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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경기불황의 포식자들(上-프랜차이즈)

벼랑 끝 자영업자 고혈로 배불린 적폐브랜드 CU·BHC

프랜차이즈 호황 속 가맹점주 피해 속출…서민경제 붕괴 가능성 솔솔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28 0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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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곳곳에서 경기불황 기조가 감지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고, 경제 성장에 따른 고용 정도를 나타내는 고용 탄성치는 2014년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82만2100명으로 전년 대비 0.4% 늘었지만 전년의 증가율(1.2%)에는 한참 못 미쳤다. 부동산 시장 역시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2.6%로 0.1%p 하향 조정하며 경제위기가 장기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더욱 활황을 띄는 분야들이 존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거나 혹은 어려워진 가계상황을 이용해 배를 불리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손쉬운 대출을 앞세운 대부업체, 창업에 서툰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프랜차이즈 업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소비로 위안 받으려는 심리를 노린 명품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경기불황의 포식자들’을 선정하고 관련 내용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연이은 최저시급 인상과 경기 침체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랜차이즈 본사의 무분별한 악행으로 인한 피해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폐업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결국 서민경제 붕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기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진은 선릉역 인근 상권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문용균·나광국 기자]최근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의 상황이 점차 악화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영업의 길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직접 가게를 운영해 본 경험이 전무한 탓에 이미 검증된 아이템과 브랜드 파워를 지닌 프랜차이즈 업종을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른바 프랜차이즈 열풍이다.   
 
이런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교묘히 이용해 배를 불리는 본사들이 적지 않아 심각한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은 생계를 위해 프랜차이즈 창업을 택한 만큼 본사의 무리한 요구나 갑질 피해를 묵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맹점주 피해는 결국엔 폐업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서민경제 붕괴’라는 최악의 신호탄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편의점 점포수 1위 CU…“가맹점주 고혈 짜내 본사 배불리는 것도 1위”
 
최근 편의점업계는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된 최저임금 폭탄인상과 더불어 임대료 인상, 소비위축 등으로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아서다. 여기에 본사의 ‘상생지원금’ 압력과 무리한 신규 출점 등이 이어지면서 결국엔 폐업을 택하는 가맹점주들도 늘고 있다.
 
2001년부터 서울 신림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56·여) 씨 역시 최근 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시장거리 한쪽에 매장을 열 때만 해도 인근 200m 내에 편의점은 이 씨의 점포 뿐 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다섯 군데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각종 할인 이벤트에 홍보 전단까지 직접 돌리고 있지만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임대료에 아르바이트생 월급, 물건대금 등을 지급하면 사실상 남는 게 거의 없다. 1년 새 매출이 20% 이상 떨어지면서 순이익은 월 300만원 수준이다. 남편과 함께 꼬박 일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 사람당 월급 150만원을 받는 셈이다. 이 씨는 “남편 퇴직금으로 매장을 열고 지금까지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요즘같이 힘든 때는 없었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최저시급 인상과 52시간 근무시간 등으로 편의점 업계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본사의 횡포로 편의점 점주들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민원이 가장 빗발치는 곳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편의점 브랜드 ‘CU’였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충북 충주에서 CU 매장을 운영하는 박지훈(41·남) 씨는 가맹본사의 무분별한 출점을 자제하고 최저수익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희망폐업’을 할 수 있도록 폐점 위약금을 철폐하고 지원금 중단 압박을 통한 사실상 24시간 영업 강제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토로했다.
 
박 씨는 “처음에 CU본사 직원이 찾아와 도면을 보여주며 창업을 권유했고 당시 퇴직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예상을 매출을 설명할 때는 40평을 기준으로 설명했지만 나중에 알게 된 편의점의 크기는 20평에 불과했다”고 토로했다.
 
박 씨에 따르면 CU가맹본사는 최초 일 매출액 150만~180만원을 제시하며 개점을 권유했다. 하지만 실제 일 매출액은 66만~12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본사 직원이 제시한 예상매출액을 믿고 출점했지만 현재 임대료·인건비 등을 제하고 나면 사실상 적자인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CU 10개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CU 편의점주의 연평균 매출액은 19.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물가상승률인 22.87%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였다. 최저임금 인상률을 고려하면 CU 편의점주의 실질 수익과 물가상승률의 차이는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박 사장은 “편의점 간 거리제한 250m는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200m 내에 같은 CU 편의점이 생길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직원이 점주를 찾아와 ‘어차피 다른 브랜드 편의점이 생기는 것 보다 낫다’며 반강제적으로 동의 서명을 받아갔다”며 “처음에는 혜택으로 지원금을 준다했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스리슬쩍 없앴다”고 토로했다.
 
그는 “CU가 내세울 수 있는 건 국내 편의점 점포수 1위다”며 “점포수를 늘리면 편의점 점주들은 경쟁이 심해져 적자폭이 커지는데 결국은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다”고 성토했다. 이어 “생활이 너무 힘들어 폐업을 하고 싶어도 위약금을 내야하고 물건은 300만원을 제외하고 모두 점주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CU 본사인 BGF리테일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CU는 지난 10년(2007~2016년)간 가맹점 수를 3635개에서 1만746개로 3배 가량 늘렸다. 점포 수 기준 국내 1위다. 본사 매출액 역시 3.2배, 영업이익은 6.2배, 당기순이익은 5배 각각 증가했다.
 
