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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경기불황의 포식자들(中-명품업계)

배짱영업 해외명품에 서민지갑 조공 나선 유통공룡들

‘쓰고 보자’식 소비 횡행…“미래경제 어둡게 만드는 일종의 경고”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28 00: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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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불황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해외 명품업체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래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명품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인상 등을 통해 호황을 톡톡히 누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명품업체 호황 뒤엔 유통공룡이라 불리는 백화점업계의 든든한 지원사격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소재 백화점 한 명품 브랜드 매장 앞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문용균·나광국 기자]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가계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오히려 명품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소비를 통해 위안 받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당장 쓰고 보자’는 식의 소비가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서민경제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경고의 메시지나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런데 일부 명품업체들은 명품선호 현상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와 동시에 스스럼없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심각한 상황을 이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제품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올리는 경우가 빈번해 서민들의 ‘미래가 없는 삶’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불황의 역설…최악의 경기 침체 속 백화점 지원 업은 샤넬·불가리 등 해외명품 불티
 
지난 24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대비 0.6%p 상승한 97.5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후 100이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100미만이면 반대다. 소비심리 위축은 제조업 등 산업 전반의 침체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독 활기를 띄는 분야들도 존재한다. 해외명품 업계가 대표적이다. 해외명품 업체들은 경기불황 시기에서 나타나는 명품선호 현상 덕분에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명품제품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18.5%를 기록했다. 지나 2016년 13.8%에 비해 약 5%p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9.7%에서 18%대로 껑충 뛰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사이 해외 명품업체들은 ‘빅3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의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빅3 백화점의 해외명품 브랜드 매출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 약 2조6577억원 △2016년 약 2조9158억원 △2017년 약 3조1244억원 등이었다.
 
‘빅3 백화점’은 해외 명품업체들의 손님유치 효과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국내 기업들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명품업체들은 경기불황에 나타나는 명품 선호현상과 더불어 유통공룡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호황을 틈타 제품 가격 인상까지 단행하고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일례로 프랑스 명품브랜드 ‘샤넬’의 경우 이달 1일부로 스킨케어, 여행용, 여성용 향수 등의 상품 가격을 최대 10.3%까지 올렸다. 미국의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도 소프트닝 로션 250ml를 8만7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올렸다. 미국 화장품브랜드 ‘아베다’는 인퓨젼 컨디셔너 200ml 제품을 기존 3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5~10% 가량 올렸다.
 
프랑스 메이크업 전문브랜드 ‘메이크업포에버’는 화장품을 담을 수 있는 팔레트 케이스 가격을 3000원에서 9000원으로 무려 3배나 인상했다. 쿠션 제품의 경우 최대 17.9%까지 올렸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는 향수 81개 상품 가격을 평균 3% 올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화장품을 시작으로 의류 등 다른 해외명품들의 가격도 속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샤넬에 따르면 2019년 1월 1일부로 샤넬 화장품 가격이 인상됐다. 올해 인상된 품목의 평균 인상률은 2.8%다. 지난해는 2.4%의 평균 인상률을 기록했다. 샤넬은 지난해에만 총 3회(패션 2회, 화장품 1회) 가량 제품 가격을 올린 셈이다.
 
샤넬 관계자는 “가격 조정은 환율 변동과 국가별 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진행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정판 마케팅을 별도로 진행한다기보다는 업계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매 시즌 마다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며 “컬렉션이란 것은 한정된 수량만 판매가 되는 것으로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경제에 대한 신뢰도 추락…‘일단 쓰고 보자’ 식 소비행태 확산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불황이 이어지는 동안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크게 다양화 돼 올해에도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들이 끊임없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 명품 브랜드 사이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벌써부터 일부 명품 브랜드의 경우 연 초부터 할인판매를 단행하며 소비자 길들이기에 나섰다. 국내 빅3 백화점들은 해외 명품업체들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16일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백화점과 2개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올해 첫 해외패션대전을 열고 180여개에 달하는 해외패션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현재 무역센터점(이달 16일~20일)만 행사가 종료된 상황이다.
 
▲ 전문가들은 경기불황 속에서 나타나는 명품선호 현상은 미래경제를 어둡게 만든는 일종의 경고라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품업계의 상술을 제대로 알고 대처할 수 있는 착한소비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서 줄을 서있는 시민들(왼쪽)과 명품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층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현재 이곳 행사장은 경기불황이 무색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많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매장은 오랜 기간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할 정도였다. 그 곳에서 만난 김은지(여·30대)씨는 “요즘 친구들도 그렇고 저도 꼭 사고 싶은 가방이나 화장품을 구입하기 위해 따로 돈을 모으기도 한다”며 “물론 상위 몇프로의 부자들이 명품을 많이 사겠지만 나 같은 사람도 적지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외식 등 다른 부분에서 지출을 줄이더라도 사고 싶은 것은 사야 행복하다”며 “솔직히 가격보단 신상품에 무게를 두고 구매하는 사람이 많은 명품 업계이다 보니 특별하게 얼마나 인상된 것인지 무엇 때문에 가격이 올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철민(남·30대·가명) 씨는 “어떤 브랜드라고 꼭 찍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명품 의류나 신발의 경우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한정판 판매를 자주 하는 느낌이다”며 “경기가 불황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수입에 따라 명품을 구매하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세태를 미래경제를 어둡게 만드는 일종의 ‘경고’라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희망을 갖고 앞날을 준비하기 보단 ‘일단 쓰고 보자’식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소비자협회 신현두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은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사회전반의 활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며 “그럼에도 일단 쓰고 보자 식의 소비 행태를 보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명품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착한소비자 운동 등을 통해 소비 시 선택에 다른 방향도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며 “착한소비자 운동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강사를 양성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사회적 흐름을 읽고 기업의 상술에 흔들리지 말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착한소비자 운동’은 공정소비와 사회적소비로 요약된다. 공정소비란 블랙상술의 독과점 폐혜와 불공정거래에 저항해 쾌적한 소비시장을 구현하는 소비를 말한다. 사회적소비란 소비생활의 양극화와 과시소비를 개선하기 위해 소비자간 상생의 수평적소비와 나눔소비를 지향하는 소비를 말한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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