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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북서부와 남동부를 잇는 광역 철도인 GTX A노선 공사 진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김현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이 수차례 연내 착공을 약속한 해당 사업은 서울 종로구와 은평구를 연결하는 북한산 구간의 우회로 문제와 ‘위험분담형 수익형 사업(BTO-rs)’에서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전환에 따른 사업심의, 토지 보상 문제 등으로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파주 운정역에서 강남의 삼성역까지 23분 이동 현실로 만든 ‘GTX A노선’
GTX는 수도권고속광역급행철도(Great Train Eexpress)로 일반 도시철도(30㎞/h)보다 4배 정도 빠르다. 지하에서 달리는 수도권의 ‘KTX열차’로 불린다. GTX 사업은 과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수도권의 심각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공약으로 제시한 사안이다.
김 전 지사 재임 시절인 2007년 경기도가 국토교통부에 건의해 본격적인 GTX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당시만해도 지하 50m 아래에 전철을 놓고 급행열차를 달리게 한다는 이야기에 반신반의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9월 국토해양부의 타당성 조사가 통과하면서 관심이 급증했다.
2014년 4월 전국 주요 거점도시를 KTX로 연결하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GTX 3개 노선이 포함되면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이후 GTX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년)’을 통해 실질적인 구축계획이 논의되면서 노선이 지나는 지역은 물론 서울 및 수도원 거주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매김했다.
정부가 계획 중인 GTX 노선은 모두 3개다. 이중 A노선은 총 길이 83.1km로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시작해 고양시와 서울 강남을 지나 화성 동탄신도시까지 이어진다. 사람들이 GTX A노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파주 운정역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23분이면 도착 가능할 정도의 빠른 속도 때문이다. 현재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교통편이 30분으로 단축돼 ‘교통 혁명’으로 평가된다.
수도권 북서부에 거주하는 이들은 GTX A노선이 교통난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으로 놓이는 ‘수도권의 KTX 열차’인 만큼 GTX의 파급력과 이용효과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당초 국토부는 GTX A노선을 크게 2개 구간으로 분화해 2023년 완전 개통을 목표로 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강남 삼성역 이르는 43.6km 구간은 민자 사업구간으로 정하고 올해 말 착공할 계획이었다. 화성 동탄역에서 강남 삼성역에 이르는 39.5km 구간은 재정사업구간으로 정해 지난해 3월 5개 공구 중 2개 공구가 착공에 들어갔다.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등 산적한 현안 수두룩…“연내 착공은 사실상 불가”
하지만 국토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GTX A노선 중 민자 사업구간의 연말 착공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우선 협상 대상자인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추진 중인 북한산구간 터널화에 대해 환경부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지난 11월 환경부에 서울 종로구와 은평구 사이의 북한산국립공원 구역의 464m 구간을 지하 127m 깊이로 통과하는 노선 계획안을 포함한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했다.
환경부는 ‘현행 자연환경법에 따라 도로와 철도는 국립공원을 통과할 수 없다’며 지하 통과 노선이 아닌 우회노선을 설정하라고 권고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 환경평가과의 김익수 사무관은 “처음 신한은행컨소시엄이 보내온 북한산 지하를 관통하는 초안에 대해서는 자연공원법 제23조 2항에 따라 대안 노선을 검토하라고 회신했으며 북한산국립공원을 통과할 수밖에 없으면 그 이유를 제시하라”고 답변을 보냈다고 밝혔다.
자연공원법 제23조 2항에 따르면 도로·철도·궤도·전기·통신설비 및 에너지 공급설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 또는 구조물은 자연공원 안의 생태축 및 생태통로를 단절해 통과하지 못한다. 사실상 환경부의 대안 노선 검토는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제시한 북한산 구간 지하화를 반려한 것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환경부가 북한산구간 지하화 노선 외에 우회 노선을 검토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해당 구간의 시공을 맡은 대림산업은 지난주 북한산구간 우회로를 포함한 본안을 다시 제출했다. 환경부 김익수 주무관은 “지난주 대림산업 측으로부터 대안 노선에 관한 내용을 담은 본안이 접수돼 환경영향 평가 등 관련 내용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다시 재출한 본안이 환경영향 평가에 큰 문제가 없다면 우선협상대상자인 신한은행컨소시엄과 실시협상 내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이달 중순경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통과하면 실시협약을 체결을 마무리 해 곧바로 사업실시계획 승인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 진행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들이 적지 않아 국토부가 예상한 시간 내에 착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되는 부분은 토지보상 문제다.
지난달 11월 중순 용산구와 은평구, 고양시 등은 GTX A노선 신설에 따른 의견 청취 공문을 발송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시계획이 끝나면 국유지 등을 중심으로 즉시 공사에 착수하고 사유지는 토지보상 절차를 즉각 이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유지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사유지의 경우 토지 보상을 위한 협상에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협상 대상 자체가 일반 주민들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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