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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사람들]-밸리스

“쓸모없는 외래어종 황금알로 재탄생 시켰죠”

배스로 만든 친환경 반려동물 간식 개발…수익금 사회환원도 열심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12 04: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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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 밸리스(사진)는 버려지는 것들의 가치를 되찾아주는 과정에서 수익을 얻고 이를 또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적인 ‘업사이클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밸리스는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어종 배스를 활용해 타우린이 부족한 고양이를 위한 친환경 사료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세상에 버려지기 위해 태어나는 것들은 없잖아요.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국내에선 버림받는 배스를 활용해 유기동물 보호하는 선순환적 업사이클링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스타트업 ‘밸리스’는 반려동물 전용 친환경 수제간식을 만드는 청년 사업가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이다. ‘밸리스’의 뜻은 생태계 교란어종이라 취급받는 배스에 가치를 더해 풀어준다(release)는 의미로 붙여졌다. 지난해 5월 서울 서일대학교 벤처창업 동아리 팀으로 시작한 밸리스는 배스를 이용한 펫푸드를 개발해 올해 5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밸리스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7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2017농수산식품 창업 콘테스트’ 본선에도 진출해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배리스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생태계 교란, 지역민들 골칫거리 ‘배스’로 가치 창출 ‘역발상’
 
서정남 (26·남) 밸리스 대표는 버려지는 배스를 업사이클링한 ‘반려동물 타우린 보충제’의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이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일컫는 단어다. 서 대표는 ‘세상에 버려지는 생명들의 가치를 찾아주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일상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들을 찾다가 배스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베스가 생태계 교란어종이라고만 알았지 깊이 알지는 못했어요. 공부를 하고 자료를 모으다 보니 미국·중국·일본에서는 배스를 고단백 영양식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죠. 지금 반려동물 사료로 이용되는 연어·황태 등은 대부분이 수입산이라는 점에서 착안, 노르웨이에서 90% 가량 수입하는 연어를 배스가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밸리스 팀원들은 성분검사를 통해 배스 100mg당 140.6 타우린이 함유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고등어의 4~5배 수준이다. 연어·명태·닭고기 등에 비해 지방이 적고 단백질·칼슘이 많이 함유된 점도 발견했다. 배스의 영양 가치를 확인한 밸리스는 지역민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배스를 수매해 가격과 신선도를 높여 경쟁력을 가진 친환경 펫푸드를 제조하기에 이르렀다. 반려동물 중에서도 자체적으로 타우린 생성되지 않는 고양이에 초점을 맞췄다.  
 
▲ 서정남 밸리스 대표(사진 왼쪽)와 김현진 이사는 배스보다 상대적으로 식감이 떨어지는 블루길을 활용해 최근 갈매기 모이를 개발하기로 했다. 관광지마다 여행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갈매기에게 염분이 많은 새우과자를 판매하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스카이데일리
 
 
흔히 피로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타우린은 사람과 포유동물의 주요 장기인 심장·뇌·간 등에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에게 타우린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데 자체 체내 생성이 안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직접 섭취를 해야만 한다. 타우린이 부족한 고양이들은 ‘중앙망막변성’으로 시력을 잃거나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심장병을 앓는 등 면역력 저하로 인해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춘천·양구·화천 등 하천에서 직접 배스를 잡아 연구를 이어간 밸리스는 발품을 팔며 직접 지역민들을 만나 유통망을 확보했다. 배스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역한 비린내로 제조를 맡아줄 업체를 찾지 못해 결국 사회적기업육성 지원금 등을 모아 인천에 약 80평 정도의 공장을 직접 마련했다.
 
“어린 나이 때문에 창업을 했어도 사업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기 일쑤였어요. 구청을 찾아가고 사람들을 만나며 하나씩 설득해 나간 끝에 주기적으로 배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죠. 공장도 손수 구했어요. 물론 환경은 열악하죠. 지하공간이어서 누군가 ‘비 온다’고 말해야 그날 날씨를 알 정도에요. 배스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하루 300~400kg씩 꾸준하게 생산이 되는 걸 보면 뿌듯함이 앞서요”
 
일상 속의 소비가 곧 기부, 선순환 및 업사이클링 ‘두 마리 토끼 한 번에’
 
밸리스는 손수 만든 펫 푸드를 앞세워 지난 4월 한 달에 걸쳐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2주 만에 101%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모인 자금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유기동물 보호 사업에 착수했다.
 
“배스로 인해 없었던 가치가 생겨나면서 이를 사회에 나눠줄 창구가 필요했어요. 밸리스가 평소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고양이 및 유기동물 보호를 지원하게 됐죠”
 
▲ 제조·영업 담당 박우정(사진 왼쪽)씨는 밸리스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친환경 반려동물 식품들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지훈 씨는 밸리스로 인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창구를 마련해주는 사회적기업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유기동물 문제는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6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호소 수용 시설은 한계에 이르렀고 지원되는 사료 역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자체에서 유기동물 보호 및 구조 사업으로 쓰이는 돈은 올해 약 114억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8% 가량 증가했다.
 
“밸리스가 추구하는 것은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이루어지는 소비가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로 이어지는 새로운 기부 방식이이에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나로 인해 힘든 것을 이겨낸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이에요. 현재 사회 환원활동의 일환으로 강동구청에서 시행 중인 길고양이 급식소에 사료를 지원하고 있죠”
 
젊은 청년 사업가들답게 밸리스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실행에 옮긴다. 최근 밸리스는 펫 푸드 사업에 이어 새우과자로 영양실조 위기에 처한 갈매기들을 돕기 위한 업사이클링 사업도 진행 중이다.
 
“친구들 잘 때 못 자고 놀 때 못 놀고 물론 힘들지만 기왕 이렇게 벌어진 일이라면 좋은 일을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는 경쟁력이 있으면서 사회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추가로 찾았죠. 바로 갈매기 모이지원 사업이에요. 배스를 수매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유해어종인 블루길을 알게 됐어요. 식감이 떨어지고 영양가가 덜한 블루길로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까 고민하다가 스틱 형태의 갈매기 모이를 개발하게 됐죠”
 
베리스가 블루길을 이용해 갈매기 모이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흥미로웠다. 우연히 갈매기에게 새우과자를 던져주는 모습을 목격했다. 동시에 새우과자를 많이 섭취한 갈매기가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설사병이 발생해 지역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결과 새로운 업사이클링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현재 밸리스 팀원들은 직접 만든 갈매기 모이를 가지고 매주 월미도를 찾아 갈매기 기호성 테스트를 하고 있다.
 
밸리스는 외래어종에 대해 기피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공정과정을 세분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제품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상대적으로 배스에 대한 위화감이 덜한 대만으로 수출 통로를 개척했다. 앞으로도 국내산 친환경 반려동물 간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달았어요. 우리나라에서 귀한 어종인 가물치도 미국에서는 생태계 교란어종 취급을 받는 것처럼 사람들의 편견으로 귀한 것을 잃는 게 안타깝죠. 우리는 앞으로도 잃어버린 것에 가치를 찾아주는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에요”
 
[배수람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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