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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김락훈 셰프

“국민간식 김밥의 세계화 나선 맛의 달인이죠”

불혹 앞둔 나이에 요리 도전, 파티김밥으로 세계화 가능성 증명해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29 0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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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락훈 셰프는 대학시절 꿈꿨던 요리의 꿈을 위해 불혹을 앞둔 나이에 요리학교에 입학해 셰프가 됐다. 이후 김밥이라는 영역에 집중해 파티김밥, 향토김밥 등 새로운 스타일의 김밥을 만들어내며 재평가와 세계화에 기여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젊은 나이 때부터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온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잠시 꿈과 멀어진 적도 있었지만, 늦은 나이에 다시 도전을 시작했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는 ‘락셰프’로 불리는 김락훈(49·남) 셰프의 이야기이다. 김락훈 셰프는 대학시절 떠난 해외여행 때 일식집에서 일했던 경험을 발판으로, 불혹을 앞둔 나이에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김밥의 세계화를 위해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해외 무전여행에서 만난 요리의 꿈, 돌고 돌아 현실로
 
김 셰프의 전공은 요리가 아닌 전자공학이다. 요리와 전혀 관계가 없는 전자공학도가 요리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졸업을 앞두고 떠난 해외여행에서다. 그 역시 졸업이 가까워지자 취업을 준비하며 도서관에서 처박혀 지냈다. 김 셰프는 취업을 준비하며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졸업을 얼마 안 남겨놓고 해외 무전여행을 떠났다.
 
“이것저것 흥미를 많이 갖는 스타일인데, 한계에 부딪힌 거 같아 일단 외국 나가서 원 없이 놀고 돌아와 고생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무전여행을 떠났어요. 런던에 도착했는데, 무전여행이라 밥은 먹고 살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직업을 얻게 했죠. 그렇게 일식당에 취업하게 됐고 거기서 요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죠”
 
일식당에 취업한 김 셰프는 영국 런던에서 1년, 일본 도쿄에서 6개월, 미국 LA에서 6개월간 일하면서 일식에 대해 세세히 배웠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요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 
 
“요리사를 좋아하지 않는 집안 분위기도 있었지만, 외환위기로 나라가 뒤숭숭했던 시기였어요. 저 역시 요리사를 해야겠다는 욕구가 크지 않던 때기도 했고요. 2년 동안 외국에서 보낸 덕분에 몇몇 외국계 기업에서 채용 요청이 들어와 일을 하게 됐죠. 이후 디자인회사와 투자회사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며 요리와 멀어졌던 김락훈 셰프는 불혹을 앞두고 다시 요리사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돈도 충분히 벌었고 가정도 이루었지만 이는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그는 다시 요리 공부를 시작했다.
 
“나이 많은 분들이나 선배님들을 만나면 외롭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는데 문득 일식집에서 일했을 때가 생각났어요. 일식집에서 일했을 때 요리사들의 모습을 보면 나이 들어서도 존경을 받는 게 부러웠거든요. 일하면서 남들이 걷지 않은 길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 김락훈 셰프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떠난 해외 무전여행 과정에서 요리와 인연을 맺었다. 귀국 후 요리와 멀어졌던 그는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2011년 일본의 요리학교에 들어갔고 귀국해 한식 셰프 양성교육까지 이수하며 요리 철학을 확립했다. ⓒ스카이데일리
 
결국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11년 일본 스시학교에 입학했다. 더불어 김 셰프는 일본 곳곳을 다니며 일식이 어떻게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게 됐는지 연구했다. 일본 최대의 수산시장인 츠키지시장을 찾아 수산물에 대해 공부하는가 하면, 사케를 공부하기 위해 쓰레기로 내놓은 빈병을 수거해 남은 몇 방울로 테이스팅을 하며 악착같이 연구했다. 그런데 요리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학교에서 공부하던 다른 외국인들은 모두 대피했는데 전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면 요리를 완전히 접어야 한다는 생각에 피하지 않고 공부했어요. 하지만 가족들의 걱정을 뿌리칠 수 없었죠. 잠시 한국을 들렸다 가기도 했어요. 그때 가족들이 제게 하얀색 방호복을 주었는데 일본에 돌아가 그걸 입고 다니니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라고요. 하얀 옷이라서 좀 튀었던 것 같아요”
 
요리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정부의 한식 스타 셰프 양성교육에 참여해 한식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덕분에 자신만의 요리 철학도 형성했다. 요리를 잘 알기 위해선 우선 식자재를 이해하고 강점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한 가지를 전문적으로 파고들어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국내 포구 여행을 다니며 요리에 대한 확신을 가진 그는 본격적으로 김밥의 세계에 입문했다.
 
