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좀먹는 사리사욕 노숙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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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좀먹는 사리사욕 노숙시위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9 00:02:00

서울 도심 내 시위·농성이 유독 빈번해진 요즘이다. 주말 오후, 혹은 특별한 날 특정 장소에서 행해지던 시위가 요새는 하루가 멀다 하고 도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특정 기업의 부당행위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과거 친기업을 표방하던 지난 박근혜정부 시절에 비해 오히려 시위가 더욱 잦아졌다는 점은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 당시부터 친노동·반기업 가치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그렇다.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잡아 기업을 압박해 한 몫 잡아보려는 심산으로 비춰질 여지가 다분하다.

시위는 더욱 과격해지는 모습이다. 특정 기업 사옥 앞에 보란 듯이 자리를 깔고 24시간 내내 시위·농성을 벌이는 일도 허다하다.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고 텐트까지 친 채 노숙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익숙한 광경이 된 지 오래다. 지켜보는 시민 대부분이 이유를 알 리 만무하다. 오너 혹은 기업을 향해 규탄하거나 반성하라는 내용뿐이다. 전후 사정에 대해선 설명을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선뜻 판단이 서질 않는다.

설령 정말 길거리에 나설만한 억울한 사연이 있다면 국가나 시민단체, 또는 사정당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지 않고 굳이 왜 ‘노숙’이라는 힘든 방법을 택했는지도 의문이다. 혹자는 법 위에 권력이나 자본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겠지만 어디까지나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대한민국은 피해자를 자처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넘쳐나 일찌감치 국가 기능이 마비됐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국가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는 없었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벌어지고 있는 노숙시위가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부작용의 수준은 국민 생활을 위협하고 나아가 국가 경제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가히 ‘참사’ 수준에 가깝다. 도심 한복판을 점령한 천막·텐트로 인해 시민들이 보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천막·텐트가 오랜 기간 방치 된 탓에 악취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잊을만하면 들리는 확성기 소음은 시민들의 고막을 괴롭힌다.

부작용은 시민들의 불편함에 그치지 않는다. 노숙시위의 장으로 전락한 장소는 특정 기업의 사옥 앞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한국의 명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과 문화, 그리고 정취 등을 고스란히 느낄 수 광화문, 종로, 강남역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정서나 문화는커녕 과격한 시위만 접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물론, 해당 기업에 대한 이미지 추락은 예견된 수순이다. 특히 해당 기업이 삼성·LG 등 외화벌이 효자기업이라면 나라경제에 미치는 부작용도 간과하기 어렵다.

노숙시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관련 집기들의 철거가 시급하다. 나아가 노숙시위 허용에 대한 수위도 높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스스로를 약자라고 자처했다는 이유만으로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노숙시위를 관대하게 받아들여선 안된다. 노숙시위의 목적과 이유, 철수일정 등을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할 경우에 한해 노숙이 아닌 한시적 시위만을 허용해야 한다. 개인의 억울한 감정이 국민 전체와 국가의 피해를 유발할 권리는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사정당국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