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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국회의 존재 이유는 대통령 권력 견제에 있다

권력 나눠먹기 궁리만 하는 정개 특위 선거밥 안은 폐기돼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1-19 10:02:24

 
▲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내각제 방식의 선거제도로는 대통령 권력을 견제할 수 없다 
 
지구상에서 민주공화국을 운영하는 나라는 크게 대통령 중심제 국가와 의원내각제 국가로 대별할 수 있다.
 
대통령제 국가는 대개 양당제로 운영된다. 의회 선거제도는 인구비례에 따른 소선거구제를 채택한다. 그에 반해 의회 의원으로 집행부를 구성하는 의원내각제 국가는 대개 다당제로 운영되고 의회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와 정당비례 투표제도를 혼용하고 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면 자연스레 양당제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대통령을 당선시킬 가능성이 있는 유력 정치조직은 제1, 제2당이지, 제3당 이하는 당선시킬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제3의 정치세력이 반짝 등장해 3당 체제가 된다 하더라도, 제3의 정당이 제1, 제2당 중 하나를 대체하여 제1, 제2당이 되든가 아니면 제3당이 소멸하는 식으로 결국에는 양당제로 귀결된다.
 
그리고 철저한 인구비례 소선거구제로 의원을 선출해 의회를 구성한다. 정당 비례대표는 없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견제 받지 않는 대통령의 권력은 막강하다. 그 권력의 꿀은 달다. 대통령 비서들은 장관급 권세를 누리면서 인사 청문 등 의회의 견제도 받지 않는다. 전 세계를 상대하는 미국 백악관의 근무자는 약 440명인데 청와대 근무자가 백악관보다 100명이 더 많은 것은 대통령 권력의 꿀 빨기가 얼마나 단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러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 권력을 쥐어 국가를 사유화하기 위한 정치권력 쟁탈에 사활을 건다. 운동권 백수들에게 국민 세금으로 억대 연봉을 주는 것은 약과다. 청와대 권력으로 이권 정보를 얻어 가족이나 단골 미용사 등을 내세워 펀드 투자 등으로 한몫 챙길 수도 있고 특정 기업에 정부 표창장을 주어 신용등급을 보장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해를 유도해 줄 수도 있으며 하다못해 부동산 투기를 위한 은행 대출의 편리도 받을 수 있다.
 
감성팔이와 선동에 국민들이 계속 낚여주기만 하면 이 좋은 청와대 권력을 앞으로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해찬은 20년 집권을 주장하더니 그것도 부족한지 백년 집권에 국회 260석 석권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청와대 권력이 달기는 단 모양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하면서 의회 선거제도는 의원내각제 나라의 선거제로 선거법을 바꾸자고 하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고 아예 몰염치한 주장이다. 한 손에는 청와대 권력을 쥐고 다른 손에는 다당제로 의회 세력을 잘게 쪼개어 사실상 견제를 받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지금처럼 집권당의 2중대, 3중대 역할을 자처하는 기타 정당들을 방탄 중대로 내세워 “의혹만으로 낙마시키면 나쁜 선례를 남긴다”또는 “사회적으로 평균 이상의 도덕성을 가졌다”고 강변하면서 파렴치한 자들을 앞으로도 청와대 비서나 각종 장관에 임명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금도 청와대 집행 권력의 오만이 차고 넘치는데 앞으로는 아예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비판해줄 의회 세력의 견제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직원이 공무원의 핸드폰을 영장 없이 압수하고 사찰하는 짓을 할 수 없도록 권력 행사의 방법과 한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의회의 임무이다. 공무원이 임의제출했으므로 법 위반은 아니라는 궤변으로 이런 짓을 정당화할 수 없다.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public servant)이지 대통령의 종복이 아니다. 게다가 현 집권세력들은 이런 궤변을 자신들 진영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조국은 공무원 신분일 때에도 수사기관에 핸드폰을 임의제출 한 적이 없다.
 
전형적인 권력남용이다. 권력자가 이런 짓 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은 의회의 의무이다. 의회는 법령으로, 각종 청문으로, 탄핵으로 나라의 가치질서를 세우고 권력자를 견제하는 기관이다. 그런 과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그 의회는 해산되어야 한다. 국민들은 그런 의회를 폐지하고 맡은 과업을 제대로 수행할 사람으로 의회를 다시 구성할 권리가 있다.
 
이번 날치기 패스트 트랙 선거법 개정안의 본질은 현 집권세력과 그 외곽조직 성원들이 견제 받지 않는 전체주의적 권력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 헌법 한 대목을 인용한다. 아래 내용은 해석본이다.
 
“ 제2조 ... 하원 의원의 수와 직접세는 연방에 가입하는 각 주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각 주에 배정한다. 각 주의 인구수는 연기 계약 노무자를 포함한 자유인의 총수에 과세하지 아니하는 인디언을 제외하고 그 밖의 인구(흑인 노예를 의미한다) 총수의 5분의 3을 가산하여 결정한다(그 유명한 ‘연방비율’을 뜻한다. 흑인노예 5명에 대해 3표로 산정했다. 이후 수정헌법 제13조, 제14조로 인해 무효화) 인구수의 산정은 제1회 연방 의회를 개최한 후 3년 이내에 행하며 그 후는 10년마다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한다 ... ”
 
민주당과 기타 정당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의회 선거 방식이 비민주적이고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국민들을 현혹한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위 헌법처럼 10년 단위로 인구조사를 하여 철저한 인구비례 소선거구제를 실행하고 있는 미국은 비민주적 국가이고 미국 의회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인가?
 