김밥의 전문화 넘어 세계화로파티김밥·향토김밥 등 다양한 시도 나서
 
김밥에 대한 꿈은 일식집에서 일하던 때부터 시작됐다. 일식집에서 김밥은 초밥의 한 메뉴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도 김밥은 한식과 일식 사이에 자리해 정체성이 모호할 뿐 아니라 분식의 한 메뉴로 싼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김밥은 한식, 일식에서 나름의 영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밥을 무시하는 인식이 강하죠. 김밥을 만드는 환경 역시 저평가돼 있기에 김밥에 파티문화를 접목해 파티 아이템으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14년 ‘생활 속의 즐거움을 만든다’는 목표로 이를 체험하는 쿠킹 클래스를 만들고 파티김밥을 해외에 알리기 시작했죠”
 
파티 김밥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그는 ‘락셰프’란 닉네임을 만들었다.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뜻에서다.
 
“‘락’이라는 이름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어요. 제 이름인 락훈은 ‘즐겁게 가르치라’는 뜻인데, 이처럼 즐거움이란 뜻 외에 호주에서는 락이 ‘김’을 뜻해요. 김밥을 다루는 사람인 만큼 제게는 잘 어울리는 이름이죠. 또한 제가 학창시절 록 음악을 한 적도 있기에 락이라는 이름에 더 애정이 가기도 하죠”
 
김락훈 셰프는 김밥에 각종 캐릭터와 놀이문화를 접목한 파티김밥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그의 활동도 주복받기 시작했다. 요리월드컵에 파티김밥으로 출전해 입상하는가 하면 각종 행사에 초청받는 등 김밥이 조연에서 주연으로 탄생하는데 기여했다. 
 
“처음에는 김밥의 세계화에 대해 꿈도 꾸지 않았어요. 그런데 2015년 1월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관광박람회 때 한식 대표로 참가하면서 김밥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김밥이 더 주목받기 위해선 식재료에 대한 연구와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향토음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했고 팜파티, 향토김밥 등으로 범위를 넓혀나갔죠”  
 
▲ 김락훈 셰프는 김밥과 캐릭터, 놀이를 접목한 파티김밥으로 각종 대회에 입상하고 주목받으며 김밥의 재평가를 이뤄냈다. 그는 우리 식재료와 접목한 향토김밥, 팜파티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김밥과 한국 식재료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사진=김락훈 셰프 제공]
 
김 셰프는 해외여행과 각종 요리대회, 박람회 출전 등을 통해 선진국들이 어떻게 식재료를 해석하고 요리에 활용해 세계화시켰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자는 믿음으로 밀어붙인 덕분에 김밥을 활용한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고 봤다.
 
“해외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제게 큰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해요. 일식집에서 일한 덕분에 김밥의 가능성을 알게 됐고 일본의 선진화된 식문화도 체험할 수 있었어요. 또 국제행사를 통해 음식문화 선진국들이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 눈으로 볼 수 있었죠. 특히 지금의 저를 만든 건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김밥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게 된 것은 포기하지 말고 도전했기 때문이에요. 그 덕분에 김밥에 대한 최초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고 장족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거니까요”
 
그는 요리에 대한 도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 다양성을 갖추면 선구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험 없는 성공은 모래성이나 마찬가지에요. 충분히 공부하되 다양한 분야를 알고 있어야 한 분야에 도전해도 충분히 해석하고 개척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분야를 한번 선택하면 다른 것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요. 후회하지 않고 우직하게 가다보면 자기 것이 되고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거예요”
 
김락훈 셰프가 진행하고 있는 김밥 세계화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지만 아직까진 부족한 단계인 만큼, 지금처럼 김밥 속에 즐거움과 우리 농산물을 담아내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김밥의 세계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보려고 해요. 김밥을 가르치는 쿠킹 클래스를 열고, 김밥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해 스시만큼 발전시킬 계획이에요. 또 그 이전에 생산자들이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진정한 셰프로 거듭나고 싶어요”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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