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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 조성우·강주현·나수완 기자] 우리나라 프로축구 리그 육성과 지원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축구시장 자체가 갖는 경제적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축구 리그의 성장은 곧 축구시장의 성장과 직결돼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둥근 공 하나가 만든 막대한 돈…단 한명의 스타 몸값만 수천억
통상 6·7월은 8월부터 이듬해 5월 말까지 진행되는 유럽축구 일정의 시즌오프 기간이다. 올해의 경우 이달 초까지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유럽 국가들은 사실상 축구 비수기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프랑스의 우승으로 월드컵이 마침표를 찍은 현재 국제 축구계의 화제는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남)의 이적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4·남)와 더불어 최근 10년 이상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호날두는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마드리드에서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유벤투스는 호날두 영입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다.
유벤투스가 레알마드리드에 낸 이적료만 우리 돈으로 약 1300억원에 달한다. 이적료란 계약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있을 경우 영입한 구단이 해당 선수의 원 소속구단에 지급하는 비용을 일컫는다. 원 소속구단이 이적료를 받고 계약을 해지해야만 해당 선수는 새로운 구단과 계약 가능하다. 구단과 구단 간 선수를 거래하는 금액이라 호날두가 직접 수령하는 금액은 아니지만 해당 선수의 시장가치를 의미하는 탓에 흔히 ‘몸값’이라 부른다.
향후 4년 동안 호날두에게 매 년 따로 지급되는 연봉만 약 4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벤투스는 약 3000억원을 들여 호날두를 영입한 셈이다. 유벤투스가 호날두 영입에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한 배경에는 그만한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유벤투스는 호날두 이적 후 채 열흘도 안 돼 시즌티켓·유니폼 등 11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어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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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유벤투스를 비롯해 구단 소유주인 이탈리아 부호 안넬리 가문의 주요 업체들의 주식도 연거푸 뛰어 올랐다. 추가적으로 현재 협상 중인 중계권료와 각종 노출광고비 역시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한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가 등과 함께 세계 3대 리그로 손꼽혔으나 독일 분데스리그 등에 추월을 허용했던 세리에A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선수 한 명을 넘어 이러한 선수들이 모인 리그 자체가 갖는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막대하다. 포스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구단’ 순위를 통해 일정부분 증명된 사실이다. 순수 경제성만을 잣대로 평가되는 이 조사에서 지난해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구단으로 평가된 곳은 박지성 선수가 몸담았던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맨유)였다.
맨유의 경제적 가치는 약 3조6900억원에 달한다. 이어 FC바르셀로나(3조6400억원), 레알마드리드(3조5800억원) 등 스페인리그 팀들이 나란히 2·3위에 랭크됐다. 상위권에 랭크된 대부분의 팀들은 유럽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팀들로 꼽힌다. 맨유가 속한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는 매년 중계료로만 전 세계 국가들로부터 수 조원을 벌어들인다.
성공한 리그가 외화벌이는 물론 국부창출에도 도움을 주는 셈이다. 영국 프로축구리그는 지난 시즌 4조원의 해외자본을 벌어 들였다. 이 밖에도 스페인 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그의 중계권 시장규모도 1조9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K리그의 중계권료는 지난해 기준 65억원에 불과했다. 호주·말레이시아 프로리그 중계권료 수익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호날두 몸값의 46분에 1에 불과한 금액이기도 하다.
중계료 수입만 4조원 영국리그…일본·중국·미국 등 프로축구 통한 외화벌이 노력 박차
천문학적 금액이 오고가는 시장으로 성장한 유럽무대를 모델삼아 최근에는 세계 곳곳의 프로축구리그가 흥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국 내 축구열기 부흥을 이끌고 장시간 연고주의를 심은 뒤 인프라를 개선하고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는 등의 투자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축구시장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과 미국이 꼽힌다.
비록 역사는 짧지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단기간의 효과를 노리는 국가도 존재한다. 축구팬으로 알려진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도아래 이른바 ‘축구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C리그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월드컵을 유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동지역의 리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 국가는 절정기를 갓 지나 은퇴를 앞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유치해 리그부흥을 이끄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 프로축구팀 빗셀고베에 입단한 스페인 출신의 축구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J리그에는 앞서 스페인 국적의 유명 축구선수 페르난도 토레스(사간도스)가 정착한 바 있다.
중국 프로축구팀들도 마찬가지다. 한 때 유럽무대에서 최정상급 기량을 뽐냈던 브라질 국적의 헐크·오스카 등이 나란히 상하이 상강에서 뛰고 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이탈리아의 축구영웅 파비오 칸나바로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스웨덴 간판공격수 즐라탄 이브리히모비치(LA갤럭시)와 영국의 신성 웨인 루니(DC유나이티드) 등은 미국 프로축구리그에 진출했다.
세계 각 국에서는 자국 프로축구리그 홍보 및 관객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J리그의 경우 축구 열기는 높으나 실력 차 때문에 아시아축구계에서도 변방으로 평가되는 동남아시아를 집중 공략하는 분위기다. J리그는 지난 2010년부터 태국, 대만, 필리핀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리그 경기 및 하이라이트를 송출하며 해당 지역의 관심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1부 리그뿐 아니라 2부리그 팀들의 인지도도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2014년부터는 ‘동남아시아 쿼터제’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해당 지역 축구팬의 관심을 모았다. J2리그 콘사도레 삿포로 팀이 베트남 축구 영웅 ‘레꽁빈’을 영입하고 3부리그 격인 J3리그의 후지 MYFC가 캄보디아 출신 장 와타나카를 영입해 해당 국가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중국은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자국 내 축구에 대한 인기를 끌어올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출전권조차 따내지 못했지만 상당한 기업들이 메인스폰서로 발돋움하며 국제 축구무대에서 ‘차이나머니’의 위용을 과시하기도 했다. 자국 내 프로리그의 활성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나아가 중국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축구무대에서 다소 변방이지만 나름의 경쟁력을 갖춰가는 이들 리그들을 K리그가 반면고사 삼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다. 아시아 클럽들끼리 자웅을 겨루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리나라 구단들과 만나게 될 J리그·중국슈퍼리그 등의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축구가 가진 잠재력과 가치는 전 세계인의 관심과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며 “일본·중국 등과 같이 축구만 보는 게 아닌 축구도 보는 방식으로 해외 축구팬을 자국에 불러들여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려는 나라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도 K리그의 발전을 도모해 국익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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