 딸 후계가 없었다는 점에서 조 부사장은 그룹 안팎의 남다른 관심을 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조 부사장을 오너 4세 중 범삼성가 그룹 최초의 여성 후계자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조 부사장의 친할머니이자 같은 여성인 이인희 고문이 사실상 지금의 한솔그룹을 일궜다는 점이 이 같은 평판의 배경이 됐다.
그런데 지난 9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한솔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는 조동길 회장의 장남 조성민 과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면서 그룹 후계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 부사장이 주력계열사이자 지주회사의 대주주인 한솔케미칼 지분을 다수 보유한 상황에서 조 과장이 경영 참여 후 지주회사 지분을 대거 매입한 정황이 포착돼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솔그룹 안팎에서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 촉발과 더불어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염두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재계 여장부 DNA 물려받은 ‘여제’ 강세 속 그룹총수 ‘장남’ 깜짝 등장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7년 1월 4일 기준, 일부 제외)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재계 및 한솔그룹 등에 따르면 조연주 부사장은 지난 2014년 3월 한솔케미칼의 기획실장으로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한솔그룹 오너 3세 가운데 첫 번째였다. 조 부사장은 입사한 지 1년 만에 한솔케미칼 등기이사(사내이사)에 올랐다.
1979년생인 조 부사장은 미국 웰즐리대학교를 졸업해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 과정을 밟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글로벌 속옷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이력을 지녔다.
앞서 한솔그룹 안팎에서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고문이 한솔그룹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며 여성 경영인으로서 두각을 드러냈던 만큼 조 부사장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여론이 상당했다. 조 부사장 역시 경영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그는 특히 주력계열사인 한솔케미칼의 신사업 투자 및 인수합병 등 굵직한 현안들을 직접 챙겨 그룹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 부사장이 주도 혹은 참여한 주요현안으로는 △2014년 OCI자회사 OCI-SNF의 지분(50%) 인수 작업 참여 △2015년 3월 미국 벤처기업 니트라이드솔루션에 대한 300만달러(33억원) 투자 △2016년 5월 전기전자부품용 테이프기업 테이팩스를 인수 작업 주도 등이 있었다.
조 부사장은 활발한 경영 활동으로 그룹 내 영향력을 넓히는 와중에도 한솔케미칼의 지배력 확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보유 주식을 늘려갔다. 조연주 부사장은 지난 2014년 8월 한솔케미칼 주식 108주를 주당가 2만7669원에 사들이며 지분매입 행보의 첫 발을 뗐다.
이후 거의 매 달 적게는 약 100주 많게는 약 500주가량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 그 결과 조 부사장이 보유한 한솔케미칼 주식은 지난해 12월 19일 기준 총 1947주에 달했다. 이는 같은 날 종가 기준 1억6454만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 과거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조연주 부사장은 한솔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었다. 오너3세 중 처음으로 한솔그룹 경영에 참여한 뒤 점차 그룹 내 영향력을 넓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조동길 회장의 장남 조성민 과장이 그룹의 지주사인 한솔홀딩스에 입사하면 후계구도에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한솔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K타워 전경 ⓒ스카이데일리
조 부사장이 주력계열사인 한솔케미칼에 대한 영향력을 한창 넓혀가던 지난해 9월 한솔그룹 후계구도에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현재 한솔그룹 경영 전반을 도모하고 있는 조동길 회장의 장남 조성민 씨가 지난해 9월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 기획팀 과장으로 앉으며 오너3세 중 두 번째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1988년생인 조성민 씨는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자산운용사 ‘키니코스 어소시어츠’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이력을 지녔다. 이런 조 과장은 입사 3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한솔홀딩스 주식을 매입하며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조 과장은 12월20일 6만주를 시작으로 △21일 5만1693주 △22일 4만8924주 △23일 7만981주 △26일 2만6603주 △27일 1만2600주 등 주말을 제외하곤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주식을 사들였다. 일주일 사이에 조 과장이 매입한 한솔홀딩스 주식은 총 27만800주(0.58%)에 달했다. 이는 마지막으로 주식을 매입한 12월27일 종가 기준 17억9811만원의 가치를 지녔다.
한솔그룹 안팎에서는 조 부사장이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 참여해 주력 계열사인 한솔케미칼의 지분을 다수 보유한 상황에서 조 과장이 지주회사 지분을 늘리는 배경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 촉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여론이 불거져 나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한솔그룹 계열 분리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는 “한솔그룹 경영에 참여한 오너 3세들이 각각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매집하는 현 상황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한 사안임이 틀림없다”며 “이들이 친남매가 아닌 사촌남매라는 점에서 향후 이들 두 사람을 주축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나아가 계열 분리까지 염두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룹 2세 형제들도 자녀들 주식 매입 행보 동참 ‘한솔그룹 계열 분리설’ 솔솔
▲ ⓒ스카이데일리
한솔그룹 등에 따르면 조연주 부사장의 부친 조동혁 명예회장과 조성민 과장의 부친 조동길 회장 등도 자녀들의 지분매입 행보와 그 궤를 함께 해 온 사실은 경영권 분쟁 및 계열 분리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동혁 명예회장은 딸인 조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한솔케미칼 주식을 매입했다. 2015년 9월 25일부터 10월 5일까지 한솔케미칼 주식 4298주를 약 3억원에 사들였다. 덕분에 조 명예회장의 한솔케미칼 지분율은 기존 14.34%(9월30일 기준)에서 14.47%(12월18일 기준)까지 올랐다.
반면 동생인 조 회장은 아들인 조 과장과 마찬가지로 한솔홀딩스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27일 15만3078주를 약 9억9874만원에 매입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초에도 장내매수 및 시간외 매매방법 등을 통해 한솔홀딩스 주식 51만9411주를 매입한 바 있다. 그 결과 2014년 말 3.34%(145만8126주)였던 조 회장의 한솔홀딩스 지분율은 지난해 12월 27일 7.90%(366만3981주)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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