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자료조사를 나갔을 때 그곳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마주할 때면 울컥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죠. 평범한 수준의 관심과 애정으로는 우리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 올 수 없었을 거예요. 그만큼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는 얘기죠”
문화재환수국제연대(이하·문화재연대)는 불법반출문화재의 환수활동과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육활동 등을 전개하는 비영리 단체다.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조계종중앙신도회 문화재환수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모여 2014년 5월 서울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했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기부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등록된 회원 수만 250여명에 달한다. 이상근 상임대표 이하 연구원, 행사진행원 등 4명의 상근직원이 있다. 문화재연대는 지방자치단체가 펼치는 문화재환수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문화재 환수와 관련한 토론 및 경연대회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욕, 파리, 교토, 뮌헨 등에 해외 지부도 두고 있다. 해외지부에 등록된 회원들은 해당 지역으로 유출된 문화재에 대한 연구, 조사 활동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문화유산 환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상근 상임대표(남·55), 김범석 운영이사(남·51), 이환 상임연구원(남·29) 등을 직접 만나봤다.
“조선왕조의궤 오대산사고본 환수 때 보람 느껴”…해외지부 활동 활발
이상근 상임대표는 “해외로 유출된 하나의 문화재를 되찾기 까지는 3년 또는 5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각고의 노력 끝에 유출된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게 되면 그 순간의 보람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정도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는 종류와 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회원들이 각자 관심 있는 분야를 정해 연구하고 건의하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환수절차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운영이사는 “하나의 유산을 되찾는 과정에서 재정적으로나 운영 면에서 어려움도 많고 과정자체가 복잡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절히 원하던 결과물을 마주하면 다시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조사 할 것도 많고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에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기진맥진돼 바로 다음 프로젝트에 착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상근 상임대표는 “일제강점기인 1913년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대부분 소실됐던 조선왕조의궤 오대산사고본이 지난 2011년 일본 총리가 직접 공식사과하고 직접 반환하기로 결정 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에는 대표가 아니었지만 일원으로서 반환요청을 시작으로 마침내 직접 사과까지 받으니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되찾아야 할 문화재는 다보탑 돌사자, 진주 연지사 종, 이천향교방 5층석탑,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등으로 현재 자료 조사와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영국을 상대로 190년째 싸우는 그리스와 같이 문화재 환수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환 연구원은 문화재연대에 몸담게 된지 약 2주밖에 되지 않은 신출내기다. 이 연구원은 “문화유산은 단순히 종이문서나 돌덩이가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과 문화재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역사자료다”며 “소중한 유산들이 아직도 해외 도처에 널려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문화재 환수 활동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인식 필수”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문화재에 대해 관심은 갖고 있지만 문화재 유출 실정을 아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문화재연대는 ‘문화유산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문화재의 처음이자 끝, 모든 것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에 문화재연대는 미래세대인 청소년의 역사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확한 역사관을 지녀야 해외에 유출된 우리의 문화유산 반환 활동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연대는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문화재환수 토론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토론대회는 한 문화재를 주제로 정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토론을 펼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승패를 가리기 보다는 다양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목적이다.
이 상임대표는 “학생들이 문화재 유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화유산에 얽힌 비사라든지 유래된 내용 등 교육 자료에 추가해 만들고 있다”며 “다행히 노력한 만큼 성과도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청소년들이 바로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화유산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역사의식을 기르게 되면 국가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앞으로 문화재연대는 아직 확인되지 못한 유출 문화재를 찾는 노력의 일환으로 문화강좌를 통한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재 유출 실태를 알려 좀 더 많은 유출 문화재를 찾겠다는 게 문화재연대의 복안이다.
이 상임대표는 “과거 식민지 확장에 나선 제국주의 국가들은 문화재 약탈부대를 따로 만들어 강탈·훼손·파괴했다”며 “이는 단순히 물건을 가져간 것 이상으로 우리의 영혼을 뺏긴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화재는 우리의 얼이다”며 “앞으로 전 국민이 사라진 우리 문화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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