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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을 때까지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이며 국가와 사회는 이를 책임져야 할 의무를 진다. 이러한 복지문제는 여지없이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두 후보 모두에게서 복지국가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임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그러나 인식의 출발점과 세부 실천방안에는 차이점이 드러난다. 일부 정책에서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로 나뉘는 것이다. 하지만 제시된 공약 중 가장 많이 겹치고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후보는 ‘한국형 복지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복지서비스를 받아야 할 계층마저 소외시킨 현 복지시스템이 한계가 있으며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할 수 있는 핵심 연결고리는 ‘고용복지’라고 했다. 즉, 복지가 지속가능하려면 고용과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며 한국형 고용복지 모형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강한 복지국가론’을 들고 나왔다. 복지정책은 당면한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과 분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고리로 봤다. 문 후보는 그래서 출산-양육-주거-질병-노후 등 인생 사이클에 맞춰 국민생활을 지키는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따로 또 같아’ 보이는 그러나 인식의 출발점은 분명 차이가 나는 두 후보의 복지노동 분야 공약을 ‘대선후보 2인 경제공약 점검시리즈’ 세번째로 스카이데일리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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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는 모두 국가가 국민복지에 대해 ‘한국형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정신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방법론에서 ‘선택적 복지냐’와 ‘보편적 복지냐’를 놓고 이견을 보인다. <사진은 광화문광장에서 복지국가운동단체 회원들이 ‘복지국가 운동 선언’을 하는 모습으로 대선 운동과 무관=뉴시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복지·노동 공약을 들여다 보면 인식과 실천과제에서 차이점은 분명 드러난다. 그러나 다른 공약보다도 복지·노동 분야가 가장 많이 겹친다. 그만큼 복지국가론은 대세며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정책방향을 바꿔야 하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두 후보 모두 복지국가론을 주창하고 있다. 생노병사, 사람이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을 때까지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국가와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는 것이다.
박 후보는 ‘한국형 복지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득보장과 복지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할 저소득층 마저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후보는 “기존 복지시스템으로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 핵심 연결고리가 고용복지”라고 말했다. 복지가 지속가능하려면 고용과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며 한국형 고용복지 모형이 구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강한 복지국가론’을 들고 나왔다. 복지국가는 시대적 요청이며 당면한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과 분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고리로 봤다.
문 후보는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기피하며,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국가중 최고 수준인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양극화가 심화돼 국민 30%이상이 빈곤을 경험하고 있고, 불안한 일자리, 양육비, 교육비, 병원비, 주거비 등 민생지출은 늘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후보는 출산-양육-주거-질병-노후 등 국민생활을 지키는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복지·노동 분야에서 두 후보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몇 가지 복지정책 실현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는 모두 0~5세 무상보육의 전면 확대에 대해 찬성했다. 또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한편 기본 생활도 어려운 현행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는 다르지만 공공임대주택도 확대될 전망이다. 박 후보는 매년 20만호씩 2018년까지 12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으며 문 후보는 공공주택을 전체주택의 1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모두 0~5세 영유아 무상교육 확대 등에는 이견이 없다. <사진=각 후보 홈페이지>
◇복지 강화=‘0~5세 영유아 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 등은 두 후보간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학교 반값등록금’과 관련, 박 후보는 소득계층별로 차등화 된 반값등록금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소득과는 별개로 반값등록금을 실현해야 한다며 모든 대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편적 복지를 들고 나왔다. 두 후보의 반값등록금 공약만 봐도 복지정책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극명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성 복지정책은 두 후보의 슬로건이 같다. 박 후보는 ‘맞춤형 보육과 일·가정의 양립’을, 문 후보는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성평등 실현’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맞춤형 보육서비스 제도 확립은 물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 등 성평등 고용촉진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0세 아이 남성의 휴가 2주 제도화, 육아휴직 급여 상향조정 등을 통해 아이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인복지 분야에서는 박 후보가 월 20만원의 ‘노인연금’을 도입하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현행 기초노령연금의 2배 인상 및 대상 확대를 제시했다.
건강보험 관련 공약에서는 내용이 달라진다. 박 후보는 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성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100% 책임을 내놨다. 문 후보는 연간 환자 본인부담금을 100만원으로 하는 상한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선택진료비·MRI·초음파·간병서비스 등의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며 임신·출산에 필수적인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가계부채 대책=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두 후보가 대책을 내놨다.
▲ 박 후보는 ‘한국형 복지체계’의 구축을, 문재인 후보는 ‘강한 복지국가론’을 들고 나왔다. 현재의 복지시스템에 한계가 있고 시대에 맞는 복지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는 두 후보 모두 의견이 같았다.
그러나 해법은 차이가 있다. 박 후보는 대규모의 기금을 신설해 해결하겠다는 반면 문 후보는 직접적인 규제 법안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배당액 출자 3000억원, 한국자산관리공사 고유계정 차입금 7000억원, 신용회복기금 잔여재원 8700억원 등 1조8700억원을 바탕으로 10배의 채권을 발행,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만든다. 이 기금으로 금융회사와 민간 자산관리회사(AMC)가 보유한 연체채권을 매입, 금융 채무불이행자들이 채무를 장기분할 상환토록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악덕 사채업자가 등장해 자본주의의 이면을 보여준 영화 ‘피에타’를 본 딴 ‘피에타 3법’을 문 후보는 가계부채 대책으로 내놨다. 3개 법안은 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이다. 이자제한법상 연 39%인 이자율 상한을 25%로 내리고 대부업법도 개정해 예외없이 적용키로 했다. 또 공정대출법을 만들어 대출의 적합성 원칙을 도입하고, 공정채권추심법을 개정해 채무자가 채권추심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 ⓒ스카이데일리<도표:최은숙>
◇노동 정책=박 후보는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어 사회양극화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라고 진단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시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고용관행을 정착시키고 또 비정규직의 비중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2015년까지 공공부문의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대기업 등의 비정규직 고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굉장한 관심을 갖고 고용안정과 차별폐지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고용안정을 위해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문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문 후보는 ‘동일 가치노동 동일 임금’ 원칙도 명문화할 것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2017년까지 전 산업 비정규직의 절반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임기내 공공부분 상시 업무 비정규직의 전원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전 국민 고용평등법 강화’ ‘고용에 대한 대기업의 책임 강화’ ‘산업안전제도의 강화 및 노동건강권 보호’ 등을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노동정책 공약과 관련해선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이 차기 정부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저임금에 대해 박 후보는 매년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합한 수준을 최저선으로 하고, 이에 추가 조정분을 반영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평균임금의 30% 수준인 최저임금을 임기 중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을 약속했다.
정년도 60세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 박 후보는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고 대신 기업의 임금 부담을 고려해 임금피크제와 연계하는 반면 문 후보는 법정 정년을 60세로 하고, 고령화사회에 대비 장기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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