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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76>]-한화그룹

재벌가 회장, 회사 소유 대저택 사용 ‘배임 논란’

거주지 한 울타리에 父子·계열사 소유 혼재…과거 비선소유 땅도 법인화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11 00: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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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법인의 정기 주주총회가 대거 몰려있던 지난달 ‘슈퍼 주총’에서는 책임 경영과 투명성 강화 등 주주친화적 방안들이 화두에 올랐다. 최근 들어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주주권익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한 분위기라는 게 증권가 안팎의 평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주총회는 주식회사의 최고 의결이 이뤄지는 곳이다. 주주들은 자신이 소유한 주식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최대주주는 그만큼 의결권을 많이 행사할 수 있어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주주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오너의 책임경영은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막강한 권한을 지닌 최대주주의 경영상 패착이나 비윤리적 경영 행보는 곧장 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소액주주들의 ‘재산권 침해’라는 심각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한화그룹 총수인 김승연 회장의 행보에서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알려지면서 소액주주 및 증권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법인 재산의 사적유용이 그 이슈로 꼽히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의 경우 과거에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옥살이를 한 적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법인재산의 사적유용, 나아가 배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행보를 취재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일가가 거주중인 가회동 자택 및 인근 부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가회동 1번지 일대는 한화타운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한화그룹 오너일가 및 한화건설 소유 부동산이 대거 밀집해 있다. 사진은 가회동 김승연 회장 일가가 거주중인 주택과 한 울타리 내에 위치한 한화건설 명의의 주택 ⓒ스카이데일리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일가가 거주 중인 ‘가회동 자택’과 관련해 논란이 불거져 나와 재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로 유명한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1번지 일대에 위치한 김 회장의 가회동 저택 부지는 김 회장과 그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한화건설 등의 명의로 돼 있다.
 
10일 경제시민단체 및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김 회장이 거주 중인 가회동 저택 내에 계열사인 한화건설 소유 부지가 있는 것에 대해 논란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소유 자산을 김 회장 개인이 사적용도로 유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배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김 회장 자택과 바로 맞닿아 있는 한화건설 소유 부지의 전 소유주가 과거 김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다 문제시 됐던 기업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결국 해당 부지 역시 김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다가 계열사에 넘긴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토지 매각 대금이 최종적으로 흘러간 ‘도착지’에도 의구심을 보이는 여론도 일고 있다.
 
한화건설 법인명의 부동산, 그룹 총수 김승연 회장 자택과 ‘한 울타리’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가회동 1번지 일대는 ‘한화타운’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한화그룹 오너일가 및 한화건설 소유 부동산이 대거 밀집해있다. 한화그룹 오너일가가 창업주 시절부터 가회동에 거주하기 시작해 3대째 머물고 있는 데다 그룹 계열사들마저 일대 지역 개발을 이유로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해 온 결과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 노란 화살표는 한화건설 소유 부동산 부지와 김승연 회장 자택이 돌담길로 이어져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김 회장은 가회동 1-11, 1-208번지 등 2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는 가회동 1-202, 1-203, 1-66, 1-78 등 4필지와 삼청동 35-226번지 1필지를 포함해 총 5필지를 갖고 있다. 한화그룹 오너일가가 가회동 일대에 가진 부동산 규모는 총 4967.8㎡(약 1502.8평)에 달한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건설은 김 회장 등 오너일가보다 더 많은 토지를 갖고 있다. 가회동에만 21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청동 2필지까지 더하면 무려 23개의 필지가 한화건설 소유다. 가회동 일대 한화건설 명의로 된 토지는 그 규모만 총 1만3290.4㎡(약 4020.3평)에 달한다.
 
그런데 한화건설 소유 부지 일부를 김 회장이 사적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상장기업인 (주)한화의 100% 자회사다. 같은 기간 그룹 지주회사격 기업이기도 한 (주)한화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22.65%를 보유한 김 회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김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법인 자산을 사적용도로 유용하고 있다는 지적과 동시에 ‘배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배경이다.
 
경제시민단체 및 부동산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가회동 1-15, 1-149번지 등 2필지를 각각 지난 1998년과 1999년에 매입했다. 이들 2필지의 총 대지면적은 2721.3㎡(약 823.2평)이다. 두 필지 위에는 연면적 1181.02㎡(약 357.2평) 규모, 지하 1층·지상 2층 구조로 된 주택이 들어서 있다. 토지부터 건물까지 모두 한화건설 소유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들 토지가 김승연 회장 자택의 울타리 내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김 회장 자택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 내부 토지는 김 회장과 그의 장남 김 전무, 한화건설 등의 소유다. 이들 중 김 전무 소유는 가회동 1-202, 1-203, 1-66 등 3필지다. 김 전무 소유 토지 위에는 건물 자체가 없다. 결국 김 회장의 자택을 일컫는 ‘가회동 1번지’ 울타리 내에는 김 회장과 한화건설 소유의 건물만이 들어서 있는 셈이다.
 
김승연 회장 자택과 바로 맞닿아 있는 가회동 1-55, 1-92, 1-339 등도 한화건설 법인 소유지만 오너 개인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자택 방향으로 난 도로 자체를 매입해 버렸다. 김 회장 주택으로 향하는 길목인 가회동 1-339번지는 지난 2001년 소유주가 국가에서 한화건설로 바뀌었다.
 
