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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자영업 공식이 바뀐다(上-지는 상권)

핫플레이스 폐업 행렬에 ‘장사는 목’ 창업공식 깨졌다

트렌드 변화에 유동인구 발길 뚝…길게 보는 창업 아이템 선정 중요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3-11 00: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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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상권은 단순히 사람들을 끌어들여 소비를 유도하던 공간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화 트렌드와 사회적 요소 등을 접목시켜 소비와 경험을 동시에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상권의 개념이 바뀌면서 자영업 공식도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맹목적으로 인기에 편승해 입지와 아이템 등을 선정했다면 최근에는 자신 있는 아이템으로 오랜 기간 장사할 곳을 찾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인기에 따라 창업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상권의 분위기에서도 나타났다. 과거 각종 언론 매체 등에 소개되며 높은 인기를 누렸던 상권들은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서울에서도 전통의 상권이라 불리던 지역은 꾸준한 인기와 더불어 일부 인기 요소가 반영되면서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는 상황이다. 상인들의 명암도 갈리고 있다. 인기 지역을 찾아 높은 임대료·권리금을 주고 창업했던 이들은 손실을 감수한 채 점포 문을 닫은 반면 오랜 기간 한 지역에서 꾸준히 영업해 온 이들은 장수점포, 전통맛집 등으로 불리며 각광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지자체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형식적이면서도 단순 이론 교육에 그치고 있어 예비 창업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자영업 공식이 바뀐다’로 선정하고 주목받는 상권과 쇠락하는 상권의 특징을 조명함과 동시에 정부·지자체 창업교육 프로그램의 문제점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한 때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상권들이 최근 쇠퇴기를 걷고 있다. 이태원과 연남동 등이 대표적이다. 상권의 쇠퇴로 호황기 시절 비싼 권리금을 주고 점포 문을 연 상인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편 스트리트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이한빛·배태용 기자]한 때 수많은 인파가 붐빌 정도로 성황 했던 서울의 대표 상권들이 최근 쇠퇴기를 걷고 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 소비심리위축, 급부상한 인기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배후수요 상실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쇠퇴기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상권으로는 이태원, 연남동 등이 꼽힌다.
 
과거 이들 지역은 각종 언론 매체 등에 소개돼 주목을 받으면서 주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유동인구가 줄면서 각 점포들의 매출이 뚝 떨어졌다. 과거 호황기 때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주고 점포 문을 연 상인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일부 상인은 손실을 감수하고 폐업을 단행했다. 공실로 남겨진 점포들은 오랜 기간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장기화된 공실로 색깔을 잃은 상권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날로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의 인식과 가치관이 바뀌면서 점포를 찾는 기준도 바뀌고 있는 만큼 과거 입지와 유동인구를 최우선으로 삼던 자영업 공식도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주한미군 평택으로 이전…내·외국인 빠져 이국적 정취 잃어가는 이태원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전국 상업부동산 임대시장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 주요지역의 상업시설 공실률은 11.4%였다. 이 중 중대평형 대의 상가 공실률은 7.0%로 나타났다. 과거 번영을 누렸던 서울 내 주요 지역의 상가 공실률 또한 높게 나타났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김윤화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 때 호황을 누렸던 주요 지역 상가의 공실률을 살펴 보면 용산구 이태원이 21.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논현역 18.95 △테헤란로 11.8% △신촌 10.8% △도산대로 10.0% △신사역 7.9% △명동 7.7% 등의 순이었다. 가장 높은 공실률을 보인 이태원은 과거 수많은 외국인들과 유입인구로 인해 오랜 시간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이태원은 1980년대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점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주한 미군 및 외국인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외국인 체형에 맞춘 양장점, 빅 사이즈 옷, 보세 의류 등의 점포 등이 여럿 존재했다. 당시 이태원에 맞춤 정장 매장은 약 100여 곳에 달했다.
 
