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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노숙농성·시위 부작용

국민·국가 피해유발에 명분·실리 잃은 길거리 노숙농성

도로점령·소음공해 넘어 국가 이미지 실추…시민들 “제발 그만 좀”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4-17 16: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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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광장, 강남역 등 대기업 사옥이 밀집된 에서 시민들이 각종 노숙농성 때문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노숙농성은 해당 기업에 항의의 뜻으로 천막을 치고 농성하는 행태를 일컫는다. 노숙농성의 주체는 해당 기업의 노조인 경우가 많다. 노숙농성을 자신들의 권리를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노숙농성은 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긴 하지만 최근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각종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노숙농성 과정에서 인도를 점령하거나 소음공해를 유발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된 노숙농성 천막·텐트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노숙농성을 위해 설치된 천막·텐트 등이 시민의 보행을 방해하고, 일부 기업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은 강남역 8번 출구에 위치한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지부 농성현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노숙농성·시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대기업 사옥 앞에서 천막을 치고 상주하고 때론 스피커 볼륨을 높인 채 성토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행위에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몰려있는 시청, 광화문, 강남 등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 국가나 해당 기업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혀 종국엔 국가경제마저 위협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앞 농성 부작용 심각…해당 기업 넘어 국가 이미지 훼손
 
서울시청광장 인근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정부기관 등이 몰려있어 상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호텔·게스트하우스 등의 숙박업소와 덕수궁, 경복궁 등을 비롯한 관광지가 위치해 있어 외국인 유동인구가 특히 많다. 대기업 사옥이 몰려 있는 이곳에선 집회와 노숙농성을 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강남역도 집회와 노숙농성의 장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지난 1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선 집회 3건이 연이어 열렸다. 노조 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구성한 ‘해고복직투쟁위원회’ 집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재구속 촉구 집회 그리고 삼성화재애니카 노조의 파업 관련 집회 등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집회와 거리를 점령한 노숙농성 텐트에 시민들은 상당한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만난 최형숙(58·여) 씨는 “노조들이 시위를 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히 있겠지만 인도 일부를 점거한 채 거리 한복판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에 공포감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 시내에서 농성·집회를 벌이는 이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극단적인 방법을 서슴지 않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관을 훼손하는 현수막을 거리낌없이 설치하고 인도를 점령한 데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진행 중인 노조의 시위 현수막을 바라보는 외국인 관광객(위)과 효성그룹 본사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시위 현수막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어 “강남역은 유동인구도 많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장소인데 역 바로 앞에서 노숙농성을 지속하게 되면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좋지 않는 인상을 심어줄까 염려된다”며 “시내 어디를 가도 농성과 성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는데 서울시내 전역이 시위꾼들의 무대로 변질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길거리 노숙농성·시위가 시민 불편만 주고 뜻을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남역 앞에서 노숙농성 현장을 지켜보던 박창호(65·남) 씨는 “요즘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을 보면 강력한 이익집단으로 변질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일부 기업들에는 고액 연봉을 받는 귀족노조가 존재하고 이들이 많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투쟁을 펼치면서 회사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봤는데 이는 상생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 들어 노조의 어깨가 더욱 올라가면서 회사 위에 노조가 있는 듯하다”며 “노조는 분명 존재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남역을 찾은 외국인들도 시위에 나선 노조와 현수막을 번갈아보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카롤리나(Carolina·22·여) 가족도 동행한 한국인 친구에게 노숙농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이내 자신들끼리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카롤리나 가족에게 서울을 소개해주고 있던 박소현(23·여) 씨는 “외국인 친구가 부모님과 한국을 방문해 서울을 소개해주고 있다”며 “서울 주요 관광지를 갈 때마다 노조가 시위·농성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시위를 하는 이유를 물어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들은 외국인들은 정당한 시위는 필요하지만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현수막, 노숙농성, 소음공해 등으로 오히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사라진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서울시 중구 소재 주요 대기업 본사 앞에서도 노숙농성이 한창이었다. 대우해양조선 서울사무소 앞에서는 현대중공업 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연대투쟁이 진행 중이었다. 이곳을 지나는 행인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시위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대우해양조선 서울사무소 앞에서 만난 차명훈(28·남)씨는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솔직히 횡단보도 인근에 설치된 노숙농성 텐트 때문에 이동하기 불편하다”며 “노조가 왜 시위를 하는지는 알겠지만 수십 명의 노조원들이 단체복을 입고 돌아다닐 때면 솔직히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시민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올바른 시위문화 필요”
 
▲ 전문가들은 기업과 노조의 상생을 위해선 성숙한 시위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앞 노숙농성 현장(위)와 한화그룹 앞에 걸려 있는 노조 현수막 중 일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위·집회의 증가에 대해 성숙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화의 한 부분이라면서도 또 다른 사회 문제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기업의 경영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고통의 분담 대신 자신들의 처우 개선만을 바라는 일부 대기업 노조의 행태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상생과 공생을 명분삼아 내세운 파업의 이면이 다소 독선으로 비춰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노동조합 관련 국민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0.5%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노조의 문제점으로는 ‘고용세습 등 불합리한 관행(32.4%)’이 가장 많았다. △폭력집회 등 강경 투쟁 27.6% △노조 근로자만을 대변 18.6% △근로조건 개선보다 사회적 이슈에 집중이 16.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농성·시위가 기존의 긍정적 효과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중기 한신대 교수는 “시위는 정상적 절차나 법률적 요소로 해결되지 않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행위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교수는 “기업의 노조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는 것은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과격한 표현이 담긴 현수막, 확성기를 이용한 소음공해, 인도 및 도로 점유 등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으로 모든 시위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올바른 시위에 대한 교육과 학습을 통해 서로 상생하고 배려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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