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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게이트로 비화된 강남의 한 호화클럽 사태는 파면 팔수록 의혹이 확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밝혀진 것만 해도 음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추잡한 모든 것을 망라한 결정판이 되고 있다. 그 중심에 이 사회의 공인라고 할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관여된데다 권력의 비호 의혹까지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참담한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버닝썬 사태는 선량한 일반 여성을 상대로 최음제 약물인 이른바 물뽕(GHB)을 이용한 강간과 집단 성폭행 및 성매매가 무차별적으로 자행됐다는 점에서 용서할 수 없는 사건이다. 나아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벌인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찍은 촬영물을 공유하며 즐기기까지 한 것은 그야말로 짐승 같은 행위다.
이처럼 강남의 한 특급호텔에 위치한 버닝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끔찍한 음란행위 판이 벌어졌다. 불법 약물과 마약에 검은 돈까지 횡행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기도 했다. 또한 일본인 성 접대를 위해 성매매 여성을 하루 전에 성매수 하는 이른바 ‘잠자리 스크리닝’까지 했다고 하니 럭셔리 클럽을 내걸고 밑바닥 포주와 다르지 않은 행위를 했다.
이 와중에 버닝썬의 핵심 관계자들은 구속을 피했으니 유구무언이다. 특히 그들과 연계된 비호 커넥션 중에는 권부의 핵심 포스트에서 역할을 해 온 고위직 경찰이 있었다. 총경 직위임에도 ‘경찰총장’ 이름으로 불릴 만큼 그는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 정황들이 엿보이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는 경찰의 대대적 수사가 왠지 용두사미로 봉합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폭발력이 상상할 수 없이 큰 현재 진행형 빅 이슈다. 정황이 분명해 보이는 수많은 단서들이 국민들 사이에서 아직도 입방아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악한 강간 약물 카르텔 사건을 비호한 권력이 있지 않느냐는 게이트 사건으로 불이 번질 잔불이 여론으로 남아 있다.
버닝썬 사태에 앞서 권력형 의혹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졌지만 늘 묻히거나 봉합됐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중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만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희대의 대규모 댓글 조작을 벌인 드루킹 사건은 전무후무한 대국민 사기극에 준했다. 사건의 주범이 권력의 주변에서 아주 가깝게 맴돌아 온 정황들이 국민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도 마찬가지다. 체크리스트라고 변명하기에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정황들이 곳곳에 있기에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을 향한 무차별 낙하산의 중심에 권력의 심부가 있다는 정황들이 드러난 셈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그동안 회자됐던 사퇴종용, 옥죄기 감사, 강제퇴출 등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났을 것이라는 의심들을 방증하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목포 구도심 일대 대규모 투기의혹에 빠진 속칭 ‘손혜원 랜드’ 사건도 권력이 지근거리에 있었다. 이 사건은 숙명여고 권력라인이 막강한 세를 과시하면서 게이트 의혹으로 확대됐다. 실제로 전무후무한 통 큰 문화재 지정과 이들 지역에 지인들을 대거 동원한 수십채의 부동산 매입에 대해 ‘목포의 눈물’이라며 투기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대세다.
대통령의 딸 가족이 해외이주를 한 사실 또한 수많은 해석들을 낳았다. 물론 팩트가 확인되지 않는 설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 없으면서 인터넷과 유튜브 공간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이 확대돼 갔다. 이 사안 역시 국민들 사이에서는 대단히 궁금한 이야기로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자칭 서민의 정부다. 정의를 정권의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집권했다. 권력과 기득권의 횡포를 막아내 서민을 보호하는 따듯한 정부를 표방했다. 부조리를 척결하는 적폐청산 깃발이 그래서 지금도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는 권력형 의혹들에 대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아주 투명한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한다.
버닝썬 사태는 그간 의혹으로 제기돼 온 권력형 빅 이슈들을 단번에 제압할 정도로 결코 작지 않는 사건이다. 외견상으로만 보면 수많은 음지의 사건 중 하나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 깃발인 서민들을 향해 조직적으로 악행을 벌인 것이기에 그냥 넘기기 어렵다.
선량한 여성들인 약자를 기만하고 인생을 망치는 최악의 범죄임이 상당부분 드러났다. 피해 당사자는 물론 그 부모들이 일평생 동안 겪을 참담한 고통을 생각하면 버닝썬 사태는 꼬리를 물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 이를 어영부영 넘긴다면 현 정권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릴 위기를 피하지 못한다.
전쟁에서 총을 들면 자신을 죽일 총구들도 여기저기 동시에 자신을 향한다는 말이 있다. 칼 역시 양날이 칼이 된다. 권력 또한 마찬가지라는 교훈을 다시 새김질해야 한다. 권력이 정의롭지 않게 총을 쏘거나 칼을 휘두르는 순간 수많은 총구와 칼날들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덮친다. 권력형 사건들의 진실이 일시 봉합되는 것이 끝내 더 끔찍한 이유다.
정의를 앞에 세우고 뒤에서는 혹시 부조리가 행해지고 있다면 가장 치명적인 위험이자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이 부조리를 은폐·엄폐하기 위해 정의를 내세우는 것처럼 바보가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럴 경우 더욱 큰 부메랑이 닥치면서 용서가 없는 국민적 심판을 받았다.
따라서 권력형 의혹들에 대해서는 외과 수술을 가하기 전에 자가치유가 필요하다. 야당은 지금 여당과 청와대를 향해 연일 권력형 또는 초권력형 비리라며 공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좌파독재라는 말도 쉽게 들린다. 이 같은 야당의 공세가 국민적 지지가 약하다고 해서 외과수술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민들이 마냥 눈을 감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경제가 망하고 안보가 무너지면서 외교도 외톨이가 된 삼각파도에 국가가 도탄에 빠졌다는 비판여론이 거세다. 서민들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몸으로 격고 있는 중이다. 여기저기 한계에 봉착한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미증유의 사건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에 체감적으로 공감하지 못하는 권력이다.
잇따라 터지고 있는 권력형 의혹 이슈들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나오지 않으면서 눈총을 보내는 시선들이 늘고 있다. 보수 야당이 범국민적 인기를 얻지 못한데 따른 반사적 이득만을 감안하면 안 된다. 위기가 커질수록 그리고 의혹이 쌓일수록 정면돌파를 통해 수권능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버닝썬 사태에 대한 대대적 재수사를 통한 권력 비호 의혹 해결은 그 첫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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