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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경 인문책방

언론의 가짜뉴스 넘쳐나는 탈(脫) 진실의 시대

인문학 키워드 _ 가짜뉴스

스카이데일리(sky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1-12 08:38:54

▲ 문화평론가 고태경
최근 세계를 뜨겁게 달군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탈-진실(post-truth)이었다.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은 이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꼽았다. 이 단어는 영어 접두사 ‘post’의 이중적 함의대로, ‘탈-진실’이 되기도 ‘진실-이후’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굳게 믿었던 가치들이 사라졌다. 하나의 이데올로기, 하나의 전망, 하나의 사고틀이 붕괴하고, 세계는 이제 가짜뉴스들의 무대가 된 듯하다.
 
단어의 이중적 의미만큼 오늘날 탈-진실이라는 말은 보다 심층적인 뜻을 지니는 듯하다. 왜냐하면 이 단어는 단순히 거짓이 많아졌다는 것이 아니라(거짓은 예전에도 많았다), 진실이라는 관념 자체가 붕괴했다는 것, 따라서 이제 진실 이후의 시대를 시작된 것 아니겠냐는 느낌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언론과 대안언론의 시대
 
언론은 공론장을 만드는 시민사회의 결정적 요소다. 언론이라는 것, 혹은 시민사회의 공론장이라는 것이 형성된 것은 길게 봐도 18세기 즈음인 것으로 보인다. 신문과 정치비평 잡지가 발간되고, 소수의 지식인들이 이 언론매체들을 통해 사회의 모순들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정당의 기관지가 발행된 것은 19세기다. 언론은 이제 특정 정치이념을 선전하는 수단이 되었고, 정치집단들은 이 수단을 통해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갔다. 근대문학의 핵심이라 할 만한 소설 역시 주된 부흥의 출발점은 신문 정기연재를 통한 것이었다. 지적 소통은 오프라인의 만남이 아닌 한은 대부분 이 인쇄매체를 통해 이루어졌고, 시민사회의 공론은 이 매체의 영향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공적 장치로서 신문 등의 인쇄매체 부흥기는 20세기 초까지 이어졌고, 이후 텔레비전과 인터넷 등의 온라인 시각매체가 이를 압도하며 부상하게 된다. 당시까지 언론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말 그대로 공론장의 주류가 된 언론들. 예컨대, 일간지가 있고, 문학잡지 등의 월간지 혹은 계간지 등이 존재했다. 다른 하나는 대안언론이다.
 
인간은 언제나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언론이 존재한다고 할 때, 그 언론 역시 발행자들의 이해관계와 깊게 연루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우리가 일간지 발행자라고 해보자. 일간지의 발행을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기업광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그 기업들로부터 자유롭게 언론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의 욕망이 그렇듯, 언론 역시 특정 집단 혹은 특정 계급의 이해관계와 연루될 수밖에 없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에서 발행되던 식민지 합법언론들은 얼마나 진실을 말하고 있었을까. 이런 맥락에서 대안언론들이 필요했다. 언론의 형태는 기성 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신문발행을 시도했고, 재정적 여력이 되면 월간지나 계간지 형태로 발행 여력을 키우곤 했다.
 
따라서 텔레비전의 시대는 대안언론의 한계가 명확했다. 텔레비전은 거대한 자본이 필요하니까. 집 안으로 들어온 바보상자에 자신들의 견해를 송출하려면 엄청난 자본이 필요했다.
 
진실 이후 시대의 가짜뉴스
 
따라서 대안언론의 개념은 텔레비전의 시대와 함께 크게 위축된다. 반대로 인터넷 시대의 도래는 대안언론의 가능성을 다시금 예감케 했다. 요즘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인터넷의 시대는 곧 개인 미디어의 시대라고. 맞는 말이다. 인터넷의 활용에는 큰 자본이 들지 않으며, 스마트폰은 미디어를 개인들의 손에 안겨주었다.
 
그래서 미디어 활동의 다양성이 확보되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인방송을 하고, 공연이나 거리의 시위를 개개인들이 중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디어의 민주화가 시작된 것은 확실히 21세기에서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반전 역시 일어났다. 과거 대안언론의 시대와 달리, 이제 이 개인 미디어들에는 엄청난 자본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연간 수억을 번다는 이들이 등장했고, 이 개인 미디어가 대중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사람들은 더더욱 자극적인 방송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먹방의 활성화는 대체 대안언론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대안언론이 기성 언론에 대항한 정치적 대안 창출의 몰두했고, 이를 위해 이해관계보다는 가치와 집단의 정치/정책적 약속에 헌신했다면, 새로운 개인 미디어들은 자기PR에 훨씬 강하게 몰두한다. 가짜뉴스의 신드롬은 이 개인미디어의 시대를 타고 형성되었다. 이제 기존의 공론장을 통해 유포되는 모든 관점은 ‘가짜’가 된다. 실제로 우리의 언론보도에는 거짓된 정보가 넘쳐난다. 그런데 그것은 예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시대의 독특한 현상은 이제 모두가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언론의 신뢰도는 온라인의 무한한 우주 속으로 흩어져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나의 관점에 직접 조응하지 못하는 모든 것은 ‘기레기’의 가짜뉴스가 된다.
 
탈-진실의 시대는 따라서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시대를 뜻하는 게 아니라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 이른바 ‘진실 이후’의 시대를 뜻한다. 대안이 부재한 공론의 카오스 시대. 이것이 아마 우리가 가짜뉴스라는 말로 부르는 이 시대의 특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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