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꽁꽁’ 감소세 장기화…국내경기 하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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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 설비투자 6개월째 감소…산업생산은 2개월 연속 상승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02 14:35:30

산업활동 중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줄어들며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과 함께 경기가 침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산업생산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투자부진의 장기화와 함께 현재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통계청은 8월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설비투자가 전월대비 1.4%, 전년동월대비 11.2% 감소했다고 2일 밝혔다. 설비투자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IMF 외환위기 전후인 1997년 9월~1998년 6월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20년만이다.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IMF 외환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반도체 부문 투자가 조정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은 그간 설비투자가 반도체 업체 중심으로 대규모 진행되며 호조를 보이다가 올해 3분기 이후 증설이 마무리되며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8월에 반도체를 포함한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3.8% 감소한 까닭에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4.6%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8월 국내기계수주는 전년동월 대비 6.8% 늘어나며 3개월 만에 하락곡면에서 벗어났다. 전자·영상·음향·통신 등 민간에서 감소했지만 공공운수업 등 공공에서 전년동월 대비 242.5% 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설비투자 부진과 함께 건설기성도 건축 1.7%, 토목 0.1% 등 공사 실적이 모두 줄며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6.2% 감소한 수준이다. 건설 수주도 주택, 공장·창고 등 건축, 도로·교량, 기계설치 등 토목에서 모두 줄며 전년동월 대비 32.1% 줄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경기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8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p하락한 98.9로 나타나며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경기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떨어지면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간주한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은 건설기성액, 내수출하지수, 수입액,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이는 2009년 8월에 기록한 98.8 이후 최저치다. 동행지수가 100을 밑도는 건 경기가 개선될 여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낸다.

같은 기간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4p 하락해 99.4를 기록했다. 선행지수가 100아래를 기록하는 건 향후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통계청은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설비투자를 비롯해 각종 경기지표가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생산 부문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8월 전산업생산은 건설업이 감소했으나 광공업, 서비스업 등에서 생산이 늘어나며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서비스업, 광공업 등의 생산증가에 힘입어 1.5% 증가했다.

8월 소비판매 부분에서는 신발·가방 등 준내구제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제가 각각 전월 대비 1.8%, 0.3%씩 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6% 증가했다.

소매업태별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로 대형마트가 3.2% 감소했다. 하지만 면세점이 전년동월 대비 26.6%, 무점포소매 12.7%, 편의점 9%, 전문소매점 4.8% 등으로 상승하며 전 소매업태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6% 증가했다.

최근 국내외 경제기관이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설비투자마저 감소세를 지속하며 국내 경기엔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통계청은 “경기 국면전환을 판단하는 덴 국내총생산을 비롯한 다양한 수치를 봐야한다”며 아직 경기 하강을 단정하긴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