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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외국계 기업의 허와 실(中-소비자피해)

한국인만 호구취급…가격폭리 다이슨, AS불가 자라

글로벌기업 한국 진출 후 배짱영업 만연…“불매운동만이 해결책”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4-16 0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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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소비자 기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막대한 이득을 취하면서도 사후관리 등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부실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유은주·김민아·권이향 기자]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영업 활동을 벌이는 일부 외국계 기업의 소비자 기만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AS를 회피하거나 높은 수리비를 요구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을 이른바 ‘호갱(호구 고객님)’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 10년 새 2배 증가…AS불가, 수리비 전가 등 ‘눈살’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외국계 기업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투자법인·외국법인 등의 형태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지난 2016년 기준 1만2085개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06년 9628개에 비해 25% 가량 높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외국계 기업 중 상당수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한 영업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주목된다. AS불가 방침을 고수하는가 하면 일부 기업은 제품 수리비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기만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패스트패션’을 주도하는 스페인 의류브랜드 ‘자라’의 경우 수선이 불가능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자라의 국내 영업은 자라리테일코리아가 맡고 있다. 이곳의 지분 구조는 스페인 인디텍스그룹 계열사인 ‘Industria de Diseno Textil, S.A.와 롯데쇼핑이 각각 70%, 3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김소영(42·여) 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스페인 SPA브랜드인 ‘자라’에서 겨울용 아이 점퍼를 구매했다. 세일 기간이어서 5~6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겨울옷을 장만할 수 있었다. 그런데 1주일 후 아이가 점퍼 지퍼를 세게 올리다 고장이 났다.
 
아이가 점퍼를 너무 좋아해 수선을 맡기려 옷을 구매한 자라 매장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다. 해당 매장은 철수한 상태였다. 김 씨는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다른 자라 매장을 방문해 수선을 요청했지만 수선이 불가능 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김 씨는 “직원이 계산대 뒤에 부착된 ‘AS 불가 표시’를 가리키면서 여긴 완제품을 파는 곳이기 때문에 수선이 어렵다는 말만 했다”며 “아이가 옷을 너무 좋아해 동네 수선집에서 고쳤는데 옷 가격의 절반인 2만5000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은영(33·여)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2016년 12월 ‘자라’의 오리털 패딩을 구매했다. 이 씨는 “패딩을 사고 몇 번 입지 않았는데 지퍼 부분이 고장이 났다”며 “옷을 고치려 자라 매장을 방문했는데 ‘지퍼가 고장났다’고 말하자마자 바로 ‘수선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지퍼를 고치는데도 비용이 많이 들어 그 옷은 그냥 입지 않고 집에 방치해 놓고 있다”고 털어놨다.
 
자라 뿐 아니라 ‘유니클로’, ‘H&M’ 등의 외국계 SPA 브랜드도 AS불가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본사 측은 “별도의 AS센터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완제품으로 제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수선이 어렵다”고 안내했다. 반면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국내 SPA브랜드 ‘스파오’와 ‘미쏘’는 AS가 가능했다.
 
일부 외국계 기업 전자제품의 경우 수리기간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제품의 경우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지적이다. 영국기업 다이슨의 무선청소기 제품을 사용 중이던 이유리(여·가명) 씨는 지난 12월 청소기 작동이 안 돼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배터리 방전이 이유인 것 같아 배터리 교체를 요청했지만 부품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생활에 필요한 청소기인지라 이 씨는 결국 사설 업체를 통해 배터리를 교체해야 했다.
 
이 씨에 따르면 당시 다이슨 측은 “해외에서 직접 들어오는 부품이기 때문에 해당 모델의 부품이 없으면 최장 3~4주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모델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5~15만원의 수리비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국내만 들어오면 껑충 뛰는 가격…‘호갱님’ 취급 받는 한국 소비자들
 
일부 외국계 기업은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4년 세계적인 가구회사 이케아는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8500개 이상의 제품 사진과 가격을 공개했다. 당시 가격 공개 직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유독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 외국계 기업의 부족한 서비스 뿐 아니라 국내로 들어오면 몇 배로 불려파는 가격 정책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부 외국계 기업의 제품은 국내·외 가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케아, H&M, 자라, 다이슨 매장 ⓒ스카이데일리
 
이듬해 3월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이케아와 국내 가구업체 한샘·리바트·까사미아의 가정용 가구제품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케아 제품의 국가별 평균 판매 가격을 매매기준 환율로 환산해 비교했을 때 국내 가격은 OECD 21개국 중 스웨덴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49개 제품의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OECD 평균보다 비싼 제품은 89.7%(44개)에 달했다.
 
스카이데일리는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외국계 기업 제품인 ‘애플 스마트폰(미국), 다이슨 무선청소기(영국), 자라 의류제품 등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직접 확인해 봤다. 그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해외 보다 국내 판매가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아이폰X 실버 64GB의 국내 판매가는 142만원이었지만 미국 공식홈페이지에서는 같은 사양의 제품을 한화 약 106만원(13일 환율·1070.30원 기준)에 판매 중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가격 차이는 36만원이나 됐다. 같은 모델 256GB 제품은 국내 판매가 163만원, 미국 판매가 약 122만원 등이었다.
 
다이슨 무선청소기 역시 국내 판매 가격이 해외보다 훨씬 높았다. 다이슨코리아에 따르면 V10 앱솔루트는 109만원, V10 애니멀은 89만8000원 등이다. 반면 미국 공식홈페이지에서는 같은 제품이 각각 699달러(한화·74만9409원), 599달러(64만750원) 등에 판매되고 있었다.
 
외국계 기업의 국내·외 판매가격 차이는 결국 ‘해외 직구(직접 구매)’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 건수는 2359만건, 규모는 21억1000만 달러(한화·약 2조2000억원) 등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6%, 29.1% 늘었다. 2013년 10억4000만 달러에 비해 4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기업의 국내·외 가격차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허경옥 성신여자대학교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계 기업 제품이 유독 비싼 것은 높은 임대료와 같은 한국만의 특수한 점이 반영된 영향일 수 있다”며 “가격 정책 같은 것은 기업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정부 등 제3자가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문제를 인지하고 정보를 교류해 목소리를 내는 방법만이 가격 인하를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며 “소비자들이 불합리한 가격을 책정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해야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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