1997년에는 서울시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이태원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더욱 늘어났다. 외국인 뿐 아니라 이색적인 분위기의 점포에 호기심을 갖는 내국인 유동인구도 많아졌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유명 쉐프와 연예인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찾는 이들의 발길이 급증해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다.
 
이태원 상권은 이국적인 정취를 품고 있는 지역으로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주변으로 형성돼 있다. 쇼핑, 유흥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 상권으로 빅 사이즈 옷 전문점, 독특한 액세서리와 패션상품 등을 판매하는 의류매장, 젊은층들이 즐겨 찾는 클럽, 라운지바 등의 유흥업소, 세계 각국의 전통요리를 맛볼수 있는 음식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낮엔 쇼핑센터와 카페, 음식점 등이 인기를 끌었고 밤엔 라운지바, 클럽 등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 이국적인 정취를 품고 있어 수많은 내·외국인 붐비던 이태원 상권은 최근 인근 미군부대의 평택 이전, 내수경기 침체 등에 따른 유동인구 감소로 인해 쇠퇴기를 걷고 있다. 사진은 이태원 메인스트리트에 생겨난 공실들 ⓒ스카이데일리
 
주야를 막론하고 호황을 누렸던 이태원역 상권은 최근 쇠퇴기를 걷고 있다. 주한미군 부대의 평택 이전으로 외국인 발길이 줄어들고 내수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내국인 수요도 줄면서 점포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호황기 때 최고조에 달했던 임대료는 변동이 없어 상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이태원역 상권의 월 평균 유동인구는 5만1349명이다. 특히 지난해 8월(7만695명, -10.72%)부터 눈에 띄게 유동인구가 줄었다. 이어 △9월 6만3353명 (-10.39%)로 약 20% 하락 후 △10월 6만7948명 (6.54%) 소폭 상승했지만 △11월 6만4267명 (-4.79%) △12월 5만 1349명 (-20.10%) 등으로 뚝 떨어졌다. 불과 5개월 동안 월 평균 유동인구가 41.21%나 감소한 셈이다. 
 
현재 이태원역 상권은 얼핏 보면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찾는 이들의 발길이 대폭 줄었고 공실로 방치된 점포들도 여럿 존재했다. 과거 이색적인 점포는 사라졌고 그 자리엔 프랜차이즈 점포가 들어서 있었다. 이태원 상권만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색깔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상인들이 시름도 점차 싶어지는 모습이었다.
 
이태원에서 10년이 넘게 빅사이즈 의류 점포를 운영해 온 장이정(52·여) 씨는 “최근 이태원 상권은 분위기가 크게 안 좋아진 상황이다”며 “지난해 미군부대가 평택으로 이사하면서 외국인들의 발길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출도 절반으로 줄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세일까지 크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점포를 내 놓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빨리 달아오르고 빨리 식는 골목상권…호황기 때 개업 점포들 한숨만 푹푹
 
▲ 이태원역 메인스트리트로 알려져 있던 헤밀턴호텔 뒤편 거리는 과거 이국적인 카페와 술집, 외국전문음식점들이 즐비했었다. 하지만 최근 공실이 장기화 되고 외국인들이 빠지면서 감성포차, 프랜차이즈 주점 등이 생겨나고 있다. 사진은 헤밀턴호텔 뒤편 스트리트에 생긴 주점들 ⓒ스카이데일리
 
최근 몇 년 사이 큰 번영을 누렸던 마포구 연남동 역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연희동 방면으로 펼쳐진 연남동 상권은 이국적인 인테리어의 카페, 아기자기한 술집, 소품샵 등의 이색점포들이 많아 20대·30대 젊은 소비층로부터 각광을 받았던 곳이다.
 
연남동은 수 년 전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는 상권은 아니었다. 건너편 홍대입구역에는 골목골목마다 사람이 넘친데 반해 연남동은 저녁시간대가 되면 유동인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조용했던 연남동이 가장 큰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서울시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경의선 숲길 공원’이 조성되면서 부터였다.
 
