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사임” 가짜뉴스, 워싱턴 시민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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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일자 워싱턴포스트 신문 배포한 反트럼프 단체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8 16:33:13

▲2019년 5월 1일자 미래의 가짜 워싱턴포스트 신문을 배포하고 있는 反트럼프 단체 ‘예스멘’ 회원들. [사진=The Guardian]

16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DC 시내 곳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직 사임’이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실린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배포됐으나 反트럼프 단체 회원들이 만든 가짜뉴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신문은 진짜 ‘워싱턴포스트’와 거의 비슷한 크기와 글씨체로 만들어졌으며 발행일은 앞으로 3개월 보름 후인 2019년 5월 1일이다. 1면 톱에는 ‘대통령 사임’이라는 큰 제목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실렸고 다른 지면들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나 여성의 권리옹호와 같은 내용들로 채워졌다. 또 인터넷에도 워싱턴포스트의 홈페이지를 본떠 만든 웹사이트에 가짜 신문 PDF가 실렸다.

이 가짜 신문을 제작·배포한 주최는 미국의 反트럼프 단체인 ‘예스멘(Yes Men)’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종종 가짜 뉴스를 만들어 장난을 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브온’이라는 진보활동단체는 애초에 그들이 이 가짜 뉴스 아이디어를 냈으나 실제 신문제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스멘’이 가짜 뉴스로 장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들은 2008년 “이라크전 종전”이라는 헤드라인으로 가짜 ‘뉴욕타임즈’를 만들었고, 2009년에는 뉴욕시의 기후변화에 관한 가짜 기사를 실은 가짜 ‘뉴욕포스트’를 배포했다.

▲폴리티코 소속 기자가 ‘대통령 사임’이라는 헤드라인의 가짜 뉴스를 비난하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가짜 워싱턴포스트. [사진=트위터]

워싱턴포스트는 ‘가짜 워싱턴포스트’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이 신문 홍보팀은 트위터에 “가짜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워싱턴 DC 시내에서 배포되고 있으며, 우리 신문을 모방한 웹사이트도 생겼다”면서 “그것들은 워싱턴포스트에서 발행한 것이 아니며, 우리는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가디언’은 사회운동가 LA 카우프만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동료가 가짜 신문을 기획했으며 처음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2018년 봄 ‘예스멘’과 모임을 갖게 된 이후라고 말했다고 16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그것은 희망과 즐거움을 퍼뜨리는데 창의적으로 개입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졌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었다”는 카우프만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폴리티코(Politico)’의 이안 쿨그렌 기자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가짜신문 사진과 함께 유니온 스테이션 앞에서 그 신문을 배포하고 있는 여성에 대해 말하면서 “나는 이것이 어째서 문제가 되는지 설명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적었다.

워싱턴포스트가 ‘가짜 워싱턴포스트’를 배포한 이 단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박선옥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