도로 입구에 위치한 가회동 1-92번지 위에는 경비초소가 마련 돼 있다. 초소 안팎으로 5~6명 이상의 경호원이 상주하고 있는데, 이들은 김 회장 저택 방향으로 난 도로 초입에서 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해당 도로가 한화건설 소유의 ‘사유지’라는 게 이들이 길을 막고 있는 이유였다.
 
일반인들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도로 옆에 붙어 있는 가회동 1-55번지는 주차장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해당 도로 자체가 일반인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해당 주차장은 김 회장 일가나 혹은 해당 도로를 통제하는 이들이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 김승연한화그룹 회장과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건설 명의의 부동산을 자택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장법인 자산을 김 회장 일가가 사적 용도로 유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스카이데일리 [사진=뉴시스]

현재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화그룹이 법인 명의로 해당 부지들을 매입한 데 대해 비판 섞인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법인 명의로 토지를 매입한 배경이 어떤 특별한 목적 보다는 단지 일반인들이 김 회장 자택 근처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는 이유가 꼽히고 있다.
 
실제로 한화가 오너일가 자택 입구 부지를 매입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사업 추진 계획이 없었다는 점은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경제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법인 자산의 사적 유용을 넘어 김 회장의 배임 가능성마저 엿보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정황만을 보면 상장법인 자산을 오너가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했다는 점에서 법인 자산의 사적유용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한화건설이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얻은 이익과 오너로부터 적당한 대가를 치렀는지 여부에 따라 배임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승연 회장이 한화건설 법인 소유 부동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과거 IMF 당시 김 회장이 무상으로 사재출연을 하면서 소유권이 회사로 넘어간 것이다”며 “원래부터 살았던 곳인 만큼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 법인들의 감정평가를 거쳐 객관적인 평가가격을 산정해 전세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건설은 가회동의 타운하우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사업 확장을 고려해 토지를 매입하다가 시세 상승으로 2011년 이후 구입을 중단한 상태인데, 관광객들이 자주 드나들어 타운하우스 입주민의 요청으로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한화건설이 사들인 부동산 2필지, 검찰 조사서 드러난 김 회장 차명기업 대표 소유 
 
 ▲ 한화그룹은 지난 2000년 10월 김승연 회장 자택과 바로 맞닿아 있던 부동산 2필지를 매입했다. 그런데 해당 부동산 전 소유주가 과거 김 회장이 배임·횡령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차명기업 대표이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부동산 1필지의 경우 과거 김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가 제 3자를 거쳐 한화건설 소유가 됐다는 점에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진은 한화건설이 과거 차명기업 대표이사로부터 매입한 가회동 부동산 ⓒ스카이데일리
 
현재 김 회장 주택을 구성하는 필지들과 맞닿아 있는 또 다른 필지 역시 한화건설 소유로 돼 있다. 그런데 해당 필지의 경우 전 소유주가 과거 김 회장이 배임·횡령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차명기업 한 곳의 대표이사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업계 및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2000년 10월 김 회장 자택과 바로 맞닿아 있던 토지를 매입했다. 가회동 1-10, 1-209번지 등 2개 필지다. 해당 부동산 전 소유자는 지난 1993년부터 한양상선 대표이사를 맡았던 한모 씨다.
 
한양상선은 지난 2010년 김 회장이 차명계좌와 차명기업을 통해 한화그룹에 4856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는 등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 받았을 당시 검찰이 밝혀낸 김 회장 차명회사다. 이로 인해 당시 한 씨는 김 회장의 ‘비선 금고지기’로 불리기도 했다.
 
결국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차명계좌와 차명소유회사에 대한 한화그룹 계열사의 부당지원 등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기업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1996년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만큼 사건의 사회적 파장 또한 상당했다.
 
김 회장은 2심에서도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2013년 9월 최종심에서 대법원이 원심 판단 일부를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일부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심리가 다시 이뤄졌고, 결국 김 회장은 2014년 2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당시 검찰은 해당 사건을 최초 조사하는 과정에서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한화그룹 관계자 300여명을 800여차례 소환하고 13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 내에 김 회장 일가 차명 재산을 별도 관리하는 조직인 이른바 ‘장교동팀’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과거의 이력 때문에 현재 한화그룹 안팎에서는 해당 토지를 계열사에 판 인물이 사실상 김 회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 회장이 문제가 될 만한 차명 기업을 아무에게나 맡길 리 만무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모 씨가 소유했던 가회동 1-209번지의 경우 과거 김 회장 소유였다는 점은 의혹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부동산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962년 가회동 1-209번지를 매입한 후 1981년 조모 씨에게 소유권을 넘겼다. 이후 1989년 한모 씨가 해당 필지를 다시 매입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결국 김 회장 토지가 제3자를 거쳐 한화그룹 소유로 탈바꿈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일련의 사안에 대해 “한모 씨가 과거 차명기업으로 언급됐던 회사의 대표이사인 것은 맞지만 과거 관계자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세금을 모두 납부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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