대통령 권력을 고수하면서 의회는 유럽처럼 정당비례 투표로 구성하자는 것은 뻔뻔스러운 수작이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이상 인구비례 소선거구제로 강력한 양당체제를 구성해야 집행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
 
헌법의 목적은 좋은 통치자를 얻는 것이다
 
인간은 군집생활을 하는 존재로 지구상에 생겨났다. 그래서 정치는 인간의 실존적 조건일 수밖에 없다. 인류의 역사에는 여러 정치형태와 통치 유형이 있었다. 근대 공화정 국가의 목적은 국민의 생명, 자유,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근대 공화국은 헌정주의, 법의 지배, 권력 분립 원리를 토대로 나라를 운영한다.
 
이런 공화정 국가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최상위 규범인 공화국 헌법의 목적은 뭘까?
 
“모든 정치적 헌법의 목적은 우선적으로 그 사회의 공공선(public good)을 식별하는 최상의 지혜와, 이를 추구하는 최상의 덕성을 소유한 사람들을 통치자로 얻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의 목적은 그들이 공적인 위임을 받은 동안 덕성을 유지할 수 있게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들을 취하는 것이다.” (제임스 매디슨 등 James Madison et al., 연방주의 교서 Federalist Papers 제57번 논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이자 제4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제임스 매디슨은 근대 헌법의 존재 이유를 이처럼 딱 두 문장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근대 공화정의 본질을 꿰뚫은 진술이다.
 
과거 전제 왕정이나 귀족정 체제에서는 계급과 세습에 의해 통치자를 구성했다. 그러나 특수계급을 인정하지 않고(헌법 제11조 제2항),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치체제인 근대 공화정은 평등한 인민들 속에서 통치자를 선별해내야 한다. 세습이나 특수계급에 의하지 않고 통치자를 선별하는 제도 그것이 민주적 선거제도다.
 
전국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총 300석 중 정당별 총의석수를 배분한다. 각 정당은 배분 받은 의석수에서 지역구 당선자 수를 빼고 남은 의석수의 절반을 비례대표로 배정한 뒤 비례대표 75석 중 잔여 의석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각 정당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각 정당이 총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정하면 내부적으로 석패율제(지역구에서 아깝게 당선되지 못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하는 제도)와 자당의 6개 권역별 득표율에 따라 나눠 비례대표 당선자를 결정한다.
 
정개특위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통과시킨 법안 내용인데 여러 번 읽어봐도 어떻게 뽑겠다는 건지 아리송하다.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이유가 뭔지 그 주동자들은 답해야 한다.
 
국회의장과 정개특위 위원들에게 공화정 원리에 따른 질문을 하겠다.
 
첫째, 투표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만 하면 헌법의 목적인 ‘공공선을 실천할 지혜와 덕성을 가진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인가?
 
정개특위 국회의원들이 지혜와 덕성을 가진 대의자를 선별하기 위한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오로지 투표의 비례성만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민들은 투표 날 하루만 주권자 역할을 하고, 임기 동안에는 선출된 귀족격인 자신들의 권력행사에 아무런 간섭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권력만 쥐면 국민들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다는 반 헌법적 발상이다.
 
둘째, ‘임기 동안 덕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예방책’에 관한 개혁 방안이 없다.
 
‘덕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예방책’은 구체적 권력 행사의 방법과 한계를 세분화해 규정하고, 위반할 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공화국의 모든 공직자는 임기 동안 공공선을 실천할 덕성을 잃지 않고 부패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이번 정개특위 법안에는 이런 예방책에 관해 아무런 내용이 없다. 대체 뭘 ‘개정’했다는 건가?
 
선거법은 최소한 부정 선거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어야 한다
 
선거법은 무엇보다 우선 부정선거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선거가 공정했다고 모든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투개표 부정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행 선거법 중 몇 가지 손 볼 게 있다.
 
첫째, 사전투표제를 폐지해야 한다.
 
투표의 편의를 위한다는 핑계로 도입한 사전투표제는 투개표 부정을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 사전투표는 전국적으로 장시간에 걸쳐 행정기관에서 투표를 실시하고 선관위에서 그 투표용지를 관리한다. 모두 집권세력의 영향 아래 있는 행정기관들이다.
 
이해 당사자인 복수의 후보자나 정당의 감시에서 벗어난 기간에 투표용지 바꿔치기 등 투개표 부정의 가능성을 막을 수 없다. 선관위를 무조건 믿어야 한다고 강변할지 모르나 3.15 부정선거도 선관위가 관리한 선거였다.
 
국민의 편의를 위해 투표 일자를 달리하는 사전투표가 꼭 필요하다면 각 투표구선관위 사무실 한 군데에서만 투표 참관인 입회하에 사전투표를 시행하되 참관인들 입회하에 현장개표를 하거나 일반 개표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복수의 참관인들이 개표일까지 투표함을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재외국민 투표제를 폐지해야 한다.
 
재외 국민투표는 외국에 있는 공관에서 투표 등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집권세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복수의 후보자에 의한 감시가 불가능하다면 폐지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공화주의 정치는 시민들이 책임지는 만큼 권리행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등에서는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에게만 투표권을 준다. 투표만 하고 대의자들에 대한 권력남용의 감시와 탄핵 등 책임은 질 수 없는 재외 국민에게 투표권을 줄 필요는 없다.
 
셋째,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의원 정수를 260-270명 선으로 줄여야 한다.
 
직능대표의 의견을 국정에 반영한다는 원래 취지와 달리 현행 비례대표 제도는 사실상 정당의 음성적인 자금줄 역할만 할 뿐이다. 비례대표를 없애고 의원 정수를 줄여서 경제 폭망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별도의 특전은 차치하더라도 국회의원 1명 유지하는데 1년에 나가는 세금만 해도 수십억 원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이런 ‘개정’은 하지 않고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권력 나눠먹기 궁리만 하는 정개 특위 선거법 안은 즉시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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