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입차 관세 결정 최장 6개월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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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결정에 세계 증시 상승···한국, 자동차 관세 제외 요청

여이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16 18:30:36

▲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제품에 25%의 징벌적 관세 부과 최종 결정을 6개월 유보함에 따라 국제 증시가 연이어 상승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한국을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 국가에서 제외해줄 것을 계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사진=AP통신/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일본 등의 수입차 관세 25% 부과 최종 결정을 최장 6개월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국제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연기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한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제외를 요청하고 있다. 미국 언론 블룸버그는 같은 날 기사를 통해 “한국차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5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상무부에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부과되는 관세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이 가능한지 조사를 지시했다.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미국은 EU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단 2.5%만 부여한다”며 현 관세 체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17일 보고서를 통해 해외 자동차 수입이 미국 기업에 해를 입히고 기술 투자를 감소시킨다고 보고했다. 미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대로 수입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이 가능하다 보고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달 18일까지 수입차와 부품에 관세를 최대 25%까지 적용하거나 수입 금지 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이에 EU는 미국이 자국 자동차 수출품에 대해 25%에 달하는 관세를 매길 경우 200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 부과를 선언하는 등 또 다른 무역 전쟁이 예고되기도 했다.

해외 수입 자동차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연기되면서 바짝 움츠렸던 미국과 유럽 주요 증시 모두 상승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1.13% 상승한 7822.15로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5% 상승한 2만5648.02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는 0.90% 오른 1만2099.57로 마감됐고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는 0.76% 상승한 7296.95에 거래됐다.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는 0.62% 오른 5374.26를 기록했다.

그간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한미 FTA를 통해 미국과 관세 조율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한국산 자동차를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14일 워싱턴DC에서 한국무역협회 김영주 회장과 만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한미 FTA를 통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한국 정부의 요청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국 언론 블룸버그는 15일 보도를 통해 캐나다·멕시코 한국산 자동차는 관세 폭탄 적용 예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 대한 관세 예외가 최종 확정되면 현대·기아차(이하 현기차) 등 한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공략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 자동차의 관세는 한미 FTA의 영향으로 0%다.

일본산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기차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유리해진다. 현기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년대비 판매량과 점유율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 기업 토요타의 전년대비 판매량과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 한국이 확실히 관세 부여 대상국에서 제외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 수출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여될 경우 현기차 자동차 수출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이 경우 외국 기업의 미국 수출 차량을 위탁 생산하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 관세 부과 6개월 연기 및 관세 대상 제외 국가를 포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다. 18일에 만일 한국이 관세 부과 국가로 발표돼도 한국 정부는 다음 결정까지 미국 정부와 6개월간의 협상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여이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