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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숲공원, 보라매공원 등 서울시내 주요 공원을 대상으로 ‘음주청정지역’을 지정하겠다는 조례안이 가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조례안은 음주로 인한 소음·악취가 발생하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도시공원법이 아닌 하천법 적용을 받는 한강공원은 대상에서 배제된 사실이 밝혀지자 도시공원 인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모든 공원을 대상으로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도시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이 조례안은 소음, 악취 등 규제의 객관적 기준도 제시하고 있지 않아 돈란은 가중되고 있다. 대다수 시민들은 “모호한 잣대로 지갑 얇은 서민들의 소소한 재미만 뺏는 셈이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서울시의 도시공원 음주청정지역 지정 움직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현장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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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시가 도시공원을 대상으로 음주청정지역을 지정할 수 있는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공포한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하천법을 적용받는 한강공원은 음주청정지역 대상에서 빠져 있어 도시공원 상인들을 중심으로 ‘역차별’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보라매공원(사진 위쪽)과 한강공원 여의도지구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시의 도시공원 음주청정지역 지정 움직임을 두고 반대 목소리가 무성해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음주청정지역 지정대상 중 한강공원은 도시공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된 점을 들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처벌 기준이 모호한 점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공포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례는 서울숲공원,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등과 같은 도시공원 내에서의 과도한 음주에 따른 소음·악취 등에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조례는 도시공원 내 음주청정지역을 설정하는 문제이므로 한강 공원과 같은 하천공원 및 근린공원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말했다.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도시공원 가운데 음주청정지역을 지정·고시해 관리할 수 있다. 또 시장이 직접 지정한 음주청정지역에서 음주로 인해 심한 소음이나 악취가 나게 하는 등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한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지불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술에 취한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규정할 것인지, 소음 및 악취 등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 등 명확하게 규정짓기 어려운 기준을 문제 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만약 명확한 기준 없이 과태료 부과가 진행된다면, 반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직접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도시공원 인근에서 편의점, 가판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가벼운 음주 등을 즐기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끊어질 것을 우려하며 영업에 심각한 지장이 올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강공원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점을 들어 ‘역차별’ 운운하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도시공원 내 음주제한…시민들 “지갑 얇은 서민들의 소소한 재미마저 뺏나” 비판
▲ 서울 내 도시공원으로는 대표적으로 보라매공원과 서울숲공원 등이 있다. 날이 제법 풀리자 평일, 휴일 할 것 없이 두 공원 모두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공원 내에는 삼삼오오 모여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이들이 다수 눈에 띄어따. 사진은 보라매공원(사진 위쪽), 서울숲공원 ⓒ스카이데일리
서울시내 주요 도시공원으로는 서울숲공원, 보라매공원, 월드컵공원(하늘공원)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음주청정지역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해당 도시공원들을 찾아갔다.
주말 오후 시간 찾은 보라매공원(서울시 동작구)과 서울숲공원(서울시 성동구) 등에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공원 내에는 텐트, 돗자리 등을 설치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공원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 노점상, 푸드트럭 등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온이 오른 탓에 오후 시간임에도 맥주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공원인근 자영업자들은 서울시의 이번 조례안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의 명분대로라면 한강공원도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상당했다.
보라매공원 내에서 푸드트럭 장사를 하고 있는 김신주(45·여) 씨는 “아직까지 보라매공원에서 특별히 음주 소란이 일어났던 적은 없다”며 “오히려 한강이 음주, 고성방가, 쓰레기 등의 문제가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강만 안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보라매공원 입구에서 노점을 하고 있는 김형주(56·남) 씨는 “물론 과한 음주는 어느 정도 규제할 필요가 있지만,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음주 단속 및 과태료를 부과하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숲공원 내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서울숲공원 내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상혁(51·남) 씨는 “날씨가 풀렸을 때 한 철 장사하는 것이 공원 장사다”며 “특히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공원을 찾아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 서울숲공원과 보라매공원 등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음주청정지역과 관련된 조례를 시행하려면 한강공원도 포함해야 형평성에 맞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강공원 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낮 시간부터 맥주를 마시는 등 음주를 즐기고 있었다. 사진은 한강공원 입구 노점상(사진 위쪽)과 한강공원 내 편의점 ⓒ스카이데일리
이어 “음주 시 과태료 부과를 실시하게 되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며 “결국 공원 인근에서 장사를 해 근근이 먹고사는 우리 같은 영세상인들만 힘들어지는 셈이다”고 토로했다.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이들은 공원 인근 소상공인들 뿐만이 아니었다. 시민들 역시 도시공원에서 간단한 맥주조차 금지하는 데 대해 ‘다소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강과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이들의 불만 여론이 상당했다.
보라매공원 내에서 같은 동네 학부모들과 함께 맥주를 즐기고 있던 한지혜(37·여) 씨에게 음주청정지역 조례에 대해 물었다. 한 씨는 “공원 내 음주문화를 단속하려면 도시공원뿐만 아니라 한강공원 등 모든 공원을 대상으로 공평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태료를 단속하는 것 때문에 괜히 공원에 오기가 불편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시공원에서 맥주를 먹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렴한 가격에 맥주 한 잔 하려는 서민들이다”며 “결국 도시공원에서의 음주 규제는 서민들의 소소한 즐거움을 뺏는 것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숲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김서영(32·여) 씨는 “서울숲공원에 자주오지만 아직까지 음주로 인해 큰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며 “설사 내가 모른 일이 있었다고 해도 어디까지가 음주로 인한 피해인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어떻게 단속하고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서울시 음주규제 피해 간 한강공원…고성방가·쓰레기 등 음주 부작용 심각
▲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방문한 한강공원 여의도지구에는 주말 오후 시간 내내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특히 맥주를 사기 위해 지하철역 입구 노점상, 한강공원 내 편의점 등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강공원 곳곳에는 수많은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사진은 한강공원 내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사진 위쪽)과 편의점 앞에 쌓인 쓰레기 더미 ⓒ스카이데일리
한강공원은 그동안 음주로 인한 소음·악취 등의 피해를 가장 많이 앓아온 곳으로 지목받는다. 그럼에도 이번 음주청정지역 선정 시 한강공원은 배제될 확률이 높아 이에 대해 의구심 어린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한강공원 여의도지구를 방문했다. 여의도지구 인근 지하철역 출구를 나서자마자 수많은 사람들과 상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지하철역 입구 노점상, 한강공원 내 편의점 등에서는 끊임없이 맥주가 팔리는 장면이 목격됐다.
한강공원 곳곳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즐기는 이들이 여럿 보였다. 이른 저녁시간이었지만 취기로 얼굴이 붉어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미 취기가 오를 대로 오른 사람들은 큰 소리로 떠들기도 했다.
공원 곳곳, 특히 편의점 주변으로는 쓰레기 더미가 쌓여 싸여 있었다. 특히 맥주병, 맥주 캔, 비어 있는 치킨 포장 박스, 과자 봉지 등 각종 쓰레기들이 한데 모여 악취를 풍기기도 했다.
한강공원에서 만난 김정주(28·여) 씨는 “한강공원 하면 ‘치맥(치킨과 맥주)’을 바로 떠올릴 만큼 맥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며 “하지만 밤늦게까지 과음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았고,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음주청정지역에서 한강공원이 빠졌다는 점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묻자 그는 “되도록이면 규제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꼭 해야 한다면 도시공원과 한강공원 모두 차별 없이 해야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한다는 취지에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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