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 살렸는데…日 자본 넘어가는 ‘롯데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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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롯데호텔, 호텔롯데 지분 45.37% 확보…롯데홀딩스 사실상 ‘소유’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15 13:43:55

롯데손해보험이 사실상 일본 주주들의 소유로 넘어가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순화출자 해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홍기획이 가지고 있던 롯데손보의 지분 전량(2177만6155주)를 부산롯데호텔에 매각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 지배할 수 없기 때문에 롯데지주와 지분으로 엮여있지 않은 호텔롯데에 대홍기획의 지분을 넘긴 것이다. 대홍기획은 롯데쇼핑(34%)이 최대 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부산롯데호텔은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734만9581주와 함께 총 2912만5736주를 가지게 됐다. 지분율은 21.69%로 호텔롯데(23.68%)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호텔롯데 역시 롯데지주에 속해있지 않은 기업이기 때문에 롯데손보를 소유해도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롯데손보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롯데손보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현재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배 아래 있는 기업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19.07%의 일본롯데홀딩스다. 또한 일본롯데홀딩스의 자회사들 역시 호텔롯데의 지분을 72.65% 가량 가지고 있다. 사실상 일본롯데홀딩스가 전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마찬가지다. 부산롯데호텔의 최대주주는 46.62%의 일본롯데홀딩스며 그 자회사도 53.3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아직 신동빈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너무 섣불리 일본 자본에 기업을 넘기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8년 인수 이후 롯데손보의 실적을 정상화시키는데 오랜기간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사업보고서 기준 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롯데손보는 이듬해도 1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12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12년과 2013년(4~12월) 각각 149억원, 6374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2014년 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점차 실적이 안정됐고 2015년과 2016년 각각 99억원, 2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누적 기준 57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뜻대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진행될 경우 현재 일본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에 대한 영향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