▲ 편의점 프랜차이즈 ‘CU’는 국내 가맹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무분별한 출점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CU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무분별한 출점, 폐점 위약금 등의 문제를 시정하고 새로운 상생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BGF 리테일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인 CU가맹점협의회 ⓒ스카이데일리
    
BGF리테일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24시간 운영 점포 대상 상생지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상생지원금을 빌미로 가맹점주들의 목을 옥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사장은 “새벽에 장사가 안 되면 19시간으로 운영시간을 전환을 하겠다고 본사에 알리는데 그럴 경우에는 배분율이 준다”며 “심야 영업을 할 때 7:3 비율로 수익을 나눴다면 19시간 영업으로 돌릴 경우 본사에서 배분율을 5:5까지 줄인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 영업 자율화라는 정부 기조에 따라서 계약 시 24시간 영업 점포는 특약을 넣어서 계약을 진행하지만 심야영업을 포기하게 되면 특약을 빼면서 배분율이 감소하는 식이다”며 “시장조사 없이 점포수 늘리기에만 급급하더니 점주들이 피해를 호소할 때면 오히려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CU편의점협의회는 “무분별한 출점으로 본사의 수익은 대폭 증대됐지만 점주의 수익은 감소해 적자 상황에까지 놓인 피해점주들이 나오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과도한 위약금 압박으로 폐점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2013년 많은 점주들의 노력으로 가맹사업법에 단체구성권, 거래조건 협의요청권, 영업시간 강제 금지 등의 편의점주 보호장치가 생겼지만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이제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 편의점 본사와 점주가 공존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가맹점주 10년간 부려 먹고 결국엔 강제 계약해지…“전형적인 갑질”
 
지난해 5월 ‘BHC’ 가맹점주들은 가맹점 협의회를 조직해 BHC본사에 집단으로 시정을 요구했다. 전국 점주 14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참여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국BHC가맹점협의회는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영업이익률은 가맹점주 착취와 가맹본부의 폭리의 결과다”며 광고비 상세내역 공개, 납품단가 인하 및 원가공개 등을 요구했다.
 
BHC는 2017년 매출액 2391억원, 영업이익 649억원, 영업이익률 27% 등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 1위 교촌치킨(매출액 3188억원, 영업이익 204억원)보다 매출은 797억원 적지만 영업이익은 3배 이상 많다. 업계 3위 BBQ치킨(매출액 2353억원, 영업이익 204억)과 비교해도 영업이익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최근 BHC 본사측은 10년 이상 된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BHC는 법에서 보장하는 계약갱신 요구권 행사기간(10년)이 지난 점주들을 대상으로 ‘회사 방침’을 내세워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근 BHC본사는 10년간 가맹점을 운영했던 가맹점주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일부는 계약해지가 된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 본사는 법에서 보장하는 계약갱신 요구권 행사기간인 10년이 지난 점주들을 대상으로 계약해지하는 것은 회사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사진은 BHC본사가 가맹점에게 보낸 계약해지 문서 ⓒ스카이데일리
 
잠실에서 BHC 매장을 2007년부터 운영한 김명로(68·남) 씨는 지난해 7월 가맹계약 해지통보를 받았다. 영업 담당자는 “계약해지 타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고 말했지만 10·11월 연달아 ‘가맹계약갱신 거절통보’가 전달되고 11월 20일 물류공급 마저 끊겼다.
 
김 사장은 “갈수록 떨어지는 매출에 본사와 함께 양도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유도 모른 채 계약해지 당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후 매달 임대료만 154만원씩 내고 있다.
 
김 사장 매장은 BHC 전국가맹점 매출 1위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기록했다. 점포 매출이 높았던 이유는 잠실야구장 경기장 앞에서 장사할 수 있었던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잠실야구장 내에 치킨 프랜차이즈가 없었다. 3년간 높은 실적을 내자 본사에서 홍보를 해주는 등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2017년 발생했다.
 
박 사장은 “장사가 잘되고 있었던 2017년 BHC가 잠실야구장 안에 7개의 매장을 오픈했다”며 “해당 7개 매장은 아모제푸드라는 외부업체가 운영했는데 그 후 계속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본사는 잠실야구장에 무려 7개의 매장을 내어주고도 매출을 늘리려면 하루도 쉬면 안된다는 식으로 영업을 강요했다”며 “심지어 프로그램을 통해 제시간에 가게를 오픈하는지도 체크하고 있다는 강요도 했다”고 주장했다.
 
BHC 가맹점주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본사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선이 없자 지난 8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본사 경영진 5명을 사기와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진정호 전국BHC가맹점협의회 회장은 “본사는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치킨 한 마리 당 광고비 200원과 가공비 200원을 받아가다 2017년부터는 광고비를 신선육 가격에 포함시켜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거래업법상(제12조6항) 광고·판촉비 일부를 가맹점주가 부담하면 가맹본부는 그 집행내역을 해당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가맹점 사업자에게 통보해야 하는데 공정위 제재를 받고도 아직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BHC 측이 10년 이상 회사를 믿고 장사를 해온 가맹점주에게 이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한 일은 전형적인 갑질이다”며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을 외치고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역행하는 일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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