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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글로벌 경제하락 속도보다 더 내리닫는 한국 경제 추락

‘M+R+D’등 세계 경제의 트리플 악재로 10년 글로벌 호황 종지부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9-08 11:56:19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글로벌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의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년 이상 끌고 있는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가 아무도 승자가 없는 모두가 패자로 전락하는 결과로 번지는 분위기다. 소위 말하는 마이너스 성장(M의 공포), 경기 침체(R의 공포), 디플레이션(D의 공포, 물가하락) 등 트리플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연초부터 계속 시들해져 경기 부양 실탄에 의존하지 않으면 되지 않을 정도로 허약해지고 있는 판이다. 제조업 생산은 1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2분기 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저 수준인 6.2%로 하락하였다. 5% 대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기도 하다. 유럽 경제의 심장인 독일은 지난 분기 GDP가 마이너스로 전락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아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여파로 연일 정치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영국의 경우도 성장률이 0.2% 감소하여 7년 만에 역(逆)성장이라는 곤두박질이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홍콩 사태와 아르헨티나 정국 등 세계 곳곳에 뇌관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의 블랙스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웃 일본 경제도 성할 리가 없다. 아베노믹스를 떠받쳐준 엔저(円低) 기조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일본 제조업에도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가파른 엔고(円高)에 호들갑 놀란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엔고는 피하기 어려운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의 갈등이 통상 부문으로 옮겨 붙은 점도 가랑비에 옷 젖는 꼴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제 강국들의 ‘침체 쓰나미’가 신흥국 경제들을 비켜나갈 리가 만무하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태국, 브라질, 멕시코 등 대표적인 신흥국들도 불확실성에 유탄을 맞지 않기 위해 경기 부양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결국 돈을 풀어서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고 벼른다. 선진국 경제가 휘청거릴 때 세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중국과 인도 등의 엔진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실물경제가 요동을 치면서 금리나 국채 등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크게 동요시키고 있다.
 
한편 그나마 나 홀로 반짝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도 경기 침체의 경고등이 켜졌다. 제조업 경기가 10년 만에 뒷걸음을 치면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와 관련한 트럼프와 파월 중앙은행 의장 간의 샅바 싸움이 멈추지 않는다. 중국과 힘겨운 무역 전쟁을 하는데 파월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트럼프의 성화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이다. 작은 매라도 계속 맞으면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다. 중국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미국에도 서서히 나쁜 영향이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이 전 세계 경제이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 전쟁의 끝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경기침체는 궁극적으로 과잉 공급을 유발하게 되며, 글로벌 제조업의 동시다발적 위축과 더불어 공급 혹은 가치 사슬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누가 더 맞거나 덜 맞을 것인지, 아니면 더 빨리 맞거나 늦게 맞을 것인지 그것만 남은 것 같다.
 
우리가 남들보다 더 나빠지는 이유, 외부 악재보다 우리 내부의 요인에서 찾아야
 
문제는 한국 경제다. 주요국들의 경제가 나빠지는 것 이상으로 가파른 양상을 보인다. 2분 기 성장률이 간신히 1% 턱걸이를 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하락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마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조짐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본식 장기 불황의 서막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도 한국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일본이나 대만 등 경쟁국보다 훨씬 더 감소하고 있다.
 
국내 산업 현장의 곡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대기업 공장 가동률이 심리적 안정선이라는 80% 데드라인이 무너졌다. 반도체를 위시한 IT·전자 업종, 석유화학,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업종에서 멈춰서는 공장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방 공단의 붕괴에 이어 수도권 제조업 밀집 지역인 반월·시화의 공장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추석 이후에는 줄도산이 나올 것이라고 걱정이 태산이다. 대외 환경 악화에다 주 52 시간, 환경 규제 등이 기업을 옥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과의 통상마찰은 시간이 갈수록 기업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거대한 쓰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돈만 풀면, 그리고 막연한 정신무장이나 강조하는 막연한 포퓰리즘적 정책 남발만 계속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장기 불황 징조다.
 
글로벌 경제는 물론이고 내수까지 침체가 겹치면 제조업 현장의 초토화는 시간문제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국가의 미래 전략이나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일시에 물거품이 된다. 우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도 3년 만에 종지부를 내릴 것 같다. 1% 대의 저성장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 정부는 아마 이 모든 원인을 내부보다 외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변명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외부 환경이 도와주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남들보다 모든 면에서 더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무능 혹은 실패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올 연말까지 우리 경제의 각종 악재가 더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위기만 더 키울 뿐이다. 우등생이던 한국 경제가 점점 더 열등생으로 전락하고 있는 이 꼴을 보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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