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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군전력이나 무기개발 능력 등에서 군사 강국 4~9위 반열에 올랐다. 이 같은 군사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 전자전 능력을 선도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거에 전쟁의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전자전 핵심기술을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놔 주목된다. <사진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명품무기 K9 자주포가 실전 배치돼 연평도에서 기동하는 모습, 뉴시스>
전 세계 유일의 이념대립라는 남·북대치 상황에서 한국의 군사력은 지속적인 전력증강을 통해 현재 세계 8~9위에 올라 있다. 이는 핵무기 보유국인 미·러·중·프·영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에 이어 일본, 독일, 인도 등의 바로 다음 랭킹라는 점에서 높은 순위다.
심지어 우리의 군사력은 핵전략을 뺄 경우 순위가 4~6위까지 메겨지기도 한다. 영국의 군사 관련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우리의 군사력을 150여개국 가운데 6위로 평가했다. 아울러 영국의 외교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도 우리의 군사력 순위를 동일하게 올려놓았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제임스 F 더니건은 ‘현대전의 실제’(How to make war)라는 책에서 미·중·러 3대 초강대국 다음 순위에 한군을 들기까지 했다. 4위라는 얘기다.
이 같은 순위평가 내용들이 10년 전후의 오래전 순위인데다 우리 군전력이 지속적으로 증강돼 온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군사력은 현재도 글로벌 4위~9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약간의 과대평가가 있을 수도 있다. 가령 일본의 자위대 군사력이 우리 보다 우위에 있지만 단순히 지상군이 작다는 이유로 우리 보다 뒤에 순위를 두는 것은 객관적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이외에도 많은 나라의 군사전문가들이 한국의 군사전력을 다양한 기준으로 높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8~9위는 전혀 근거 없는 순위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이 잠수함, 군함, 전투기, 탱크, 자주포 등 첨단 현대무기들을 자체개발해 본격 수출하는 반열에 올라 군사력 강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토마호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사거리 1500km의 순항미사일을 순수 국내 개발해 실전배치하는 세계 두 번째 국가가 됐을 뿐만 아니라 하늘을 날아 바다로 침투하는 방식의 첨단 어뢰도 미국산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으로 자체 개발됐다.
영국은 이 같이 전투능력이나 무기개발력 측면에서 한국은 이미 군사 강대국의 지위에 있음도 불구하고 스스로 약소국이라는 이상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비아냥대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영국은 우리에게 얼마 전 군함(군수지원함) 건조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가 무기개발 역사에 다시 한 번 획을 그을 미래무기들을 개발한다는 청사진이 나왔다. 언론에서는 그다지 큰 소식으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군사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뉴스다.
이들 무기를 개발하는 곳은 국산무기 개발의 산실 국방과학연구소가 아니라 한국전기연구원(KERI)이다. KERI는 국방과 전기기술 결합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5대 핵심 전기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는 프로젝트를 최근 내놨다. 이들 5대 기술은 비살상 무기용 전자기파 기술, 미래 함정용 초전도 기술, 미래 공격 무기용 전자 기술, 전투로봇용 전동력 기술, 에너지 보급용 전력 전송·전지기 등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무기기술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법한 최첨단 무기들이다. 이들 무기들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군사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탄’은 인명을 살상을 하지 않으면서 적을 일거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자기파의 일종이다. 치명적인 가상의 고통을 느끼게 해 적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을 통한 ‘무혈입성’을 가능케 한 현대전의 총아 개념이다. 반드시 죽이고 부상을 입혀야 승리하는 전투는 미래전에서는 한물 간 전투방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미래는 육상전이나 공중전 보다 해상전이 중요해진다. 해상이 육군과 공군 전투의 모함역할을 이미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전의 중요성을 감안한 전자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음향을 통해 해상에서 적의 기뢰를 제거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전자장비가 장치된 무기를 무력화 해 역시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해상전을 치르는 것도 가능해진다.
시끄러운 엔진소리나 모터소리를 내지 않고 자기장으로 함정을 이동할 수 있는 ‘초전도 추진함’도 은밀한 접근을 통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귀신 잡는 전투함’으로 불릴만한 기술이다.
미래에는 전투로봇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무인전투기와 무인폭격기 등은 실전에서 가공할 위력을 보이고 있다. 무인탐지기나 무인정찰기 등도 그 위력이 대단하다. 이들 기술이 발전하면 전투로봇을 활용한 부대가 전투의 승기를 잡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전투로봇은 어떤 전쟁에서도 ‘두려움’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투로봇을 실전처럼 활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기술이 선결요건이다. 전투로봇이 막대한 에너지를 장기간 소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상응하는 전동력 기술이 전투로봇의 양산의 핵심기술이다. 이를 선도적으로 개발한다면 전쟁은 하지 않아도 이길 만큼 적에게 무차별적으로 강력한 위압감을 준다.
미래는 누가 먼저 보고 판단하는 전자전인 만큼 그 전자전을 이길 수 있는 기술개발이 곧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다. 이 같은 전자전에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한다면 심지어 적이 가진 무기를 아군의 무기로 활용하는 전략까지도 가능해 진다. 이 또한 적을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무혈전쟁이다.
KERI는 이들 신무기 기반기술들을 이미 많이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군사기술과 융합해 응용하면 개발이 어렵지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실전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기술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글로벌 군사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자전 기술에서 앞서가야 한다. 정부는 이들 신무기 기술개발을 KERI에만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전 부처가 합심해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IT와 인터넷 강국인 만큼 관련 전문가들과 엔지니어 및 프로그래머들이 넘치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인력을 활용한 전자전 기술개발에 국민들도 적극적 성원을 보내야 한다. 국회가 관련 입법을 하는데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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