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 아 옛날이어 마약류적발 1년새 6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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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직구로 구입, 학생, 주부, 일반 직장인들도 유혹의 늪

김승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21 08:53:22

대한민국이 자타공인으로 갖고 있었던 ‘마약청정국’이라는 지위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버닝썬 사태로 촉발된 연예계 마약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실제 관세청의 마약사범 단속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에 308건이었던 마약사범 단속건수는 지난해 659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 금액도 1천 504억원에서 6천 792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세관에서 적발된 마약류 중량 또한 증가세인데, 특히 2017년 69.1kg 규모였던 적발량이 지난해 425.8kg으로 1년 사이 6배나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관세청의 마약 밀수 적발이 증가한 것은 마약사범들의 밀수 시도가 급증한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직구 및 가상화폐 등으로 간편 구매

김 의원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밀반입된 마약의 반입경로를 살펴보면, 여행자휴대품으로 적발된 건수는 최근 3년간 74건에서 61건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화물 및 우편물을 통해 적발된 경우는 같은 기간 304건에서 593건으로 증가하며 지난해 적발건수의 대부분(89%)을 차지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최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해외직구 및 다크웹·가상화폐 등을 통한 다양하고 간편해진 구매경로와 그에 따른 일반 회사원·주부·학생 등 구매자의 변화가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최근 마약 관련 범죄가 다수 발생하며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마약 범죄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후 적발보다는 예방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해서는 마약류가 국내로 유통되기 전 1차 관문인 관세국경에서 먼저 반입을 차단해야 한다”며 “그런데 다양해지는 반입경로에 대비해야 할 관세청의 밀수단속 사업 예산은 매년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정부 차원의 관심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세당국이 보다 효율적이고 촘촘한 감시를 위해 관리 인력을 충원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마약류의 반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단속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로폰 1g이면 20명 동시투약

경찰에 따르면 필로폰 1g이면 20명이 동시투약 할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를 모두 필로폰으로 가정했을 때 425.kg정도면 850만여명 가량이 동시에 마약투약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찰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제는 음지에서 활동하던 상습 투약범들의 범주를 넘어, 일반 회사원과 주부, 학생 등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과, 의사의 바른 처방 없이 지속처방하면 환각을 일으키거나 중독에 빠질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더욱이 인터넷 등을 통해 외국에서 마약류를 직구하고 있어 단속도 어렵지만 예방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현실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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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섭 기자 s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