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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오너 정몽윤 회장이 지난해 손해율 개선 등을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을 단행한 후 거액의 배당금을 챙겨 금융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은 현대해상화재보험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현대해상)의 오너 정몽윤 회장(고 정주영 회장의 7남)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손해율 개선 등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단행한 상황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사실이 금융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고객들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켜 본인 사익을 채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해상이 오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 향상을 이유로 대규모 배당잔치를 벌이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무리한 경영이라는 게 손보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보험료 인상 후 깜짝 실적…정몽윤 회장 수백억 배당잔치 두고 ‘소비자 분통’
지난해 현대해상·삼성화재·동부화재·KB손해보험 등 국내 4대보험사는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보험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현대해상 4099억원 △삼성화재 8622억원 △동부화재 5346억원 △KB손해보험 3021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이 가운데 특히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2123억원) 대비 93%나 급증해 4대 보험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나머지 손보사들의 증가율은 삼성화재 5.9%, 동부화재 24.2%, KB손해보험 89.6% 등이었다.
이처럼 국내 주요 손보사들의 실적 상승은 손해율 개선을 이유로 단행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에기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해상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지난해 1월 현대해상은 용도별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인상 비중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8% △업무용 자동차보험료 2.7% △택시 등 영업용 자동차보험료 7.8% 등이었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으로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80.7%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7.8%) 대비 7.1% 낮은 수치다. 4대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인하폭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4대 손보사의 전년 동기 대비 손해율 인하폭은 삼성화재 2%, 동부화재 5.9%, KB손해보험 6.4% 등을 각각 나타냈다.
이처럼 현대해상이 보험료 상승을 통해 손해율 개선과 실적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가운데 지난해 유독 많은 배당금을 책정한 사실이 여론의 눈총을 사고 있다. 배당금 중 상당수가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 등 오너 일가에게 돌아간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올려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웠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해상의 최대주주는 전체 지분의 21.9%(1957만8600주)를 소유한 정몽윤 회장이다. 같은 기간 정 회장의 두 아들도 총 0.2%(25만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현대해상은 당기순이익 2349억원의 26% 수준인 603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당기순이익 2123억원, 배당금 598억원 등이었다. 2014~2015년 정 회장은 매 년 147억원씩의 배당금을 챙겼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과 배당금 규모가 껑충 뛰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의 2배 수준인 4099억원을, 배당금 역시 2배 수준에 육박하는 1076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주당 배당금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1350원을 기록해 정 회장에게 지급된 배당금만 총 264억원에 달했다. 3년 동안 정 회장이 챙긴 배당금만 대략 558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국내 주요 손보사들은 올해 초 실손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했는데, 현대해상은 4대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의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26.9%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11개 손보사의 평균 인상률 19.5%보다 7.4%나 높은 수치다. 나머지 손보사들의 인상률은 삼성화재 24.8%, 동부화재 24.8%, KB손해보험 26.1% 등이었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은 “실손보험료에 대한 누적된 손해율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현금·현물배당 규모 결정으로 현대해상의 입장은 신빙성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상황이다. 오히려 보험료를 올려 이익을 극대화한 후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해 오너 일가 배를 불려주고 있자는 지적만 무성히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대해상은 자사 손해율을 핑계로 타 손보사에 비해 보험료를 큰 폭으로 인상해 고객들의 고혈을 짜내고 있다. 사실상 고객들의 주머니를 털어 오너 일가 배를 불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권고 무시한 현대해상의 배당잔치 ‘정몽윤의 무리수’ 분분
현대해상이 오는 2021년에 도입될 새로운 국제 보험회계기준 IFRS17(IFRS4 2단계)을 앞둔 시기에 거액의 배당금을 뿌린 데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각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오는 IFRS17 도입을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상황에서 단기적 성과에만 도취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 금융당국이 오는 IFRS17 도입을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가운데 현대해상은 단기적 성과에 도취해 배당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현대해상의 최대주주로서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정몽윤 회장(사진)을 향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IFRS’는 각국 기업들의 회계처리·재무제표 등에 대한 국제적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제정하는 국제회계기준이다. ‘IFRS17’은 오는 2021년에 새롭게 도입되는 국제 보험회계기준을 뜻한다.
‘IFRS17’가 시행되면 보험사의 부채(추후 가입자에게 줘야하는 보험금)평가 방식은 계약 시점의 금리를 반영한 원가평가가 아닌 매 결산기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평가로 이뤄진다. 부채 평가 기준이 변경되면 과거에 판매한 금리확정형 상품으로 인해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나 결과적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짙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손보사들에게 사전에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당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고배당 정책과 이를 통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정 회장에게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것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역풍이 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오너인 정몽윤 회장의 신중한 경영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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