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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의 문학푸드

인문학을 성공의 사다리로 활용한 CEO들

문학은 삶을 반전시킬 문장을 수없이 많이 품고 있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5-12 09:48:13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정치든 사업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정치가가 유권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사업가가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읽기 위해서 설문조사를 하고 통계를 낸다. 하지만 문학도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렌즈를 갖고 있다. 베스트셀러를 읽으면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갈망했는지 알 수 있다. 금서를 읽으면 그 시대에 권력자가 무엇을 두려워했는지를 알게 된다. 문학도 쓸모가 있다.
  
우리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불확실함이 주는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기업은 많은 돈을 쓴다. 두 개의 길을 놓고 어느 길을 가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윌리엄 슬림은 ‘더 많은 모험이 따르는 길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슬림은 2차 대전 때 영국을 구한 장군이다. 명장이고 전쟁영웅이다. 리더십과 경영학 분야에서 자주 언급하는 인물답게 그의 말에는 무게가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 슬림의 조언을 따라 선택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인문학은 내면의 힘을 키워 이런 모험의 길을 따라 살도록 격려한다. 하지만 실제로 사업에서 인문학적 조언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경영자 중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은 거의 없지만 미국은 좀 다른 것 같다. 오래 전 미국의 일간지 『USA 투데이』에서 미국 상위 천 개의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 경영자(CEO)의 학부 전공을 조사한 적이 있다. 예상과 달리 3분의 1이 영문학, 연극, 철학, 역사 같은 인문학 전공자였다. 요즘 인문학 전공자들이 경영학 혹은 공대 과목을 수강하는 한국 현실에선 의외의 일이다.
  
독자는 대개 작가가 말하는 것을 읽는다. 하지만 어떤 독자는 행간을 읽는다. 원고의 여백 즉 작가가 말하지 않은 것을 읽는 것이다. 이것이 쌓이면 통찰력이 생긴다. 인문학은 바로 이런 훈련을 시키는 최적의 도구이다. 결정적 순간에 성과를 창출하는 힘,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파악하는 눈은 언제나 의외의 곳에서 발견된다. 그것이 레드오션에서 빠져 나와 블루오션을 만드는 힘인 것이다. 퍼스트 무버를 만드는 이런 힘을 가진 대표적인 CEO가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있다. 잡스하면 테크놀로지와 인문학이 떠오른다. 이질적인개념을 하나로 묶은 첫 번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리드 대학을 중퇴한 뒤 서예 과목을 청강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때 느낀 아름다움을 컴퓨터라는 테크놀로지에 접목시켰다.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시킨 것이다. 이것을 요즘 우리는 ‘통섭’이라고 부른다. 통섭은 생각의 한계를 깨기 위한 개념이다. 사업을 놓고 보면 특허가진 기술이 최고이지만 좀더 큰 그림으로 보면 상상력도 꼭 필요한 능력이다. 1+1은 2가 아니다. 100도 1000도 될 수 있다.
  
뛰어난 공대생이 자동차 디자인을 한다면 어떨까.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지식을 가장 잘 활용하는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인이 디자인한다면 어떨까. 아마 엉뚱한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은 시인 쪽이 더 클 수 있다. 시인은 기술의 한계를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꿈꾸는 것을 그렸을 것이다. 문제의 돌파구는 엉뚱한데서 열린다. ‘유레카’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에 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풀려고 애썼지만 정작 그 답은 목욕탕에서 깨달았다.
  
신은 한 사람에게 재능을 몰아주지 않았다. 한 분야에 모든 해답을 넣어 두지 않았다. 그래서 협력이 필요하다. 영국의 시인 딜런 토마스는 이런 시행을 썼다. “내가 쪼개는 이 빵은 한 때는 귀리였다.” 시인은 ‘빵’이라는 익숙한 것을 통해 우리의 생각을 한때는 생명을 갖고 바람 속에 흔들렸을 ‘귀리’로 이끈다. 여러분은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사업이든 정치든 돌파구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또 낯선 것은 익숙하게 보려고 할 때 새로운 길이 열리는 법이다.
  
미국의 사업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의외의 사실을 발견한다. 휴렛 패커드(HP)의 CEO를 역임한 칼리 피오리나는 중세사와 철학을 공부했다. 투자가 칼 아이칸과 해지 펀드 매니저 조지 소로스는 철학을 전공했다. 오버스탁 창립자인 패트릭 번과 사진공유서비스인 플리커 공동 창업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도 철학을 공부했다. 번은 학부에선 중문학을 했고 철학으로 박사까지 받은 인물이다. 이들 중에는 선한 평가를 받는 사람도 있고 비판을 받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학부전공은 오늘의 위치에 이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회사를 경영하는 CEO의 능력이 경영학을 공부해야만 키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IT 사업을 이끌고 가는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SF 소설 매니아다. 중국이 고전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SF 소설에 대해 정부에서 제한을 가한 탓이 크다. 중국정부는 미디어를 심사하면서 SF를 미신을 부추긴다고 여겼다. 미래는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곳이다. 그것을 누가 가장 잘 볼까. 아마도 상상의 눈을 가진 사람이 가장 잘 볼 것이다. 그 힘을 서사만큼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사업이 힘들수록 문학을 읽어야 한다. 그게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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