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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토(一騎打)’. 말을 탄 무사가 일대일로 싸우는 것을 뜻하는 일본어식 표현이다.
우리말로 치자면 장수 간 장수의 ‘일대일 대결’, ‘일대일 승부’, ‘단기접전(單騎接戰)’ 등의 표현으로 쓰인다.
즉, 한 사람 대 한 사람의 대결로 승패를 가리는 것을 말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권, 그 가운데서도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에 둘러싸여 논란이 되고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일기토를 하자고 나선 모양새다.
한국당의 수장인 황 대표는 수하의 그 많은 장수들이 많지만 자신이 나서, “문재인 정권 폭정 저지와 대한민국 살리기 구국투쟁을 시작한다”고 천명했다.
그동안 장외투쟁에만 올인했다면 원내투쟁과 정책투쟁 등 3대 투쟁을 동시에 전개해 강력한 대여투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가장 첫 번째로 황 대표가 일기토 상대로 지목한 것은 조국 후보자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나라를 망칠 사람을 장관으로 세워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피를 보기 전 알아서 말에서 내려오라’는 주문과 같은 말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조 후보자에 대한 집중 공격은 이날 곧이어 열린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TF 1차 회의’에서도 이어졌다.
한국당은 전날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법사위·정무위·교육위 등 관련 상임위와 당내 법률지원단·미디어특위 위원들이 참여한 TF를 구성했다.
황교안 대(對) 조국 후보자 간의 일기토 뒤에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위시로하 든든한 속사포 지원부대가 깃발를 들고 서있고, 조 후보 뒤에는 더불어민주당과 푸른 팔작지붕(청와대) 아래 최대 권력이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고 있다.
단기접전으로 승부가 가려질지, 장시간이 필요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나 일단 말에서 떨어지는 이가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게 됨은 두말할 나위 없는 것이다.
황대표는 오는 24일 광화문 광장에서 장외투쟁을 다시 시작할 것임을 앞서 천명하면서 조 후보자와의 한판 승부가 어떤식으로 결론이 날지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가 말에서 떨어지고 조 후보가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불과 8개월 남은 총선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반면 조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이끌어 내거나 낙마시킨다면 황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하나로 뭉치면서 총선 가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한편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 요청안 접수 15일 이내에 청문회를 열고, 20일 이내에 결과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 후보자를 포함한 인사청문회 대상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이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는 오는 29일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를 끝내야 한다.
말 위에서 일전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말과 같다.
[김승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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