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농수산물 ‘도깨비 마진’에 먹거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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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2-10-06 00:02:49

▲한동안 세간에는 마진이 가장 많이 남는 ‘3대 장사 아이템’이 유행처럼 회자됐었다. 첫 번째가 ‘밀수’, 두 번째가 ‘마약’, 세 번째가 ‘여성접대부(성접대)’였다. 이들 아이템들은 하나같이 불법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벼락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혹의 대상이 됐다. 여성접대부가 소기업 규모라면 마약은 중견기업, 밀수는 대기업도 꾸릴 수 있는 벼락부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진 것이다. 이들 아이템들은 예전보다 덜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독버섯처럼 암약하고 있다. ▲물론 밀수도 대형사고만 치는 기업형이나 물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좀도둑식 품목밀수도 적지 않게 유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손에 바리바리 싸들고 옮기거나 소화물로 나르는 이른바 ‘보따리상’들의 경우 관세를 피하는 밀수방식이 심심치 않게 적발된다. 개인화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합법적으로 면세를 피하는 ‘소무역 형태’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온 물건들의 품질보증이 잘 안 되는 것도 문제점이다. ▲한때 참깨는 잘만 밀수하면 수십배의 폭리를 거두는 품목이었다. 이처럼 농수산물들이 밀수나 관세포탈을 위한 품목들이 되고 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대목에 즈음해서는 이들 불법 수입품들이 판을 친다. 지난 추석에도 여지없이 많은 양의 농수산물이 밀수입, 관세포탈, 원산지 위반 등으로 대거 적발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동안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25건, 1만4000톤, 390억원 상당의 농수산물 불법반입 및 유통사범이 적발됐다. 밀수입은 치즈와 건고추가 많았고, 관세포탈은 새우, 조기, 망고 등이 주류를 이뤘다. 원산지 표시위반은 들깨와 깐마늘이 주로 적발됐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녹두, 건고추, 깐마늘 등 불법 반입된 농산물 129톤(7억원 상당)이 창고에 반입된 후 정상 수입품으로 위장되거나 중국산 포장지를 제거하고 국산 표시 포장지로 바꾸는 일명 ‘포대갈이 수법’이 많이 적발됐다. 다시 말해 보따리상들의 ‘먹고 사는 방법 중’ 하나가 이 같은 법불적인 수법이다. 면세범위는 줄어들고 운임과 원가는 높아지면서 보따리상들도 불법의 유혹을 많이 받고 있다. 위험할수록 마진이 많다고 하지만 불법수입은 유통기한 경과 품목, 품질이 저급한 품목, 위조·변질 품목 등이 수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우리의 식생활을 치명적으로 위협한다. 대명절일수록 우리는 ‘위험한 식탁’을 마주하는 셈이다.

▲ 추석을 앞두고 녹두와 건고추 등 중국산 농산물을 국산으로 위장하거나 북한산 들깨를 중국산으로 속여 들여온 농산물 수입업자 등이 세관에 대거 적발됐다. 유형별 적발사례는 밀수입이 31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관세포탈 55억원, 원산지 위장 및 허위표시 23억원 순이었다.

▲ 품목별로는 식료품 315억원, 농산물 45억원, 수산물 36억원 순이다. 밀수입 물량이 많았던 치즈의 경우 보세창고 직원과 짜고 식품검역도 받지 않은 8000톤을 수입신고 전에 무단으로 대량 유출한 일당이 적발됐다. 특히 270%에 달하는 관세율로 사실상 반입이 어려운 건고추를 냉동고추(27%)로 위장 반입하기 위해 냉동고추와 건고추를 무작위로 섞는 수법으로 밀수입하려 했던 일당도 관세청 감시망에 걸려들었다.

▲ 올해는 추석절을 앞두고 종전엔 주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반입되던 수산물 수입선이 아프리카 등으로 전환돼 눈길을 끌었다. 명절 제사상에 많이 올리는 민어의 경우 중국산 비중이 줄어들면서 올해는 기니, 세네갈,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산 물량이 중국산보다 3배 이상 반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