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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종목의 경우 자국 내 경기의 발전이 곧 국가대표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된다. 올림픽,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서 국가대표팀의 활약은 곧 국가 위상과도 직결된다.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축구 역시 ‘K리그’라 불리는 국내 경기가 존재한다. 리그 자체의 인프라는 타 스포츠 경기에 모자람이 없지만 흥행 부분에 있어 사실상 참패에 가까운 실정이다. K리그의 흥행 부족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경기수준 저하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냈다. 경기력 저하는 K리그 선수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국가대표팀의 수준 하락으로 이어져 축구를 통한 국가 위상 제고는 아예 꿈도 꾸지 못 하는 상황을 낳았다. 국내 축구팬들과 전문가들은 K리그 흥행 부족의 문제점으로 다양한 요인을 꼽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축구의 본산인 대한축구협회의 대대적인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수렁에 빠진 한국축구’로 정하고 현재 실태와 전문가 진단, 개선 필요성 등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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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 조성우·강주현·나수완 기자] “국민들이 축구에 관심을 갖는 시기는 4년 중 단 한 번이다”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축구가 ‘범국민적 스포츠’라는 수식어를 지니곤 있지만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 기간을 빼면 국내 프로축구는 사실상 관심 밖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할 때마다 국내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이 강조되지만 상황은 변함이 없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축구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로 꼽힌다. 한 나라의 축구 실력은 해당 국가의 이미지와 위상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 강대국이 아님에도 오로지 축구 실력만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국가도 여럿 존재한다. 해당 국가의 축구 수준은 자국 내 리그의 수준과 직결된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의 흥행참패와 이로 인한 경기력 저하가 아쉽게 다가오는 배경이다.
축구1번지 수원도 관중석 텅텅…야구·배구 경기장 꽉 찬 함성과 극명 대조
경기도 수원시는 국내를 대표하는 축구도시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1995년 수원시와 연고협약을 맺고 국내 9번째 K리그 구단을 출범시킨 지역이다. 수원시에는 2002년 월드컵 직전‘빅버드’란 애칭을 자랑하는 수원월드컵경기장도 신설됐다. 지난해 국내서 개최된 ‘2017 FIFA U-20 월드컵’ 메인 개최도시로 선정됐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결승전까지 치러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 축구도시’라는 수식어도 이제 옛 말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수원시민들 역시 축구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한 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축구 구단 수원삼성블루윙즈에 대한 인기가 한 풀 꺾인 상황이다. 프로축구 경기가 열린 당일 경기장의 분위기가 이를 방증했다.
‘2018 프로축구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블루윙즈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열린 당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사실상 텅 비다시피 해 보였다. 각 구단의 열혈팬 몇 명만이 객석 몇 곳을 차지하고 있을 뿐 이었다. 시민들도 예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수원에서 30년 가까이 거주했다는 축구팬 박영문(55·남) 씨는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박 씨는 “과거 현대유니콘즈가 수원을 연고로 했던 시절에는 야구의 인기가 축구에 비해 훨씬 못 미쳤다”면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내 곳곳에서 블루윙즈의 상징인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행렬을 마주했을 정도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근래에는 오히려 푸른색 유니폼보단 수원을 연고로하는 프로 야구단인 ‘KT위즈’ 유니폼을 입은 이들을 훨씬 더 많이 마주하게 된다”면서 “KT위즈가 수원에 안착하고 점차 지역사회에 녹아들고 또 모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시설마련에 집중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야구장을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T는 수원을 연고로 정하고 수원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한 이후 줄곧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경기장 증축 및 리모델링 등을 통해 연면적을 1만1000m²에서 3만2000m²로 확장시켰다. 관중석도 1만4000석에서 2만석까지 늘렸다. KT는 향후 관중수용규모를 2만5000석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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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관중 수는 공개조차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찾는 관객 수가 적어 공개할 수준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장 매표업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평일에는 400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전체 관중석은 4만여석에 달한다. 10분에 1도 채워지지 않는 셈이다. K리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6486명이었다. 2011년 1만709명이었음을 감안하면 불과 6년 새 절반 이상 하락한 수치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대부분 ‘골수 축구팬’이라 불릴만한 이들이 전부였다. 축구 자체는 범국민적 스포츠이지만 K리그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셈이었다. 축구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약간의 노력만 더해진다면 K리그 또한 야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삼성블루윙즈 서포터즈 김한수(40·남) 대표는 “실제 경기장에 와서 보면 축구 경기 또한 그 열기나 분위기가 야구 못지 않다”며 “한번 K리그 경기 본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찾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단기적으로라도 ‘무료티켓’ 이벤트 등 부담 없이 경기를 보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빈곤한 상태에선 성과도 없다…한국 프로축구 근본적인 뿌리부터 바뀌어야”
현재 K리그 소속구단은 기업구단보다 시·도민구단 형태가 더 많다. K리그 1·2부리그 총 22개 구단들 중 14개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도민구단이다. 이러한 구조는 K리그의 흥행실패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매번 재정적인 한계에 부딪혀 좋은 경기·선수를 발굴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도민구단의 재정적인 한계 외에도 문제점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리그부실화’다. 선거로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해당 구단의 팀의 감독·운영방법 등 전반적인 체계가 지자체장 입맛대로 뒤바뀌어 튼튼한 내실을 강화할 수 없는 악순환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서울E 서포터즈 관계자는 “전임 시장과 다른 정당 소속의 지자체장이 뽑혔다면 시민구단은 업적 깎아내리기의 희생양이 되기 일쑤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구팬들은 K리그 자체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FC안양 서포터즈 배민수(27·남)씨는 “K리그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가·기업의 스폰, 지원이 너무 열약하다는 점이다”며 “우리나라 K리그는 거의 시·도민구단으로 돈도 없고 스폰도 제정도 없어 할동 범위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져야 좋은 구단이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그러면 자연스레 관객들도 늘어나고 우리나라 축구 수준도 향상돼 결국 국가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기업 차원에서 구단을 지원하는 등 K리그의 근본적인 뿌리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MBC·TBC 축구중개 해설위원 등을 역임한 영남대학교 박용기 교수는 “사람들이 애정이 있어야 투자로 이어지고 그래야 더 좋은 경기, 더 좋은 팀을 꾸릴 수 있다”며 “그 ‘애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가·기업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및 지원이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김도현·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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