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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무역전쟁 1년 후 승패 윤곽…남북통일 갈등 겪지만 2048년

김태규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6-30 21:01:58

전남 여수 여행을 마치고 올라오면서 ‘이번 여행은 夏至(하지) 여행이구나’라는 생각이 여러 차례 들었다. 하지는 해마다 오는 빛의 축제로 일 년 중 빛이 가장 많은 때다. 밝은 빛이 많고 간하면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어 올해의 일들도 뚜렷해지고 있다.

정치는 이번 지방선거에 따라 여당의 압승으로 나타났고 수십 년간 웅크리던 북한이 바깥으로 나왔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북한이 미국에게 기울 것을 우려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극진히 대접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1년이면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유로존이 표퓰리즘·난민문제 등으로 흔들리자 독일 메르켈 총리는 결국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했다. 마크롱은 그간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선 공동예산을 창설하고 유로통화기금(EMF)을 확대해 재정위기가 발생한 나라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고 독일은 반대 입장이었다.

독일은 유로존 공동예산이나 기금 확대가 결국 독일인의 돈으로 재정위기국을 무상 지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비판해오다가 결국 받아들였다. 이탈리아의 이탈을 걱정한 모양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기만 한 유럽연합이다.

한편 영국 의회는 메이 정부가 제출한 유럽연합(EU) 탈퇴(이하·브렉시트) 법안을 승인했다. 영국 의회는 지난해 9월부터 무려 1만2000개의 EU법과 규정을 국내법으로 전환하는 논의에 들어갔으나 여론의 반대로 난항을 겪다 이번에 기본 법안이 통과됐다. 지난 2016년 국민투표로 결정된 영국의 브렉시트가 이제 더 이상 `돌릴 수 없는 결정이 된 셈이다.

남북한의 통일을 전망해보니

올 해(무술년) 가장 큰 일은 북한이 살 길을 찾아 바깥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처럼 세상은 길게 보면 순리대로 흘러간다, 핵무기가 밥을 먹여주진 않는다는 단순 명백한 이치가 마침내 통한 셈이다.

이번 비핵화 협상은 분명 이전의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무엇보다 북한 스스로의 의지, 정확히 말하면 김 위원장의 자발적인 의지가 결정적이었다. 이번 일로서 남북한 통일의 물꼬가 열렸다. 그러니 장차 남북한의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히 말해 무술년이 시작됐으니 앞으로 30년 뒤인 2048년 무진년엔 남북의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 60년 순환이기에 그 절반이 지나면 통일이 될 것이란 뜻이다. 길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가장 부담이 적은 순환이다. 그간 폐쇄돼다시피 한 북한은 여전히 조선왕조의 유교적 통념이 강하고 개방의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문화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통일로 가는 도중에 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있을 것이라 본다. 특히 12년 뒤인 2030년 경술년에 첫 고비가 있을 것이며 병진년 2036년에는 남북 간 커다란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본다. 일시적인 남북 간 긴장이 해소됐으나 북한은 여전히 1인 독재를 유지해 이로 인한 갈등이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 내부 민권·반체제 운동이 발생할 경우 당국은 그를 탄압하려 들 것이고 이에 우리 남쪽에선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을 음에서 양으로 지원하려 할 것이다. 이 경우 남북한이 그 갈등을 봉합·정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로써 멀고도 험한 통일의 길이 펼쳐지겠지만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길이다. 이 때문에 통일은 향후 30년 한 세대의 세월을 보낸 2048년이 될 것이라 본다.

미중 대결의 전망

올 해 또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이제 미국이 중국을 더 이상 그냥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중국이 글로벌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미국은 대응하기로 했다. 미국은 민주주의 체제이기에 물론 정권이 바뀔 수도 있겠으나 더 이상 중국을 그냥 둘 순 없다는 기본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시작한 무역전쟁은 물론이고 이번 북한과의 협상 역시 큰 틀에서 보면 북한을 중국의 영향권으로부터 분리해내려는 커다란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너무 순진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의 주변국과 관계를 보면 파키스탄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친중 국가들이 거의 없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금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대결이기에 6년이 지나면 승패가 확연해질 것이라 본다. 즉 2024년이 되면 중국은 이미 엎어져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이번 미국과 북한 간의 협상이 가져올 영향으로 일본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며 북한이 미국 쪽으로 기울게 되고 아울러 중국의 이번 도전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일본은 더 이상 군비를 강화할 이유도 명분도 사라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남북한의 대치와 중국의 도전으로 인해 사실 우리가 위치한 동북아 지역이야말로 가장 군사적 긴장도가 높은 곳이었는데 이제 그 판도가 변하고 있다. 올 해 무술년은 그 결정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해가 하늘 한 가운데에 오는 天中(천중)의 때인 하지에 여수를 다녀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하지의 강렬한 햇빛이 먼 세월 저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나 호호당은 시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그 이미지를 포착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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