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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입김 거세진 정부의 갑질…더 이상은 곤란하다

재벌 갑질 못지않아…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8-05-12 10:43:05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출범 1년을 맞이한 현 정부에 대한 성적표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여론이 크게 나쁘지 않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는 듯 하다. 최근 이슈의 중심에 있는 남북 핵협상 등 안보 부문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경제 성적과 관련한 대부분의 평가에서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기업·고소득자 등 기득권에 대한 지나친 과보호와 편익 제공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양극화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이 J노믹스의 근본 철학이다. 이런 가운데 경제적 약자의 편에 서는 경제 정책이 봇물처럼 나온다.
 
‘소득주도 성장’, ‘사람 중심 경제’가 경제의 핵심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없는 용어들로 분배와 상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파이를 키우는 데는 관심이 없고 있는 파이를 나누기에만 급급해 우리 경제를 하향평준화로 몰고 간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홀로 역주행 한다는 비판도 파다하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경제 회생과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경쟁국들이 시장·기업 혹은 혁신 주도 성장을 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잊을만하면 터지는 사건이 바로 갑질 재벌 비리다. 더 이상 이런 관행이 용납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성숙도나 개인적인 수준이 이미 많이 올라와 있다. 이를 기다렸단 듯 대기업 강성 노조의 반발과 저항 수위는 더 높아진다. 이런 유사한 사건 혹은 사고로 인해 갈등의 골은 더 깊어가고 경제는 더 수렁에 빠진다.
 
이는 사람 중심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의 손을 들어주는 빌미를 제공한다. 물론 재벌의 갑질에 대해서 옹호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이러한 비리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 하지만 전체 대기업으로 확대해 흑백논리로 몰고 가면서 사용자와 노동자 측 대립 구도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정부의 반(反)기업·친(親)노동 정책에 더 힘을 실어주면서 글로벌 흐름과의 괴리가 더 커지지 않을지 걱정된다. 특정 재벌의 범죄 행위는 법적 절차를 통해 단죄하고 관련 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는 당연히 마련돼야 한다. 그러나 기업의 경제적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은 곤란하다.
 
재벌의 비리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갑질 적폐는 또 있다. 기업의 반대편에 있는 강성 노조는 물론이고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엄청나게 큰 정부의 갑질이다. 정부 주도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현상이기도 하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용어도 이러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정부를 마치 상전처럼 모신다.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대관(對官)업무 관련 부서가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해당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정부 관련 부처의 주요 인사들을 챙기고 비위를 맞추기 급급하다.
 
한편으론 힘 있는 정부 부처에서 근무한 퇴직 관료를 모시려고 안달이다. 비싼 급여를 주더라도 편법과 비리에 대한 해결 혹은 정부 관급 프로젝트 수주 체결 등 본전을 뽑을 거라는 심산이다. 정부 눈치 보기, 오랜 관행으로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으로 해외 진출 국가 정부를 상대로 이런 짓(?)을 서슴지 않고 하다가 현지에서 구설수에 오르는 우리 기업의 사례도 수두룩하다.
 
디지털 시대 역행, 아날로그 공직사회 관행 도처에 만연
 
회의를 한답시고 우리 정부 고위 인사들은 툭하면 기업들을 불러댄다. 순수한 의미와 배경에서 회의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고역일 수 있다. 혹시 참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회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나 결과를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일방적인 지시 하달에다 돌아가면서 한마디 하는 형식적 토론에 그치다 보니 신물이 난다는 기업도 많다.
 
요즘 정부가 ‘혁신 성장’이라는 경제 패러다임을 하나 더 꿰면서 스타트업 기업인들과의 회의가 잦은 모양이다. 벤처 생태계를 선진화하려면 이런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려고 하지 말고 뒤에서 멍석만 깔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벤처 기업들은 대기업이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대기업을 문어발식 포식자라고 간주해 벤처 기업 인수를 규제하는 것은 글로벌스탠다드와 동떨어진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생태계를 살리는 것이 아닌 죽이는 짓이라고 하소연한다.
 
남들은 빛의 속도로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뒷걸음질이다. 우리 공직 사회의 꼴불견은 이보다 더 많다. 전시회나 개관식 등 행사장에는 테이프 커팅식에 수십 명이 줄을 서있고 사회자가 위치를 정하느라 요란하다. 사진 한 장 찍는 세레머니에 합류하려는 인사들로 즐비하다. 한 술 더 떠 소위 VIP 동선이라는 것을 만들어 행사장을 돌면서 안내자의 설명을 듣는다. 흔히 말하는 순시다.
 
지각 있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런 관행은 없어진지 오래다. 그럼에도 우리는 버젓이 하고 있다. 이런 행위가 옳고 그른 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없으니 계속 한다. 고객(관객) 혹은 수요 중심이 아닌 공급자 혹은 힘의 원리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4차 산업혁명, 그리고 혁신이 기술에 의하기 보다는 사람에 의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신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정부의 규제 혹은 입김이 더 세지면서 정부가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간 기업을 정부 기업 대하듯이 사사건건 간섭하고 통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민간 기업은 시장 경제 원칙 하에서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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