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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민달팽이유니온

“미래세대 위한 안락한 보금자리 우리가 만들죠”

청년층 주거빈곤 문제 해결 앞장…정책 참여 및 대안 모델 제시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4-28 01: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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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달팽이유니온(이하·민유)은 청년들이 겪는 주거빈곤의 사회적인 공감 확대와 더불어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처음 8명으로 시작한 민유는 현재 700여명이 훌쩍 넘는 청년 조합원을 갖춘 시민단체로 성장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청년들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안정적인 삶을 위한 곳이기도 하지만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엄두를 내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을 보장 받음으로써 삶의 주체성 얻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죠. 나 혹은 타인과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법들이 집이라는 매개를 통해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민달팽이유니온(이하·민유)’은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이 직접 만든 비영리 시민단체다. 세입자로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주거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 수립, 제도 개선 등 각종 활동에 참여해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이한솔(29·남) 사무처장과 최지희(28·여) 위원장, 권하늬(24·여) 조합원 등은 스카이데일리와의 만남에서 청년들이 마주한 주거문제의 현실과 이를 해결할 참신한 방안 등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청년 중심 네트워크 마련, 실태조사 기반 실질적 대안 모색
 
껍데기집이 없는 달팽이인 ‘민달팽이’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거처를 마련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을 빗대서 사용되는 단어다. 지하나 옥탑방, 고시원 등의 첫 글자를 딴 일명 ‘지옥고’를 전전하는 주거빈곤층 청년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대학생 8명으로 시작한 민유는 현재 조합원 700명을 훌쩍 넘는 시민단체로 성장했다. 이한솔 사무처장에 따르면 민유는 청년주거문제 관련 캠페인 및 주거실태조사 등을 통해 직접 주거정책 제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영리 주거모델 ‘달팽이집’을 개발해 자체적으로 주거문제 해소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저희가 처음 출범했을 때만 해도 청년주거문제가 정책 의제로 다뤄진 적은 없었어요. 청년 주거 관련 문제가 있었지만 크게 조명 받지는 못했죠. 당시에는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4인 가구 중심의 정책이 주를 이뤘었거든요. 1~2인 가구, 청년층에게 발생하는 주거 문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거죠”
 
출범 초 민유는 세입자로서 임대인과 관계 맺기가 미숙한 청년들의 주거실태에 집중했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부동산 관련 배경지식이 없어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기 힘들고 최저 주거기준을 맞추지 못한 불량주택에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걸 파악했다. 
 
▲ 민유는 2013년부터 청년임대주택 모델인 ‘달팽이집’을 공급하고 있다. 부천, 전주 등 전국에 마련된 달팽이집은 10호에 이른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지희 위원장, 이한솔 사무처장, 권하늬 조합원 ⓒ스카이데일리
 
민유는 지난 2013년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청년들이 거주하는 고시원이 고급 아파트인 ‘타워팰리스’보다 평당 임대료가 비싸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방값역전현상’에 대해 고발하며 사회적으로 관련 문제에 대한 인식을 차츰 넓혀나간 것이다.
 
“민유는 서울·경기를 비롯해 전국의 많은 청년들과 연계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잖아요.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적은 지방의 경우에도 청년들은 나름의 주거부담을 안고 지내죠. 저희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역할만으로는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주택협동조합과 함께 ‘달팽이집’ 임대주택 모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요”
 
협동조합주택인 달팽이집은 민유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청년임대주택 모델이다. 지난 2013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첫 선을 보인 달팽이집은 부천, 전주 등에 순차적으로 공급돼 현재 전국에 10호가 존재한다. 달팽이집에서 사는 조합원들은 서로를 식구, 새로운 가족이라고 부른다.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는 공간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현재 서울시는 달팽이집과 비슷한 방식의 ‘역세권 2030 청년임대주택’을 마련하고 있다. 권하늬 조합원에 따르면 역세권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아이디어는 참신하지만 수요자 맞춤형으로 온전한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민유는 청년임대주택 짓는 걸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으면서도 서울시의 정책에 마냥 동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지내는 동안 앞으로도 몇 번이고 집을 구해야 하는데 단순히 싸고 좋다는 이유만으로 청년들이 집을 결정하는 게 아니잖아요. 물론 3자 입장에선 기존 원룸이나 고시원 보다는 역세권 임대주택이 뭔가 보장된 것 같고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청년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학교 근처 집값을 떨어뜨려주는 것이고 기숙사를 더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에요. 실제 그 집에 들어가서 살 청년들이 아니라 왜 정책을 생산해내는 입장에서만 청년주택 문제를 다루는 지 답답하기도 하죠”
 
“물론 민간사업자가 개발하고 공공에 기부 채납하는 식의 청년임대주택을 늘리는 건 좋은 아이디어에요. 하지만 과거 뉴스테이의 실패를 맛봤고 그 전처를 밟으면 안 되잖아요. 역세권이라는 입지조건에 건폐율·용적률 등을 완화해 짓는 건데 일정 기간이 지나고 분양에 나설 경우 자칫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죠. 우리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견제할 생각이에요”
 
“미래세대 보금자리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변화, 사회적 관심 중요”
 
민달팽이유니온은 찍어내기 식으로 공급만 늘리는 정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사무처장은 1인 가구 주거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치솟는 가격을 잠재우는 것은 중요하지만 미래세대의 집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변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민유는 공공임대주택의 양적 확대보다 청년층 니즈를 수렴한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본시장의 논리가 적용되는 부동산 구조의 제도적 정립이 수반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스카이데일리
 
 
 
“근로환경을 예로 들면 사람이 이렇게 오래 일을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문제를 지적하면서부터 변화가 시작됐어요. 이후 과도한 노동을 제한하고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들이 차츰 갖춰졌죠. 암묵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아직 부동산시장 내에서 집이라는 건 사람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곳이 아니라 재화·물건·투기수단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죠. 집에 대한 인식부터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권 조합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또래 친구들이 부동산 관련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을 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원룸이나 자취방 등을 구하기 위해 청년들은 기껏해야 부동산 중개 서비스 앱(app)을 누르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결국 직접 부딪혀보고 실수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는 아쉬운 대목이다.
 
“부딪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지금 현실이잖아요. 아예 모르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찾을 생각도 못하죠. 저도 집을 구하고 제 주변 친구들도 모두 집을 구하고 있는데 왜 아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을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수단을 고민하는 것보다 지역마다 주거상담센터 등을 잘 마련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곳을 찾게 될 거예요. 세입자의 권리가 잘 보장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부동산을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있잖아요. 하지만 개천에서 용 나기가 쉽지만은 않죠. 현실을 직시하고 주거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유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주거문제와 관련해 산전수전을 다 겪고 지친 사람들도 있거든요. 민유는 앞으로도 주거문제로 지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단체로 지속 성장해 나갈 계획이에요”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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