서울시는 457억원을 투입해 경의선이 지하로 개통으로 남겨진 지상의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2011년 공사에 착수해 5년 만인 2016년 5월 완공된 경의선 숲길 공원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비슷한 분위기가 풍긴다는 이유로 ‘연트럴파크’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이색적인 분위기 덕분에 연남동 주택 밀집지역인 성마산로 골목에는 독특한 감각을 가진 젊은 창업자들이 몰렸다. 이들 점포들은 SNS 등에서 알려지며 큰 인기를 누렸고 자연스레 연남동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급증했다. 
 
▲ 최근 몇 년 사이 큰 번영을 누렸던 마포구 연남동 역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연남동은 경의선이 지하로 개통되고 이국적인 인테리어 카페 등이 생겨나 번영을 누렸지만 최근 인기가 떨어지며 상가매물이 늘고 있다. 사진은 연남동 소재 한 부동산 ⓒ스카이데일리
  
약 2년여 간 호황을 누렸던 연남동은 최근 들어 인기가 다소 시들해지고 있다. 소상공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연남동 상권의 월 평균 유동인구는 5만459명이다. 지난해 6월(6만762명, -5.30%)부터 눈에 띄게 유동인구가 줄었다. 이어 △7월 5만9280명 (-2.44%)로 △8월 5만7095명 (-3.69%) △9월 5만2990명 (-7.19%) 등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10월 5만4292명 (+2.46%) △11월 5만 5294명 (+1.85%) 등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12월 5만459명 (-8.74%)로 다시 급격히 떨어졌다. 7개월 동안 유동인구가 23.05% 줄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남동 소재 H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연남동은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 공실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연남동 카페거리에 상가를 내놓은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입지의 상가매물은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던 곳이어서 권리금과 임대료가 높았지만 지금은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며 “최근에는 무권리금 점포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남동 소재 I포차 점주 안정민 (37·남·가명) 점주는 “연남동이 몇 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유동인구가 줄면서 결국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하는 점포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연남동에서 가장 집객력이 좋은 지역인 연트럴파크 주변 점포들도 폐업을 하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 연남동은 낮시간에 연트럴파크와 성마산로 골목골목에 들어서 있는 카페에 사람들이 몰렸다. 하지만, 약 2년 전 주·야, 평일·주말, 계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붐볐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사람들이 빠진 모습이었다. 이에 연남동은 최근 폐업을 하거나 상가를 내놓은 곳이 많다. 사진은 연남동 성마산로 카페골목(위)와 연트럴파크 인근 상가 ⓒ스카이데일리
 
다수의 전문가들은 연남동 상권의 쇠퇴에 대해 무조건 입지만 따지던 자영업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무조건 입지가 좋다고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를 지불하고 점포를 차리게 될 경우 소비 트렌드가 바뀌어 유동인구가 줄면 큰 손실을 면치 못한다고 경고했다.
 
상가 및 카페거래 전문기업 김동명 카페거래소 대표는 “상권이 번영을 누리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배후요소와 소비트렌드 등이라 할 수 있다”며 “이태원 상권의 경우 미군기지라는 두터운 배후요소가 있었지만 이것이 이전하면서 상권도 함께 쇠퇴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남동은 사실 배후요소가 없는 골목상권이라 할 수 있다”며 “굳이 배후요소를 집어내자면 ‘연트럴파크’라고 할 수 있는데 녹지배후가 카페 등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균우 상권분석전문가는 “이태원 상권은 최근 2년 사이 유동인구가 10% 이상 줄었는데 이는 상권 매출에 10%의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20~30% 영향을 준다”며 “여기에 미군기지 이전 등의 여파로 큰 불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남동은 특별한 배후요소 없이 뜬 골목길 상권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문제는 골목길 상권은 트렌드 주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며 “여기에 우후죽순으로 점포들이 너무 많이 생겨난 점이 쇠퇴기에 접어들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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