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순환에 빠진 실비보험 과감한 개혁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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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손해율 상승 후 보험료 인상…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개선 없는 갱신’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2-05 16:40:55

▲ 김덕용 프라임에셋 팀장 ⓒ스카이데일리

‘대한민국 누구나 갖고 있는 보험’,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보험’

의료실비보험(이하 의료실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보험은 입원 시 보장을 해주는 것부터 시작해 지금은 입원 시 약관에 따라서 치료비용 90%에 가까운 금액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통원 시는 자기부담금 제외 하루 최대 25만원의 진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보장이 커졌다.

의료실비는 소비자에게 좋은 보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많은 가입자들이 유지를 해야 할 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이유는 의료실비 대부분이 보험료가 올라가는 갱신형 특약이기 때문이다. 의료실비 가입자들은 갈수록 보험료가 올라가는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 ⓒ스카이데일리

그럼 과거 의료실비가 현재와 비교할 때 얼마나 좋았던 걸까. 2009년도 이전 가입한 경우 입원 시 보상대상 의료비 100% 보상을 해줬다. 통원진료 시에도 자기부담금 5천원만 부담하면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까지 의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보험회사들은 손해율이 높아지자 입원 시 보상대상 의료비 90%보상으로 보상 해택을 바꾸었다. 통원 치료에 대한 자기부담금 역시 병원의 급수(의원급, 중급, 상급, 종합병원)에 따라 차등 적용해 하루 최대 25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게 손봤다.

하지만 소비자는 똑똑하다. 아니 약삭빠르다. 보장이 기존보다 줄어들었지만 각종 편법으로 의료실비청구를 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어났다. 심지어는 병원에서 보험설계사를 고용해 증권분석을 통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 사례도 있었다. 대표적인 치료가 바로 도수치료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치료를 보험혜택을 받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더 비싸게 치료를 해주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도수치료뿐만이 아니다. MRI촬영도 유사한 경우다. 통원비용보다 더 비싼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기에 입원치료로 해 보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자기부담금이 있다 하더라도 분명 더 많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피해금액이라고는 할 수는 없으나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보상금액의 몫은 고스란히 보험회사가 부담해왔다. 하지만 보험회사로서는 이 금액이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발생했기에 갱신형특약인 의료실비보험의 보험료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보험료를 인상해왔다. 그러니 선량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불만들이 그 동안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보험사들은 실비보험에 대해 사정의 칼을 빼들었다. 오는 4월부터는 단독으로 의료실비를 가입하게끔 하고 앞서 말한 고비용의 치료(비급여진료 포함)의 경우는 특약으로 추가 가입할 경우만 보상해주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분명 손해율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것 같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한 가지가 우려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존 가입자로 인하여 생기는 손해율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나 개선이 될까 하는 것이다. 사실 손해율을 줄이려면 기존가입자들의 혜택 축소나 과잉진료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직접적인 대안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몇 번의 의료실비 개정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개선이었다. 이는 이는 억울하면 높은 갱신율의 의료실비보험을 해지하고 그 당시의 의료실비로 갈아타라는 지침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건강하지 못한 소비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제도를 개선한다는 것은 보다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이 의료실비만큼은 늘 제자리인 것 같다. 보험회사가 조금 더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조금 더 과감한 개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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