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답보에도 경협 잰걸음…재계도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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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ICT·전력 분야 수혜 기대…경협 기대감에 북한 전문가 모시기 경쟁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17 16:51:04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협상이 답보상태에 있음에도 재계는 남북경협에 준비에 한창이다.

KT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남북협력 유관기관 및 ICT업계 종사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ICT 기반 한반도 공동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남북한 ICT 교류협력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5월 남북경협을 전담하기 위한 조직 남북협력사업개발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남북협력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북한 ICT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중소·벤처기업과 남북사업협력 기회를 공유하기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마련했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했다. 최근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ICT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같이, 북한에서도 ‘새 세기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ICT산업 기반의 경제성장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임을출 교수와 김희수 소장은 개성공단 등 경제특구를 남북 ICT협력의 시작점으로 삼고, 도로·철도 중심의 SOC뿐 아니라 ICT도 남북한 협력의 핵심 인프라가 돼야 한다는 견해를 공통적으로 밝혔다.

패션의류업계도 개성공단 재개를 통한 수혜를 노리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패션의류산업 남북경협추진위원회는 16일(어제) 서울 삼성동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신(新) 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패션의류업계 대응 포럼’을 개최했다.패션의류산업 남북경협추진위원회는 위원장인 패션그룹 형지 최병오 회장을 비롯한 국내 중견 패션 기업인들과 전문가로 구성된 의원회다.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가장 먼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산업분야로 의류패션봉제 분야를 꼽고 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서도 남북정상회담 바로 다음날부터 TF를 구성하고 북한 내 공단 재가동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기업 투자 유치나 철도 연결 등이 모두 전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LS전선 등 전선 제조업체들 주목을 받고 있다. LS그룹은 지난달부터 LS전선, LS산전, 가온전선, LS-Nikko동제련, E1 등 LS 계열사들은 기획부서를 중심으로 남북경협 확대에 따른 사업성 등을 스터디중이다. 남북경협이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전망에 대한 외부 컨설팅도 받고 있다.

은행업계에도 경협 관련 전문가 모시기 경쟁에 돌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본사 전략기획부에서 근무할 북한 전문가 채용 공고를 냈다. IBK기업은행도 IBK경제연구소 내 북한경제연구센터에서 근무할 박사 학위 소지자 1명을 뽑고 있다. KEB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미 지난달 1명을 채용해 3명의 북한 관련 전문 연구원이 관련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책은행들도 마찬가지다. KDB산업은행 역시 최근 기존 통일사업부를 한반도신경제센터로 바꾸고 그 아래 남북경협연구단을 신설했다. 이곳에서 남북경협과 북한개발금융 등 한반도 신경제 구상 관련 연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남북관계 악화로 소속인력을 줄여왔던 수출입은행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역시 향후 추가 채용이나 내부인력 충원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은 좀처럼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측은 체제안전 보장할 수 있는 수단·방법을 먼저 내놓으면 우리가 비핵화를 먼저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로 미국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것을 내놓으면 체제안전보장을 해주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각자의 요구사항을 먼저 관철시키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