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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원자력문화재단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올 들어 7차례나 발생한 고장으로 원전이 정지된 원인을 따져 묻는 의원들의 질의가 빗발쳤다. 특히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한수원의 원전정비예산 집행률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가운데 홍보예산은 증가한 점을 지적했다. 원전이 고장으로 거듭 정지되는 상황에서 이를 방지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한수원이 원전은 안전하다고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원전 관리는 안이한 판단만으로도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하지만 한수원은 거듭된 원전 정지사고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고장이다”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가운데 원전의 운영과 정비를 책임져야 할 인력은 감축대상에 포함되고 사고발생은 반복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당초 이들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17일 한국전력과 전력관계사 국감일에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지식경제위원회는 원자력 관련 기관들에 대한 감사를 22일 별도로 진행하기로 결정해 이날 국감이 열리게 됐다. 한수원의 원전 안전관리에 대한 질타가 이어진 한수원 국정감사를 스카이데일리가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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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국회에서 열린 한수원 국정감사에서는 원전 안전관리의 부실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스카이데일리
원전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정비예산 집행률은 해마다 낮아지는 가운데 홍보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권은희 의원(새누리당)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한수원 국정감사에서 “한수원의 발전소 설비유지보수 예산 집행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며 한수원의 원전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의문을 표했다.
또 “최근 5년간 원전 홍보사업에는 예산을 물쓰듯 쓰고 있다”며 “올해만 7건의 원전 정지사고가 일어나서 국민들은 불안한데 정비예산 집행률은 떨어지는 반면 홍보예산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설비유지보수 예산 집행률은 아웃소싱을 늘리는 과정에서 떨어진 것”이라며 “홍보비 증가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기 때문에 홍보를 늘린 결과”라고 답했다.
권 의원은 그러나 집행률이 낮은 이유가 아웃소싱보다 기관평가를 잘 받기 위해 한수원이 지나치게 예산집행을 적게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한수원의 정비예산 집행률이 낮아지는 와중에 홍보예산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데일리
또 한수원이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정비인력은 감축하고 원전의 계획예방정비기간이 줄어든 것이 원전 고장의 원인이라고 질타했다.
김균섭 사장은 “계획예방정비기간은 내년에 4~6일 늘리기로 이미 결정했다”며 “인원에 대해서는 의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수원의 정원은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는데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증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스카이데일리
▲ 자료: 한국수력원자력 ⓒ스카이데일리
한수원, 정비예산 집행률 매년 줄어들어
한수원이 발전소 정비에 사용하는 발전소 설비유지보수 예산의 집행률은 2007년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이 권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발전소 정비 예산은 5940억원이 편성돼 이 중 5938억원이 집행됐다. 집행률이 99%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에는 집행률이 97.3%, 2009년에는 94.4%, 2010년에는 88.1%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 자료: 권은희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2011년 발전소 설비유지보수 예산은 8013억원이 편성됐으나 이중 6944억원만 집행됐다. 집행잔액은 무려 1068억원에 달했으며 집행률은 86.7%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원전 홍보 예산은 계속해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의 원전 홍보 예산은 2008년 139억원에서 2009년 95억원으로 한 차례 감소했으나, 2010년 96억원, 2011년 107억원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2년 8월 현재 한수원은 원전 홍보에 82억원을 사용한 상황이다. 방송과 라디오에서 13억원을 사용했고, 신문과 잡지광고에 25억여원, 옥외 광고에 22억원 가량을 사용했다.
권 의원은 “원전이 계속해서 고장으로 정지돼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는데 한수원은 홍보만 늘렸다”며 원전 고장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처를 당부했다.
▲ 자료: 권은희 의원실
한수원, 정비인원 감축하고 정비기간도 줄어
정비예산 집행률이 감소한 것과 동시에 조직 및 정원 감축 과정에서 정비와 운영분야 인력을 감축한 것도 원전 고장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김균섭 한수원 사장 ⓒ스카이데일리
한수원이 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이 발표된 후 한수원의 조직과 인력은 대폭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원전의 정비와 운영을 담당하는 인력이 크게 줄어 들었다.
2009년 경영선진화 계획에 따라 정비 등 현장인력을 269명 줄였으며, 2010년에는 조직진단을 시행해 326명을 감축했다.
이에 따라 2년 새 원전 현장인력은 595명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의 13.1%에 달하는 인원이다.
이와 동시에 원전의 고장을 사전에 점검하는 원전 계획예방정비기간도 크게 줄어들었다.
▲ 국회에 출석한 피감기관 대표들. 오른쪽부터 송명재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천병태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스카이데일리
1990년에는 원전의 평균 계획예방정비일수가 66일이었으며 2000년에는 평균 50일에 달했으나, 2010년에는 예방정비기간이 28일로 대폭 단축됐다.
2011년의 계획예방정비일수는 31일로 소폭 증가했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설비자동화, 기계부품 고급화, 점검 기술 인력 향상 등에 따라 기간을 단축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원전이 고장에 따라 정지된 횟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한해 동안 고장으로 원전이 정지된 사건은 총 7차례 발생했다. 원전이 정지되는 사고의 발생은 특히 7월과 8월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에 급증해 전력공급 부족에 따른 정전 등이 우려된 바 있다.
| 설비유지보수 예산 집행률 감소관련 질의 답변 |
△권은희 의원 : 한수원은 2009년 공공기관 경영선진화 계획에 따라 조직을 감축하고 정원 역시 1067명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원전설비 1차 안전책임 인력인 한수원 현장인력은 13.1% 감소했다. 계획예방정기기간도 줄였다. 전체 원전사고의 76%가 인적요인으로 발생한 사고다. 현장인력 증원과 계획예방정기 재검토가 필요해 보이는데?
▲김균섭 사장 : 계획예방정비는 내년부터 4~6일 늘어난다. 시행하면서 결과를 지켜보겠다. 현장인력 관련한 의원님 말씀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수원 정원은 정부와 협의해서 정한다. 협의 하에 증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권은희 의원 : 2007년도에는 발전소 설비유지보수 예산 편성액 5940억원 가운데 5938억원을 집행해 집행률이 99.9%에 달했는데, 2011년에는 편성액 8013억원 가운데 6944억원만 집행했다. 집행률이 86.7%에 불과했다. 왜 남겼나?
▲김균섭 사장 : 집행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액은 늘었다. 집행률은 최근들어 발전소 설비유지보수를 아웃소싱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것이 아닌가 싶다.
△권은희 의원 : 집행률이 떨어진 것은 예산 관련한 공기업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 지나치게 절감한 것 아닌가?
▲김균섭 사장 : 지나치게 줄였다는데 저도 동의한다.
△권은희 의원 : 올해만 7건의 원전 정지사고가 일어나서 국민들은 불안한데 정비예산보다 홍보예산이 늘어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김균섭 사장 : 홍보비 증가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국민들이 불안해 하기 때문에 홍보를 늘린 측면이 있다.
△권은희 의원 : 홍보만 한다고 국민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비를 제대로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김균섭 사장 : 현재 설비예산 집행이 부진한 곳으로 지도감사가 진행중이다. 최고의 정비인력들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다. 원전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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