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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불어 닥친 건설업계 불황은 시공능력평가 100위안에 있는 건설사 가운데 20개사를 법정관리 혹은 워크아웃 상태로 만들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이 부실을 털어내면서 올 상반기 실적이 적자로 나타나 향후 불황이 장기화되면 회생가능성이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건설업체에서 무게감있는 쌍용건설 마저 자금난으로 유동성 지원을 받는 방안이 논의되는 등 그야말로 건설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에 들어간 상황이다. 문제는 마땅한 해법도 없다는 데 있다. 결국 수주 물량을 늘리고 자금난에 빠진 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이 대책으로 나오지만 이마저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과거처럼 업체에 대출을 해주고 아파트 물량을 쏟아내도 경기침체로 건설경기가 쉽게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건설업이 내수 및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견실한 기업이 일시적 자금난에 봉착할 경우 마냥 내버려 둘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건설업계 지원방안에 귀추가 모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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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내 기업중 20개 기업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건설업계에 대한 지원책들이 전반적인 국내 경기침체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건설현장.
자금난에 빠진 쌍용건설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또 증시에 상장된 건설사 중 42%가 이번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건설업계의 칼바람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한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 중이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들이 대부분이어서 장기침체가 이어질 경우 줄도산에 대한 우려마저 낳고 있다.
부실 등을 털어내면서 상반기에 적자규모가 큰 업체는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 법정관리에 들어간 벽산건설, 삼환기업, 남광토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 물량은 줄어들고 자금난은 더욱 가중돼 줄도산 우려가 팽배해 있다”며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단기자금 지원 방안 등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성숙기에 들어선 국내 건설업계에 대한 단기자금 지원방안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을 통한 연착륙 방안 등을 주문했다.
대한건설협회 박흥순 SOC·주택실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파트를 더 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도 건설업체 지원방안을 곧 내놓을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경기가 살아야 건설업도 살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처럼 사상초유의 건설사 도미노 줄도산 우려라는 파국이 현실화 될 가능성에 대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20개 건설사 법정관리·워크아웃=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8월31일 현재 2012년 시공능력평가 100위권내에 있는 건설회사 가운데 9곳이 법정관리, 11곳이 워크아웃 상태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올해에만 남광토건(8월9일) 삼환기업(7월23일) 벽산건설(7월3일) 우림건설(6월11일) 풍림산업(5월10일) 등 5개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 노란색 부분은 법정관리, 힌색은 워크아웃 업체.
▲ 자료:대한건설협회 ⓒ스카이데일리
아파트 브랜드 ‘하우스 스토리’로 유명한 남광토건은 시공능력평가 35위의 중견건설사다. 그러나 경영난으로 매각절차를 진행했으나 인수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끝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시공능력이 28위인 벽산건설, 29위 풍림산업, 31위 삼환기업 등도 건설업계에서는 내로라하는 중견기업이었으나 결국 경영난에 빠졌다.
또 시공능력평가 16위인 금호산업이 지난 2010년 1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간 상태로 모두 11개 건설사가 워크아웃 상태다.
여기에 시공능력평가 13위인 쌍용건설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유동성 지원 방안이 논의되는 등 건설업계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부실 털면서 법정관리·워크아웃 기업 실적 타격=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건설사가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올 상반기에 손실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가 장기화돼 향후 이들 기업들에 대한 회생가능성이 적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건설사 33곳 가운데 14개사(42.4%)가 올 상반기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이 순손실 4998억원의 적자를 기록, 타격이 가장 컸다. 이어 올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벽산건설 4595억원, 삼환기업 1851억원, 남광토건 1039억원의 순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영업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박흥순 SOC·주택실장은 이와관련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 간 기업들은 부실을 털어 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이라며 “워크아웃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회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건설업 부진은 경기 탓 아닌 구조적 문제=국내 건설업계의 부진은 부동산 경기 악화 때문이 아니라 성숙 단계로 진입해 생긴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 자료:통계청,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국내 건설업의 구조적 발전단계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을 통해 “우리나라 건설업이 성숙기에 진입해 있어 중장기 구조조정, 단기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건설업의 명목 부가가치 기준 생산액이 전 산업의 8.0%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5.9%로 줄었다. 건설업의 경제성장 기여도 같은 기간 0.6%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급락했다.
또 2010년 국내 건설수주액(실질)은 159조원에 달했지만, 2007년 235조원보다 크게 축소된 규모다.
▲ 자료:통계청,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이에 대해 보고서는 경기 요인도 있지만 건설업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드는 등 구조적 문제에 봉착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최근의 건설업 부진에 대한 정책대응은 무엇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인 구조조정과 사업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협회 박흥순 SOC·주택실장은 “건설업이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에 동의한다”며 “이제는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이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도록 순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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