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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사람들]-사단법인 벗

“따뜻한 심장과 냉철한 두뇌로 갑질 피해 돕죠”

착수금 백만원 없는 소상공인 많아…“구제에 경제적 문턱 없어야”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29 01: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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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에 출범한 사단법인 벗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 이른바 ‘갑질’ 피해를 당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이들은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착수금을 받지 않고 소송을 맡아 준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우 상임이사, 심기현 홍보이사, 하연정 총무, 정경인 ⓒ스카이데일리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불공정거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지만 이들의 편에 서서 입장을 대변해주는 전문가들은 찾아보기 어려워요. 특히 법적인 공방이 예상될 때 착수금조차 마련할 수 없는 약자들이 태반이더군요. 이들을 돕고 싶었어요”
 
사단법인 벗의 창립을 주도해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이동우 변호사는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제적 약자의 현실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 2015년에 출범한 ‘사단법인 벗(이하·벗)’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 이른바 ‘갑질’ 피해를 받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생겨난 단체다.
 
착수금 백만원 없는 피해자들 비일비재…경제적인 문턱 없애는 것이 목표
 
‘벗’은 이동우 변호사(상임이사)와 정경인 감사, 심기현 홍보이사, 하연정 총무 등 4명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 외에 변호사, 변리사, 기업인, 국회의원 등이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모두 이 상임이사를 중심으로 공익적 사업에 뛰어든 멤버들이다.
 
이 변호사는 ‘벗’의 출범을 주도한 인물이다. 경제적 약자들이 법과 제도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변호사, 변리사, 기업인, 국회의원 등과 함께 국내 최초로 불공정거래 관련 변호를 지원하는 사단법인 벗을 설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사단법인 벗을 창립하게 된 계기는 국회에서의 경험 때문이었어요. 2013년도에 국회 보좌역으로 근무했는데 근무 인연으로 참여연대·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과 함께 불공정행위와 같은 ‘갑질’을 통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자주 접했어요. 하지만 착수금 100만원도 없으셔서 법적 도움 자체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 사단법인 벗 출범을 주도한 이동우 상임이사(사진 왼쪽)는 과거 국회에서 근무하며 법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제적 약자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학원 동기인 정경인 감사 역시 이 상임이사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 상임이사의 대학원 동기이자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사단법인의 멤버인 정경인 변호사는 사단법인 벗의 감사를 맡고 있다. 공기업 법률팀에서 일하던 그는 2년 전부터 이 상임이사와 일하며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금융 전반 등에 관한 법률을 담당하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하는 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적재적소에 도움이 된다면 가장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제적 약자들도 돌아봐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 변호사에 따르면 자금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은 소송할 생각을 일찍이 접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변호사들 역시 도와주고는 싶지만 선뜻 손을 내밀기는 쉽지 않다.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이유다. 일반적으로 법적인 소송이 벌어질 때 들어가는 착수금은 300만원 이상이다.
 
“저희가 원하는 건 자금여력이 어려운 분들의 법률적 혜택의 문턱을 낮춰주자는 것이에요. 그분들이 내셔야할 착수금을 저희 ‘벗’에서 그 사건을 맡은 변호사에게 지원해주는 것이죠. 그러면 피해자분들도 부담 없이 법적 도움을 청할 수 있고, 변호사들 역시 착수금을 받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어지죠”
 
착수금을 안 받는 조건에 동의하는 변호사들이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법적 도움을 제공할 경우, ‘벗’이 해당 변호사들의 최소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변호사의 보수는 모든 사안이 종료되고 피해자의 실질적인 피해회복이 이뤄진 부분에 한해서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급하면 된다.
 
이 변호사는 이미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피해자들에게는 수임료를 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소송에서 패소를 하던 승소를 하던 착수금을 받지 않는다. 그는 그것이야 말로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법의 전체적인 시스템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착수금이라는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게 어떠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재판이 끝나고 나서 보상이나 권리 구제가 돼야 그 일부를 보수로 받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시민들의 자금후원이 관건…“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지원하길 기대”
 
▲ 비영리 단체인 사단법인 벗은 현재 시민들의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홍보와 모금활동은 심기현 홍보이사(사진 왼쪽)가 전적으로 맡고 있다. 하연정 총무는 후원금 입·출금 관리를 하는 일을 담당한다. ⓒ스카이데일리
 
비영리 단체인 ‘벗’은 재단 설립 당시부터 이 변호사의 재산 출연 외에는 별다른 수익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오롯이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변호사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홍보와 모금활동 업무는 심기현 홍보이사가 맡고 있다. 4개월 전에 입사했다는 그는 ‘벗’의 첫 직원이기도 하다. 심 이사는 단체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자금이라는 기초를 쌓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기존에 병원교직원 생활을 했었어요. 하지만 정형화된 일에 지친상황이었죠. 반면 여기에서는 어려운 분들을 돕는다는 사명감도 있고, 공익적 활동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죠. ‘벗’이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홍보에 더욱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벗’은 한 달 전부터 가치가치·해피빈 등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모아진 후원금 관리는 하연정 총무가 담당하게 된다. 하 총무는 사단법인 벗의 공식적인 멤버는 아니지만 이 변호사와 한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회계 등을 담당하며 ‘벗’의 살림을 맡고 있다.
 
“최근 ‘벗’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불공정거래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연락이 많이 오고 있어요. 입사하기 전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어요. 후원금이 더욱 늘어나 도움을 많이 드렸으면 좋겠어요”
 
‘벗’은 불공정사건에서 국민참여재판 의무 도입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이의절차에서 시민 참여 도입을 추진하는 등 단순 법률지원을 떠나 입법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 변호사가 생각하는 ‘벗’의 키워드는 올해는 ‘시작’ 내년에는 ‘발전’이다.
 
“‘벗’이 설립된 취지도 그렇고 저희한테 필요한건 두 가지이에요. 우선 도처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이러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중요하고 두 번째로는 이 시스템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지원해주시는 것이요. 이 두 가지 조건이 이뤄진다면 ‘갑질’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어느 정도 일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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