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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일본의 불황 극복과 서비스 산업 부활의 비결

손님을 환대하는 일본식 서비스 마인드의 복원, 내수 회복을 견인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8-12-01 15:17:11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올 6월 OECD가 발표한 한국 경제 보고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적시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OECD 평균 수준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과, 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의 감소를 우려한다.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고령화 속도는 회원국 중 가장 빠르다. 여성과 청년의 고용 비율이 낮고, 임금 불평등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3분기에 하위 20%의 소득이 무려 22.6%나 줄어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을 나눈 5분위의 배율이 무려 5.52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들이 갈수록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딜레마다. 또한 우리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이 낮고, 핵심 디지털 기술의 사용은 현저히 뒤쳐져 있으며,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와의 연계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은 아픈 대목이다.
 
마지막 부분에는 한국의 서비스 R&D가 OECD 국가 중 가장 낮고, 서비스 생산성의 경우도 제조업을 100으로 본 부가가치 가격 기준에서 OECD 평균은 80%를 웃돌지만 우리는 40% 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서비스 산업의 수준이 꼴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시인해야 하고 솔직해져야 한다. 우리 경제의 당면 현안인 일자리 창출과 무너지는 지역 산업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온갖 규제와 낡은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주한 유럽 상의가 왜 한국을 ‘갈라파고스(남태평양의 외딴 섬)’와 같은 규제 국가라고 평가하고 있는 지 새삼 새겨볼 일이다. 남이 이렇게 평가를 하고, 우리도 이를 익히 알고 있지만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수수방관한다. 한국 경제의 근간이 제조업이긴 하지만, 내수보다는 주로 수출에서 파이가 창출되고 있는 부문이다.
 
눈만 뜨면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서비스 산업의 발전이 따르지 않고서는 결코 이를 성취해낼 수 없다. 규제 개혁이 시급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집토끼는 물론 산토끼마저 모두 이 섬을 떠날 수 있다는 경고음은 계속 울린다. 
 
장기 불황에서 탈피하여 부활의 화살 시위를 당기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왜 다시 일본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는지 이해가 간다. 일본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이유는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 기질이 복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발 추격자인 한국이나 중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분야에 피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경제의 불황 극복 과정에서 제조업에 더하여 또 하나 주목을 끄는 부문이 서비스 산업이다. 일본 특유의 서비스 정신으로 내수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라는 특유의 서비스 마인드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 사람들이 손님을 진심으로 환대한다는 의미이다.  
 
잃어버린 20년 동안 불황의 그늘에서 사라졌던 일본인들의 서비스 정신이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서비스 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오모테나시 경영’이 뿌리를 내리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이 즐기는 신(新)조어의 탄생이다. 
        
일본을 보면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안 되는 게 더 많은 지 알 수 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어떤 빅 이벤트가 있으면 이를 활용하여 국가의 이미지나 산업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지를 발휘할 줄 안다.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경제의 마지막 보루이자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 산업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성과는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을 찾고 있는 관광객의 수가 두 배로 늘어나고 있으며, 관광수지의 흑자가 내수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기인하는 디지털 초연결 사회에서 새로운 서비스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오모테나시’라는 아날로그적 가치를 접목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한류(韓流)’가 있다면 일본은 ‘오모테나시’서비스 자체를 ‘메이드 인 재팬’으로 둔갑시켜 공산품과 더불어 세계에 수출한다는 전략적 골 세팅까지 하고 있다.  
 
제조업만 가지고는 일본이 과거의 영광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서비스 산업에서 또 하나의 신화 창조를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의 친절함, 이에서 비롯되는 서비스 마인드 혹은 산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혼네와 다테마에(本音と建前)’, 즉 일본인들의 속마음과 겉마음이 다르다고들 하지만 이들은 어릴 때부터 남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하나의 큰 규범으로 생각한다.
 
이는 서비스 산업에 필요한 기본 소양, 즉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연결하는 상술(商術)도 일본인들의 오랜 상도(商道)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이자 맥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절박함과 다시 해보겠다는 용기와 기백, 작은 것부터 실행에 옮기려는 진솔함이 돋보인다.
 
최고의 위치에서 바닥까지 떨어져본 그들이기에 처절하게 몸부림을 친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안일하고 태평하다. 자기 밥그릇을 더 챙기려고 연일 상대를 공격하면서 모두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결국은 바닥까지 가봐야 정신을 차리려는지 한국호(號)의 좌표가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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