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 일본 기업들 불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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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 보복성 수출규제…역풍맞나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03 16:03:59

▲ 일본 경제산업성이 1일 스마트폰 등 유기 EL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엄격하게 심사한다고 발표했다. 강화된 수출 규제는 오는 4일부터 적용된다. 사진은 도쿄 경제산업성 외부 모습 [사진=뉴시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에 한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경제보복에 나선 것에 대해 일본 기업들은 반도체 제조가 늦어지는데 따른 불만의 목소리를 내며 되리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2일 일본 반도체 제조장치 제조사에 있어 한국은 ‘큰 단골손님’으로 한국에서 제조된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상당수 있다고 보도하며, 한국에 경제보복 시 일본 기업들도 역시 피해를 볼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르키트의 분석가는 “이번 규제강화가 ‘화웨이 쇼크’에 이어 (삼성 전자의) ‘갤럭시 쇼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일본 측이 받을 피해를 우려했다.

수출 규제 강화의 대상 품목 중 하나인 ‘리지스트’를 제조하는 ‘도쿄오우카(東京應化)’ 관계자는 “리지스트 전체에서 상당한 비율은 한국이 점하고 있다”면서 “수출 제재 대상 제품이 지금 확대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다른 대상 품목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제조해 한국에 수출하는 ‘스텔라케미화’는 1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조치로 수출 절차가 복잡해져 선적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이 회사의 주가는 전주 종가에 비해 2.3%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한 가전회사는 “한국에서 메모리 공급이 지체될 시, 애플의 아이폰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며 자회사의 부품 공급에 악영향이 미칠까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지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과정에 들어가는 3개의 주요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세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고순도 불화수소다.

한국에 한해서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품목들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패널 관련 핵심소재로 일본기업이 세계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리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의 경우 일본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른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는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조치를 택했다고 밝혔지만 기업 측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경제보복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선택한 이번 조치는 일본이 그동안 주창해 온 자유무역주의 추진이라는 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일본에 대해 국제사회의 불신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