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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최근 열린 제17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이른바 ‘박원순식 역차별’로 불렸던 3곳의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을 조건부지만 동시에 가결하고 나서 주목됐다.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 4차아파트,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 강남구 삼성동 상아3차 아파트 등이 그 대상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앞서 이들 세 지역을 대상으로 현장 르포취재를 통해 현 서울시장의 애매한 잣대와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 주민들이 한결같이 원하는 재건축을 막고 있다는 기사를 연재했다.
서초삼호가든 4차는 ‘초고가 재건축 추진 제동에 강남 역차별 비판’이라는 제하로 7월 14일자, 삼성동 상아3차 아파트는 ‘평당 4500만 강남재건축 이상한 잣대 보류’라는 제하로 7월 18일자, 개포4단지는 ‘강남불패 재건축1번지 개포주민 71억 피해’라는 제하로 8월 2일자에 각각 톱기사 보도했다.
이들 기사가 잇따라 보도되자 박원순 시장의 재건축·뉴타운 출구전략이 주민들의 동의 속에 그동안 합리적으로 추진되는 냥 보였던 것이 ‘강남만은 아니었구나’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이들 재건축 주민들은 한결같이 현 시장에 대해 ‘강남 흠집잡기’, ‘박원순식 일방통행’, ‘강남 역차별’ 등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이들 재건축 지역들은 대부분 주민들이 원하는데서 나아가 재건축이 시급한 노후 아파트라는 점에서 서울시의 잇단 제동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마침 이들 세지역은 인근 아파트들의 시세가 초고가로 형성된 ‘강남불패’ 지역이거나 재건축 1번지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 서울시가 재개발시 강남 주민들에게 많은 이익이 떨어지는 만큼 괜한 트집으로 ‘재건축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돌았다.
실제로 누가 봐도 고무줄 잣대 같은 이상한 일방통해 기준이 재건축 보류의 이유였다.
서초삼호가든의 경우 인근 경부고속도로를 감안해 아파트의 ‘층고’를 다양히 해야 한다는 것과 양로원 등의 주민시설이 학교와 너무 가깝다는 애매한 이유로 재건축안이 급거 보류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강남아파트의 층고를 35층으로 권고해 왔을 뿐만 아니라 보류의 이유가 된 주민시설도 학교와 거리가 멀어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이었다. 시도 이 같은 주민들의 항의에 대해 ‘건축 심의와 관련된 정확한 기준안은 없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인근에 초고가 아파트가 있는 강남구 삼성동의 ‘상아3차 아파트’의 경우는 더욱더 모호한 기준이 적용된 사례다. 재건축 공사를 진행할 경우 주민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의 가림막을 옹벽으로 계획해서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 보류 이유였기에 주민들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울러 도계위는 공원위치에 대해서도 해당 주민이 아닌 인근 삼성로를 다니는 시민들을 위해 위치를 바꾸어야 한다는 이상한 의견을 내기까지 했다. 주민들은 이처럼 재건축 심의에서 다룰 법한 내용들이 아닌 이유로 보류된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계위의 재건축 심의는 용적률, 층수, 세대수 등이 주된 의제다. 이들 의제와 한참 벗어난 기준은 누가 봐도 상식에서 어긋난다. 더구나 주민이 원하면 한다는 대원칙에도 어긋났다. 이 지역의 재건축은 거의 모든 주민들이 원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과 비판 강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 이를 반증한다.
부촌에 대한 재건축 옥죄기로까지 비춰진 지역은 이들 지역에서만 일어나지 않았다. 투기지역의 상징이자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불패 1번지’로 오랫동안 꼽혀온 개포4단지 재건축단지는 형평성이 어긋한 소형평수 비율 상향으로 정비계획안이 부결됐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요구한 소형평형 30%를 맞추려면 해당 가구 수가 약 95세대 늘어나는 반면 33평형은 그만큼 줄어든 1459가구 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인근 부동산이 적용해 분석한 결과 개포4단지 주민들은 서울시의 의견을 따를 경우 약 71억원의 재산상 손실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개포 4단지의 11평형 비율이 전체의 16.90%에 불과한데도 52.90%나 되는 인근의 3단지를 비교한 서울시의 역형평성에 있다. 해당 단지의 소형비율이 감안되는 것이 상례이지만 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아 주민들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서울시는 세 지역에 대한 이번 승인도 ‘조건부’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주민들은 그 조건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용하고 있다. 일례로 상아3차와 삼호가든4차의 경우 학교 인근 층수 하향, 지하주차장 출입구 등이 조건으로 내걸렸다. 개포단지 주민들은 소형비율 30.01%로 하는 방안 외에도 공원, 도서관, 역사관 등의 방안까지 담는 ‘자발적 성의’를 들였다.
우리는 무분별한 재건축·뉴타운 사업이 추진된데 따른 부작용과 문제가 적지 않은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일률적인 잣대와 일방통행식 명령으로 재건축 정책을 펴는 것은 부당하다. 특히 강남은 강북과 달리 노후 아파트가 대단히 많고 생활하기 조차 위험해 해당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재건축을 찬성한다.
거시적으로 봐도 재건축은 지자체별로 지속과제 사업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적으로 주택보급률이 100%에 달할 정도로 아파트가 즐비하다. 주택공급이 대규모로 이뤄져 왔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노후 주택도 잇따라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재건축이나 뉴타운 등은 중단 없이 이뤄져야 한다. 매년 30만호의 아파트가 15년 이상 경과한 노후 주택에 포함되기 때문에 오는 2016년경이면 무려 500만호 이상이 살기 불편한 노후주택이 될 전망이다. 노후아파트의 재앙이 올 것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강북과는 다른 강남의 재건축 및 정비계획 등은 강남 만의 잣대와 주민들의 의견대로 진행돼야 한다. 도시정비는 정치적 판단과 좌우의 이념 대립 등이 아닌 주거문제의 잣대를 우선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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